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그런 "교회 중심"은 버릴 때
옥성득·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

입력 Mar 25, 2020 07:08 AM KST
sarang
(Photo : ⓒ 사랑의교회)
▲사진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사랑의교회 예배 장면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고신측 Student For Christ (학생신앙운동) 활동을 했다. 비록 고1때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고신 교회를 다녀서,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에서 가까운 고신 성막교회를 다니게 되어 SFC와 인연이 맺어졌지만, 나름 열심히 활동했다. (이래봬도 나는 청소년 대학기를 골수 보수인 고신 교인으로 성장했다. 칼뱅주의자 중에 칼뱅주의자가 고신아이가.)

82년 분위기 살벌한 대학에 복학한 후 서울대 SFC(당시 지도교수 이후철, 손봉호; 주 강사 윤종하, 이만열 등)에서 개혁신앙을 공부했다. 학부생들이 <신학지남> 등에 나오는 논문도 읽고, 로잔 언약, 복음주의 사회참여론, 영역주권론, 존 스토트 등도 공부했다. 웨민 문서도 외우고 강독했다. 매주 조별 성경공부 조장을 하고 1:1로도 가르쳤다. 거기서 야학 운동권, <복음과 상황>, 기윤실로 간 후배도 있다.

나는 주간지 <개혁신앙> 편집장으로 3년 간 매주 4-8페이지의 잡지를 만들었다. (휴, 다행히 대학 학보 편집장은 아니었다.) 후배들과 함께 원고 쓰고 필사하고, 후배가 시내에 가서 인쇄해 온 주간지를 전국으로 발송하기 위해서 접고 우표를 부쳤다. 매주 내가 쓴 칼럼은 꽤 인기가 있었다. 그런 낙으로 대학을 보내다가 한국교회사 공부에 낚여 외길로 들어섰다.

"SFC 3대 생활 원리"는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이다. 그러나 당시 학생들은 교단에 대한 비판의식이 있었기에, 탈경상도, 탈남성, 탈교단의 3탈을 외쳤다. 그러면서 각자 교회에서 충성했다. 80년대까지는 그래도 맞는 원리였다.그래도 교회가 최선이었다. (고신에는 대형교회가 없고 세습교회도 소수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하나님 중심과 성경 중심에 더 치중하고, 교회나 교단은 수단으로만 삼고 덜 중시해야 할 때이다. 세상이 바뀌었고 교회가 변했다. 공간 중심 교회 패러다임의 유효기간이 끝났다.

지난 200년 간 선교운동은 회사형 교회를 확산시켰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교회는 성장과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이익(교인수 성장 = 헌금 성장 = 더 큰 예배당 건축)을 추구했다. 한국의 해외 선교는 또 다른 부동산 확대와 교회 조직의 확대였다. (물론 좋은 선교사도 많다.) 교회 확대를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착각했다.

한국에서 지난 30년 간 교회 중심 = 교회교 = 목사/장로교가 되었다. 간판만 예수교나 기독교지, 실제는 교회교에 불과하다. 대한도 없고 예수교도 없고 장로회도 없고 OX교회만 남았다. 목사와 장로는 종신직처럼 완고히 버티고 있다. 최대주주인 장로가 경영하는 교회가 있다. 그래서 장로교이다.

한국 경제 성장에 따라 재벌회사가 나올 때, 교회에도 대형교회가 출현해서 한 시대를 구가했다. 말로는 하나님과 성경이 중심이었으나, 교회 중심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기에 대형교회가 나왔고, 대형교회의 결론은 세습이었다. 세습은 예수교가 교회교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추태였다. 대형교회가 발사한 세습 포탄은 VVID(visibl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cline) 포물선을 그리며 한국 교회 안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번에 주일 예배 축소 행정 명령에 대해, "술집은 영업하는데 왜 교회만 문을 닫아야 하는가?"라고 하여, 교회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사설 야간 영업소와 동일시하는 목사도 있었다. "우리는 자영업자랑 똑 같아. 예배 몇 번 건너뛰면 문 닫아야 해"라고 말하는 자칭 자영업자 (개)교회주의자 목사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세금은 낼 수 없다고 한다.

이제는 그런 근대적 '교회' 중심주의를 버릴 때이다. 그 교회는 예배당교요, 목사교요, 주일성수교이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 공동체, 하나님이 일하시는 세상 속의 교회로 갱신할 때이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충격을 받아 많은 그런 사업체 교회가 망하고, 교인들이 각성하여 성경이 말하는 교회가 무엇인지 재발견하고, 세상 속의 교회로 돌아가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된다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에 속하지 않은 교회" 중심이면 나도 기쁘게 3대 강령을 외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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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옥성득 교수 페이스북)
▲이제는 그런 근대적 '교회' 중심주의를 버릴 때이다. 그 교회는 예배당교요, 목사교요, 주일성수교이다.

※ 이 글은 옥성득 교수(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을 주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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