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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별기고] 날씨분별을 넘어 시대분별에로!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그리스도 안에 있음"의 신앙 회복만이 살길

입력 Jan 01, 2021 04:05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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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날씨분별을 넘어 시대분별에로 나가는 신앙의 눈

어느날 예수께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이 예수님에게 메시야라는 표적보이기를 요청했을 때,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도 시대의 표적은 분별 할 수 없느냐?"(마16:3)라고 꾸중하셨다. 우리들 시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류가 전대미문의 2020년 코로나19 세계적 대재앙을 겪었고 새해를 맞이했다. 그런데 사람들 거의 모두가 새해엔 어찌하든지 코로나19 대재앙을 극복하고 우리가 누렸던 이전의 정상적(?) 생활에로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인류의 이전시대가 "정상적 이었는가?"라고 묻게 한다.

교회 또한 마찬가지 형국이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뜨거운 종교적 감정으로 드렸던 대형교회 성장과 그 압도적 힘, 나라 대통령도 세우고 물러나게 할 만큼 거대했던 교회 권위적 위상과 영광스럽던 교회 시대에 대한 향수(nostalgia), 줄어든 교회예산과 선교사업의 정상화 걱정, 신학교나 신학대학원 지원학생수의 급감문제 등등은 교회 걱정하는 교인들과 교역자들의 마땅한 관심거리이지만 예수님 표현으로 말하면 그런 걱정들은 '날씨분별'에 관련된 것들이다.

20세기 초, 셰계 2차 대전을 겪은 후,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날씨분별을 넘어 시대분별에로 나아가는 신앙적 자각과 각성을 분명하게 가졌었다.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 폴 틸리히의 설교집 <흔들리는 터전>, 그리고 암스테르담에서 모여 결성한 세계교회협의회(WCC) 창설들이 모두 그러한 증거들이다. 오늘날은 기독교계 인물들보다도 교회 밖의 일반 지성인들과 언론인들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시대분별의 자각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한마디로 줄여 말하면, 지난해 2020년 코로나19대재앙은 서구 계몽주의 시대(17-18세기) 이후 견고하게 쌓고 지녔던 인간들의 가치 체계, 자연을 도구적 이성으로서 맘대로 조정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확신, 개인자유와 국가권위를 절대시한 사회정치적 이념들, 자유 아니면 평등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정치경제구조, 자기만족적이고 우상숭배적인 종교와 문화의 성체들이 그 실효성과 타당성을 잃고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견고하고 타당하고 성스럽다고 생각했던 우리 삶의 기반과 기초들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는 시대의식을 가져야 한다.

좀 더 범위를 줄여 한국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현실에 주목하면, 지난 70년 산업화, 공업화, 근대화 기치 속에서 모든 것을 2차적 문제로 치부했던 경제물질 중심주의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눈에 뵈지 않는 미생물(?) 공격 앞에 밑바닥이 흔들리고 있다. 2차 대전 직후 세계냉전구조 속에서 남북이 분단되었고, 북한은 주체사상을 내걸고 큰소리치지만, 없어진 소련과 중국에 예속되다시피 했고 남한은 미국에 예속되다시피 했다. 튼튼한 안보이름으로, 반공이라는 국시의 이름으로, 사회주의 승리라는 20세기 신판 왕조이념으로 우리 모두 허수아비처럼 살았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선거를 보면서 미국이 동경해도 좋은 신성국가가 아니라 지극히 세속적이고 불안정한 문제투성이 국가라는 것을 보았다. 중국의 시진핑이 주석이 된 후 중국 사회주의 국가 건설 100주년을 금년(2021년) 맞이하면서 중국과 미국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의 입지는 점점 더 어려워져 가고 있다. 영국이 유럽공동체(EU)에서 탈퇴를 하는 것을 보면서 유럽문명이 해체되고 있음을 보았다. 인류의 선진국이라고 평가받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국가의 코로나 19환자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서 '선진문명국가'들 민낯을 보았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구체적 참 뜻: 생태론적-연대적-주체적 영성

새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이 어떤 형태의 것인지 아직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 지성인들과 양심적인 석학들은 3가지 특징을 지닌 문화변혁이어야 함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첫째, 2021년 이후 인류사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서 추구할 가치, 관점, 구체적 양태는 인류가 자연의 일부임을 철저히 깨닫고 자연친화적인, 생태학적인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지배하거나 통제한다는 오만하고 건방진 생각을 철저히 접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대량생산, 발전논리, 무한 성징이론, 소비가 미덕이라는 거짓말, 재벌기업이 잘 돌아가야 떡 부스러기라도 돌아온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산다.

성경말씀에로 돌아가 말하면 요한복음 15장 포도나무 비유가 그것이다(요15;1-6).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는 말씀은 사도 바울과 요한신앙의 핵심명제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말은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운 말이요 매우 신비로운 것이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 생명이 발산하는 어떤 영적인 에네르기, 평강의 생명력, 전자기장(電磁氣場)과 같은 인격적 영향력 안에 들어가 있음을 말한다. 단순히 입으로 고백하는 교리적 그리스도 고백이 아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요 그리스도인은 그 가지관계라는 것이다.

앞으로 인류문명도 그렇다. 호모사피엔스 인류 종 자체가 자연과 생태계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연생태계에 속하며 자연과 유기체적 관계라는 것이다. 교회도 그렇다. 대형교회들은 하루 빨리 구역별로 분가하여 작은 나무 가지로 형태 변화해야 살아남을 것이다.

둘째, 2021년 이후 인류문명은 당분간 국가라는 단위체로서 살겠으나, 폐쇄적인 자기중심적 국가주의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 국가에서 발생한 코로나변종은 순식간에 지구촌 온세계 국가들의 문제가 된다. 공생공영 해야 살아갈 수 있다.

한 국가사회 안에서도 무한경쟁이나 각자도생하라는 사회구조는 현실적으로 자살 행동적 생각이다. 앞으로는 국가사회 안에서 어느 일부 계층의 빈곤, 질병, 고통, 죽음은 전체에로 옮겨가고 영향을 준다. 따라서 보다 상호 연대성과 관계성이 각성되며 최저 생활안정을 배려하는 풀뿌리 사회복지제도가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예수님의 포도원 품삯비유(마20:1-16)와 요한복음 15장(요15:9-15)에 따르면, 인간 공동체 안에서 최저생활 삶의 조건을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책임 분담하는 일이 포도원주인 곧 창조주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헌법에 위반되느니, 사회주의 공산주의적 발상이니, 하는 이념적 정치가들의 케케묵은 논쟁들이 곰팡이가 핀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한국 개신교 안에서 특히 강한 독립적인 개교회 중심주의도 "교회는 하나요 거룩하다"는 고백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바꾸어 저야 할 것이다. 모든 헌금을 노회나 총회 본부에로 보고하고 보낸 다음 필요에 따라 재분배되고 사회봉사와 구제 및 선교비용에 효율적으로 쓰는 구조여야 할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에 속한 것이지 개별교회 당회에 속한 종교세 부담자가 아니므로 개별교회 헌금은 개교회 소유재산이 아닌 것, 곧 하나의 교회 곧 전체교회의 것이다.

셋째, 2021년 이후 세계문명질서는 지나간 냉전시대 유물인 자유민주주의인가. 사회민주주인가 문제로 이분법적으로 편 가르는 소모적 이념논쟁과 군사전쟁 놀음을 시급히 중단하고, 지구촌 전체를 살리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나라 살림체제로 돌아가라고 촉구한다.

정직하게 말하면, 미군의 남한 주둔은 북한군사력 견제목적보다 더 큰 중국을 가상적으로 삼는 패권국가로서의 전쟁 바둑판 놀음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그 예이다. 남북 평화협정체결과 상부상조를 방해하는 모든 논리들은 정치-경제-언론-법조계 기득권 계층들의 권력지속 카르텔일 뿐이다. 인류멸망이 염려되는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앞에서 그런 발상들은 케케묵은 쓰레기 같은 유물들이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1-32). 코로나19이후 시대가 동텄다. 2021년 이후 크리스천 삶은, 우리가 세상 이념논리에 메여 종살이 할 것인가 그리스도 참 제자로 살 것인가 선택하고 결단하며 살아가는 문제가 된다. 지금이야말로 성경이 강조하는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이라는 성경구절이 무슨 의미인지 깊이깊이 되새김 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글/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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