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이로운 하나님의 선택"

류호준 백석대 은퇴교수

church
(Photo : ⓒ류호준 박사 페이스북)
▲경이로운 하나님의 선택

돌이켜 보니 치사하고 얼간이 같고 야비하고 거짓말쟁이고 자기만 아는 인간이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는 자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저질 속물 인간입니다. 창 12:10-20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그 인간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어찌 저리 자격도 되지 않은 자를 하나님은 선택하셨을까?

아브라함의 선택 이야기가 아브라함이 이방인 애굽의 바로의 엄한 책망을 받는 창피한 이야기로, 아내 사라를 거의 잃어버릴 뻔한 부끄러운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 보세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만일 하나님께서 간섭하지 않으셨다면, 하나님께서 바로의 정직함을 통해서 일하지 않으셨다면, 아마 우리의 어머니 사라는 없었을 것이고 이 세상을 위한 희망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선택은 매우 긍정적인 그 무엇입니다. 선택은 좋은 소식입니다. 결코 경악(驚愕)할 소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의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리시고 소수만을 택하신다고 선택은 말하지 않습니다. 선택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을 택하시어,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복 주시려 하십니다!"라고. 선택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택하십니다. 비록 그가 바보 같고 얼간이 같고 무능하고 저질이라 할지라도 그를 택하십니다. 자기의 아내 사라를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팔았음에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계속 선택하신 것입니다!"라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하여, 우리를 포함한 아브라함의 자손들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을 복 주실 것입니다. 복을 주시는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때로 자신의 백성들의 실수와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을 복 주실 것입니다. 복을 주시는 주체는 하나님이십니다. 마치 교회가 불안전하고 오점투성이고 사람들의 잘못으로 점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존속하는 결정적 이유는 하나님의 영이 그 안에 계신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택을 받을 만한 사람입니까? 우리는 세상을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통로로 선택받을 자격이 있습니까? 창세기로부터 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이에 대한 일관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우리는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아브라함과 서 있었던 곳에 함께 서 있는 자들입니다. 사라를 팔아 바로의 후궁이 되게 하였던 바로 그 자리에 말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선택을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우리의 마음은 깊은 겸손과 겸허로 인도되고 맙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택은 결국 찬양으로 인도합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 (롬 11:33-36)

※ 이 글은 류호준 백석대 은퇴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