국제

분열로 얼룩진 폴란드 근현대사… ‘일치’ 위해 기도하다

폴란드 교회, 올해 세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 자료집 제작

열강의 침입과 그에 따른 분열로 얼룩진 근현대사의 아픔이 아직 남아 있는 폴란드. 이 폴란드의 교회가 세계 각지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하는 ‘2012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기도집을 제작하고, 폴란드 국민의 화합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로 우리 모두 변화될 것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12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포스터 ⓒNCCK

폴란드의 로마가톨릭교회와 구 가톨릭교회, 정교회, 프로테스탄트교회 대표로 구성된 작업팀은, 이번 기도 주간의 주제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로 우리 모두 변화될 것입니다’로 정했다.

이 주제는 폴란드의 과거 분열의 역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반영한다. 자료집은 “폴란드는 수 차례에 걸쳐 외부세력에 침략당하면서 분할되고 억압받았다. 이러한 모든 예속을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자유에 대한 갈망은 폴란드 역사의 특징이고, 그러한 노력과 갈망은 폴란드 국민의 삶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승리가 있는 곳에는 그 승리의 기쁨과 환희를 함께 나누지 못하는 패배자도 있는 법”이라며 분열을 극복하는 과정에 명암이 교차했음을 말했다.

또 이번 주제의 키워드인 ‘승리’에 대해 성찰하면서 “’승리’라는 말은 흔히 승리주의의 차원에서 이해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전혀 다른 길을 보여주셨다”며 ‘승리’에 대한 기독교적 해석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예수께서는 배척당한 이들을 돕기 위하여 서로 섬기는 가운데 이루는 승리를 말씀하셨고, 그러한 섬김을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승리로 몸소 보여주셨다”며 “우애와 협력과 같은 그저 편안한 개념으로서의 일치가 아닌, 상호경쟁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동반한 일치”라는 ‘승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1772년부터 1795년까지 프러시아,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열강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분할점령되었고, 이후 123년 동안 유럽 지도에서 사라졌다. 1918년 독립하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으로 서부 지역은 독일에, 동부 지역은 소련에 분할점령되었다. 이 기간 600만명 이상의 인명피해와 국민 재산의 38%를 잃는 등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종전 후 폴란드는 1945년 포츠담회담의 결과로 소비에트의 영향력 아래 놓여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고 이전의 국경도 변경되었다. 이 두 결정은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수백만 명의 여러 민족 출신 사람들이 강제이주 당하거나 재정착해야 했다. 1970~80년대 사회·경제적 격변기를 거쳐 현재 폴란드는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자료집에는 기도주간 소개와 더불어, 일치기도예식 순서와 내용이 상세하게 제시돼 있고, 기도주간 8일 동안의 성경묵상과 기도 자료가 실려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 자료는 지역 교회 차원의 용도에 맞추어 그 형식이나 내용을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은 기독교계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1908년 뉴욕에서 처음 열렸다. 1966년부터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직제위원회와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가 공동으로 기도주간 자료집을 제작해오고 있으며, 1968년부터 매년 1월 18일~25일을 기도주간으로 지켜오고 있다.

기도주간 동안에는 각국의 교회연합기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기도운동이 펼쳐지며, 국내 행사로는 오는 19일 서울 아현동 한국정교회 대성당에서 ‘2012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교회한국대교구 공동주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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