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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단상] 8.15 해방 76년의 생각(6)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입력 Sep 09, 2021 06:04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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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혜암신학연구소 제공)
▲고 박순경 박사의 저택에서 서광선 박사가 집어든 사진은 고 박순경 박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호송되었을 때의 사진이다.

숨가쁜 2018년 한해를 넘기고 2019년 2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북미회담이 재개되었으나, 미국 대표단 강경파인 불턴이란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의 방해로 결렬되고 말았다. 그리고 김정은은 중단되었던, 핵무기 개발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2020년 6월 16일에는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의 공동성몀으로 개설되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김여정의 명령으로 폭파하고 말았다. 휴전선 남쪽에서 미국 달러와 북한을 악선전하는 "대북전단"을 풍선에 띄어 날려보내는 "적대행위"에 대한 반발로 자행한 분노의 격렬한 표시였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고 하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라는 이름의 전염병이 한국에 쳐들어 왔다는 소문과 함께, 남북 간의 소통은 전면 중단되고 말았다. 북한은 나라 전체를 봉쇄하고,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진상은 나라밖에 알려진바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올해, 2021년 8.15 광복절 며칠 전에 그동안 끊겼던 남북 전화가 다시 개통되었다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에 따르면, 전화선 개통 이전에 남북 정상 사이에 이미 몇 번의 친서 교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의 텔레비전을 통해서 들리는 김여정의 소리는 "8월로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뮤레이션"방식으로 방위훈련으로 진행한다는 남측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불과 며칠 전에 개통되었던 남북 연결 전화는 모두 불통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북측에서 한 처사라고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이렇다 할 확실한 근거도 없이 이제 곧 남북 전화 통화가 가능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노한 얼굴로 회담장을 박차고 일어나 작별인사도 재대로 하지 않고 헤어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백악관을 떠났고,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 때고 북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북의 김정은 위원장과 친서를 교환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상태지만, 아무 때고 다시 평화회담을 독촉하거나, 북의 초청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 믿는다. 나아가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되는 후보들은 한결같이 평화 통일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정견을 내어놓아야 할 판국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이 미치는 것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에 몰고 온 "한반도의 봄"이 2022년 2월 북경 동계 올립픽에 다시 "동북아시아의 봄" 바람으로 불어오리라는 바램이고 갈망이다. 북경 동계 올림픽에 초청되는 미국 대통령과 남북한 정상이 중국의 정상과 자리를 함께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4자 정상회담을 개최한 자리에서, 무엇보다 먼저, 1953년 7월 27일에 체결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6.25 한국전쟁의 종식을 선언하는 종전선언과 함께, "영구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데 합의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하고 불가역적 비핵화를 만천하에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4개국 정상들이 그렇게 몇 달 안에 움직인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고, 죽음을 앞 둔 90노인의 노망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희망사항"이라고 웃어 넘길지 모른다. 그러나, 현직 남한의 대통령이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에 얼마든지 있는 힘을 다해서 움직일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 서로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싸우는 각 당의 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약으로 한반도의 평화 통일 정책을 제시해야 할 판에, 이번이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2001년 미국의 아시아기독교고등교육재단이라는 이름의 재단의 홍콩사무실 창설의 임무를 띄고, 부회장의 자격으로 일하면서, 중국, 옛날 만주의 연길에 세운 연길과학기술대학교의 창립자이며 총장인 김진경 목사를 알게되었다. 김진경 총장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청탁으로 평양에 과기대를 창설하고 대학 건물 건립을 시작하면서 내가 일하던 재단의 지원을 요청을 하며, 건설 현장에 초대하었다. 그렇게 나는 2004년 5월, 평양을 방문하게 되었다. 일요일에는 평양 봉수교회의 초청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다.

봉수교회 예배당 앞마당에 들어서면서, 10여년 전에 스위스 글리온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만나 영어 통역을 도와주었던, 김혜숙 선생, 글리온 회의에서 성찬식에서는 크리스챤이 아니어서 떡과 포도주를 받지 못했지만, 평양에 돌아오자마자 봉수교회 교인이 되고 세례를 받고 성가대원으로 봉사하고 있다면서 나의 방문을 반가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김일성 대학을 나와서 군대로 갔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예배 도중, 목사님은 나를 소개하고, 인사말을 하라고 했다. 준비 없이 일어 서서, "1950년 전쟁이 터졌을 때, 평양을 떠난지, 올해 꼭 54년이 됩니다. 와서 보니 대동강은 옛날과 다름 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모란봉의 소나무들은 반세기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 푸르르고,,,,그런데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남조선의 그리스도인들은 주일 마다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평화와 통일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참노라고 애쓰고 있는데, 교인들은 벌써 소리 내어 울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여러분, 저는 오늘 잠시 다녀가지만, 반드시 다시 오겠습니다. 이번에는 북경에서 비행기 타고 왔지만, 다음에는 기차 타고, 휴전선을 넘어 우리 집 아들 손자 며느리와 함께 오겠습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 앉았다.

내년 2022년 8월 15일에는 제2의 해방절, 광복절을 한반도의 남과 북을 오가며 열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정말, 이 90 노인이 할머니와 아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평양행 기차를 타고, 일요일 봉수교회에 가서 인사하며, "제가 20년 전에 이 자리에 서서 '다시 오겠습니다.' 했는데, 여기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인사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21년 8.15날 우리 아파트 창문에 태극기를 달며 드리는 간절한 기도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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