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변선환의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에 긍정적 평가 내려

“구속의 사건 교회 공동체에만 제한된 것 아냐”

[논문소개] 한국기독교신학논총│최태관 박사│한국 토착화신학에 나타난 그리스도 신앙의 자기 정체성 문제

타종교에 대한 기독교의 배타적 우월주의를 거부한 고 변선환 박사의 토착화신학이 한국적 토착화신학을 연구하고 있는 한 신진학자로부터 새롭게 조명돼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기독교신학논총』 74호에 논문을 기고한 최태관 박사(감리교신학대학교 강사/조직신학)는 기독교 신앙의 자기 정체성 문제를 분명히 인식한 에른스트 트뢸취(1865-1923)의 신앙론에 입각해 변 박사의 토착화신학이 오늘날 교회에 주는 함의를 재고찰했다.

먼저 트뢸취의 문화적 종교성에 대한 입장에서 변선환 박사가 종교 다원주의 시대 속에 나타난 한국 종교문화의 종교성을 규정하는 한국 신학적인 과제에 대해 분명히 기여한 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에 대해 최 박사는 "(변선환 박사 등)토착화신학자들이 한국의 토착 종교들과의 열린 대화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자기 정체성’을 철저하게 책임적 인격이라는 십자가의 상징 혹은 성의 이념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토착화신학이 한국 그리스도인의 삶의 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며, "토착화신학이 타종교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추구했던 상호 변혁의 과제는 교회 현장에서 적용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자기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성에 대한 보편적 규범성에 대한 입장을 기독교의 배타적 진리 주장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변선환 박사가 종교재판에 서게 된 주요 주장으로 알려진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명제에 관해선 "변선환의 논제를 트뢸취의 입장에서 본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왜냐하면 신의 계시와 구속의 사건은 교회라는 공동체 속에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변선환은 철저하게 그리스도 중심적 입장을 토대로 신 중심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려고 했으며,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상징에서 시작된 종교해방 신학의 영성을 토대로 한국 토착화신학의 실천성을 담보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변선환은 교회 중심주의로부터의 탈피 혹은 기독교의 절대적 규범성의 포기에 대한 입장에서 트뢸취와 만난다고 설명한 최 박사는 "변선환이 그리스도인에게 의미가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상징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상징을 토대로 불교와의 만남을 통해 종교해방신학을 추구한 점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도 밝혔다.

끝으로 교회 중심주의를 탈피하려 했던 변 박사가 마주할 수 밖에 없었던 예수의 인간성 해석에 따른 다양한 보편적 규범의 가능성을 포기한 점에 대해서는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 박사는 "변선환의 십자가 해석은 철저하게 종교해방신학의 이념을 향한 실천을 지향한다"며 "그러나 이제 한국 교회의 현장에서 해석되어 있는 예수상의 이해와 그 이해 안에서 배태된 윤리적 입장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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