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동력 잃은 에큐메니컬 신학…원인은 어디에

8일 <현대기독교아카데미> 강좌서 김동춘 교수 주장

세속화 신학, 역사 신학, 해방 신학으로 이어진 서구의 에큐메니컬 신학은 과거 70,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절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탄생된 민중·정치 신학의 사상적 토양의 역할을 했다. 당시 교회중심주의적 선교에 치중했던 한국교회에 “교회 밖 사회적 약자들에게 눈을 돌리라”며 신선한 충격을 던진 민중 신학 등은 많은 기독 지성인들의 관심과 지지 속에 한 때 신학계에서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21세기 문턱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상황 신학을 새롭게 창출해 내지 못한 채 에큐메니컬 신학은 방황기를 걷게 됐다. 한계에 부딪힌 에큐메니컬 신학.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8일 오후 서울 명동 교회다움에서 열린 <현대기독교아카데미> 겨울강좌에 강사로 나선 김동춘 교수(백석대)는 에큐메니컬 신학이 침체기를 맞은 근본적인 원인을 ‘동력의 상실’에서 찾았다. ‘동력’을 잃었기에 에큐메니컬 신학이 ‘추진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 열강 중인 김동춘 교수 ⓒ김진한 기자

김동춘 교수는 “교회 중심적 신앙을 벗어나 역사와 현실의 지평으로 뻗어 나간 에큐메니컬 신학이 현재 그 동력을 상실했다”고 했다. 김 교수가 말하는 ‘동력’이란 뭘까? 그는 “(에큐메니컬 신학이)초월적이고, 우주적인 하나님을 추구하며 역사와 현실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앙 자체로부터 동력을 얻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춘 교수는 이어 그동안 에큐메니컬 진영의 신학자들이 시대적 상황을 전제로 한 성서 해석 방법을 고집하며 성서를 폭넓게 활용하지 못한 것도 지적했다.

실제로 ‘선한 사마리아의 비유’‘양과 염소의 비유’ 등은 에큐메니컬 신학이 사회 참여적인 성격을 띠며 활발하게 전개되는 데 성서적 근거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통전적인 의미에서 하나는 구원 받은 자들의 태도를 다른 하나는 종말을 앞둔 그리스도 공동체의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경고의 메시지였다”며 “에큐메니컬 신학자들은 성서를 해석할 때 맥락 보다는 시대적 현실에 치우쳤다”고 했다.
 
성서를 해석하는 방법부터 뜯어고치고, 창조주 하나님의 구원사적 의미를 다시 깊게 들여다 볼 때 에큐메니컬 신학이 신앙 자체로부터 힘을 얻어 추진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란 얘기다.

김동춘 교수는 “사적 복음, 사적 종교, 사유화된 기독교가 연대적이고 이웃사랑의 신앙으로 가려면 수직이 수평으로, 신중심적 신앙이 인간중심적으로, 복음화에서 인간화로, 초월에서 내재로 옮겨가는 것은 결코 대안이 아니다”며 “오히려 윤리 부재의 신앙 체계, 이웃망각의 믿음의 체계의 허구는 신앙 자체로부터, 하나님에 관한 믿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스스로를 복음주의 신학자로 소개한 김동춘 교수는 독일에서 공부한 에큐메니컬 신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 같은 강의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사회적 책임의 신학을 위한 기본논거들’이란 주제로 첫 강의를 실시한 김동춘 교수는 앞서 세속 신학, 역사 신학, 해방 신학 등의 태동 배경을 설명했으며 이어 사회선교적 측면에서 교회가 사회 밖으로 뻗어 나가는 데 에큐메니컬 신학이 기여한 점을 꼼꼼히 짚어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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