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택 목사.ⓒ베리타스 DB

전도사 경력을 위조했다며 제기된 이 소에 대한 반박 근거로 내세운 자료 중에는 황 목사가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전도사로 활동했다는 온누리교회 모 장로의 확인서가 포함돼 있었다. 황 목사가 온누리교회 전도사 시절 교회 중직을 맡고 있었다는 이 장로는 황형택 목사가 온누리교회에서 교육 전도사 사역을 했으며 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 고시에 합격 후 미국 벤더빌트 대학원으로 온누리교회의 장학금 지원을 받아 유학을 떠나 이를 통해 목사 안수를 받았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에 서명을 했다.

예장통합측에서는 전임 2년 경력은 안수를 청원하는 교회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증명서로 보는게 일반적인데 교회 중직 장로에게서 받아낸 이 확인서는 그의 전도사 경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총회 재판국은 재판 당일까지도 황형택 목사에게 변론 기회는 물론이고, 제출된 자료들조차 재판에 반영하지 않은 채 평양노회의 항변 포기에 힘입어 황형택 목사 목사안수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속전속결로 진행한 이번 총회 재판국의 황형택 목사 목사안수무효 판결에 일부 통합측 인사들 조차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판결을 놓고, 황형택 목사 지지측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통합측 이모 목사는 황형택 목사 목사안수 무효 재판을 결혼주례의 비유로 풍자하기도 했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주례자에게 데리고 와서 주례를 부탁할 때, 주례자는 두 사람의 결혼의사를 확인하고 결혼을 주례합니다. 남자가 그 여자를 사랑하고 결혼하겠다고 하자, 주례자는 ‘2년간 꾸준히 사귀었느냐?’고 질문했고, 남자는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주례자는 흔쾌히 주례를 섰고 성혼을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17년도 더 지난 후, 호적이 신고되어 있는 동사무소에서 그들의 결혼을 무효라고 선포했습니다. 이유는 그들이 사귄 2년 기간에 서로가 떨어져서 사귀었기 때문에 주례자가 주례를 서는 원칙에 위배되었다는 겁니다. 남자는 여전히 그 여자를 사랑하고 그 결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데, 동사무소에서는 끝까지 무효라고 주장하고, 주례자는 ‘나 몰라라’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이 목사는 총회 재판국이 바로 이 막돼먹은 동사무소이며 평양노회가 무책임한 주례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온누리교회가 황 목사의 전임경력을 인정하고 그 안수식을 인정한다면 그만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 재판이 그대로 인정되고, 총회 등을 통해 어떠한 정치적 결의안 같은 것도 만들어지지 않을시 통합측 교회는 교회 분쟁이 있을 때마다 계속적으로 '목사 안수 무효'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회 재판국은 지난 8일 강북제일교회 모장로가 평양노회를 상대로 낸 ‘황형택 목사 안수무효확인의 소’에 대해 황 목사의 목사 안수 무효를 결정했다. 또 황형택 목사의 재임시 당회가 임명한 장로들에 대해 '장로임직무효확인의 소'를 낸 것에 대해서도 임직무효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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