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고] 종전협정 제안한 대통령의 UN총회 연설을 보고

입력 Sep 27, 2021 07:26 AM KST
seo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지난 제67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7회 총회에서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 30주년을 맞는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에게,

저는 6.25 한국전쟁 당시 평양의 한 교회 목사였던 아버지를 잃고 월남한 피난민이고, 대한민국 해군 소년통신병으로 자원입대하여 5년 동안 복무한 "참전용사"이며 "국가유공자"의 한 사람입니다. 목사 아버지는 평양신학교와 만주의 봉천 신하교를 졸업하고 북한의 고향땅 강계에서 목사가 되어 김일성 공산당 정권이 무신론자의 정권이라고 반대하는 설교를 하는 "반공목사"로 주목을 받다가, 6.25가 터지자 인민군에 납치되어, 총살되었습니다.

저는 대통령님께서 지난 22일 UN 총회에서의 연설에서, 68년 전, 1973년에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조선 대표들이 체결한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하신 데 대해서, 놀라웠고, 반가웠고,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날 아침, 우리집 아파트 창틀에 태극기를 달고, 써 내려간 "2021년 8.15 단상"이란 글에서 2022년 광복절의 소원을 밝혔는데, 어쩌면, 미국 뉴욕 UN 총회에서 말씀하신 "종전선언" 제안을 예측, 예언한 것 같아 놀랐습니다. 제가 써 내려간 글을 감히 인용하겠습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에 몰고 온 '한반도의 봄'이 2022년 2월 북경 동계 올림픽에 다시 '동북아시아의 봄'바람 으로 불어오리라는 바램이고 갈망이다. 북경 동계 올림픽에 초청되는 미국 대통령과 남북한 정상이 중국의 정상과 자리를 함께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한 자리에서, 무엇보다 먼저, 1953년 7월27일에 판문점에서 체결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6.25 한국전쟁의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과 함께 "영구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데 합의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하고 불가역적 비핵화를 만천하에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4개국 정상들이 그렇게 몇 달 안에 움직인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고, 죽음을 앞둔 90 노인의 노망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웃어넘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에 얼마든지 있는 힘을 다해서 움직일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 서로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싸우는 각 당의 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약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 정책을 제시해야 할 판에, 이번이 절효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내년 2022년 8월 15일에는 제2의 해방절, 광복절을 한반도의 남과 북을 오가며 열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정말, 이 90노인이 할머니와 아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평양행 기차를 타고, 일요일 (평양) 봉수교회에 가서 인사하며 '제가 20년 전에 이 자리에 서서 다시 오겠습니다 했는데, 여기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하고 인사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기독교 인터넷 신문, [베리타스] 연재글에서)

경애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대통령님의 UN 연설이 보도되자마자 대한민국의 야당에서는 덮어 놓고 "종전선언"에 반대한다는 논평을 터뜨렸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국가 안보를 떠들고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쏴 올리는 것을 자랑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자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북진통일의 헛된 꿈을 버리지 않고 "흡수통일"의 "가능성"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9월 24일, 북조선의 김여정 부부장은 대통령님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서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를 TV에서 보았습니다.

내년 2022년 2월 북경 동계 올림픽까지는 4개월 남았습니다. 그동안, 얼마든지 미국과 중국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 대한민국과 북조선의 정상이 "종전선언"에 합의하는데, 미국과 중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식민지 시대가 지나간 지 오래되었고, 열전과 냉전의 시대도 옛날이야기입니다. 한반도에서, 동북아시아에서 21세기 비핵화의 시대, 영구 평화의 시대를 열게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님의 UN 총회 "종전선언 제안"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어 마지않습니다. 정의와 사랑의 하나님은 핵전쟁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 세상을 망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1년 9월 25일

서 광 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신학, 목사. 본지 회장)

오피니언

연재

종교비판에서 신앙성찰로(6): 포이어바흐의 무신론적 통찰을 중심으로

"식전이나 식후 혹은 이기주의의 기도가 아니더라도 고통으로 가득찬 기도, 위안을 찾는 기도조차 응답해 줄 의무가 신에게 있는 것이고 그런 인간의 고통에 참여하..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