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진보 교계 목회자들과 대화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서울시장 후보 출마해”

“서울시장, 남북관계 개선 문제에 목소리 내야”
“정의가 강물처럼, 평화가 들꽃처럼”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바라는 목회자 기도회’가 22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렸다. ⓒ베리타스

박원순 서울시장후보가 22일 오전 8시 진보 교계 목회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이 주최하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후원하는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바라는 목회자 기도회’에 참석한 박 후보는 1부 기도회에 이어 2부 순서로 마련된 (목회자들과의)<대화의 시간>에서 목회자들의 뜨거운 갈채 속에 강단에 등단했다. 

박 후보는 인사말에서 "서울시장후보 출마를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었다"며 "사회 밑바닥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세상을 바꿔나가려는 작지만 알찬 노력을 해왔던 나로서는 MB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피땀으로 만든 민주주의 사회체제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는 망연자실해 할 수만 없었다"고 밝히며 자신의 서울시장 후보가 역사의 응답적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십자가를 지는 마음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며 "저는 단지 도구와 수단에 불과할 뿐이며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시민들 그리고 역사의 흐름이 저를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잘나고 특별해서가 아니라 후퇴하고 있는 사회, 절망에 빠진 사회를 변화시키고,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기기보다 제가 가져온 원칙에 근거해 역사의 전환에 일조하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목회자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격려의 말이 있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배태진 총무는 오늘의 시국을 빛의 세력 대 어둠의 세력의 대결로 보면서 "빛이 어둠을 이기게 되어 있다"며 박 후보를 격려했다. 또 MB 정권을 반통일세력, 반생태적·반창조질서적 세력, 반공정세력이라고 규탄하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빛의 세력이 흑암의 세력을 거꾸로 넘어 뜨리는, 악이 결코 선을 이길 수 없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는 10.2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박 후보가 어둠에 맞서는 빛의 세력으로 경선에 임하면 (우리 목회자들이)기도로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운동과 정치에는 공통점도 있는 반면에 상이한 점도 있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민운동에서 배운 것들을 정치에는 어떤 식으로 적용시킬 생각인가"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훈삼 정의평화국장의 질문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베리타스 DB

이에 박 후보는 "시민단체는 소꿉장난 같은 것이고, 서울시는 거대한 관료조직이기에 다르다면 다를 수 있겠으나 제 생각에는 만물에는 원리가 다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정부, 기업, 민간단체 등 섹터 영역이 많이 무너졌다고 본다. 시민운동 당시 제 원칙은 기존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동시에 지속가능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었다. 이 같은 원칙을 세운 결과 여러 시민단체들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서울시 역시 잘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또 배 총무 등의 격려에 대한 응답도 했다. 박 후보는 MB 정권에 있어 큰 오점으로 남을 만한 것이 ‘대북정책’이란 점을 확인하며 "독일 통일을 눈으로 확인해 본 결과 통일이란 게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상태가 축적되면서 얻어지는 것이었다"고 말한 뒤 MB 정권을 향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10년의 이런 축적된 노고를 한 번에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남북관계의 파열음이 만들어 낸 현상들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천안함 사건 등을 들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박 후보는 "서울시장이 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에도 일조해야 한다고 본다"며 "북한을 평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나아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계속 모색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개성공단이 10개 정도만 세워져도 남북이 전쟁에 관하여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 같이 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인용구라며 "정의가 강물처럼, 평화가 들꽃처럼"을 소개하고는 "정의가 대한민국에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가 들꽃처럼 피어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며 말을 마쳤다.

이날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진보 교계 목회자들 다수가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후보와 만남의 장소인 기독교회관 2층 강당을 가득 메웠다. 박 후보가 진보와 변화를 말할 때마다 목회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연대 의사를 표현했다. 1부 기도회에서는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가 ‘서로 다른 두 행렬’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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