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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정치의 종교화’ 앞장서는 황교안 대표
장외투쟁, 삭발·단식 등에서 정치인 보다 부흥사 이미지 풍겨

입력 Dec 18, 2019 03:52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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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6일 국회 난동 사태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은 황 대표의 독려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우리가 법을 지키면서 이 정부에 우리의 뜻을 강력하게 전달했습니다. 여러분이 이겼습니다. 승리했습니다 !"

"아멘 !"

16일 국회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이날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이들은 국회로 들어와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이러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들을 독려했고, 폭도에 가까운 행태를 보인 군중은 연신 '아멘'으로 화답했다.

실로 어처구니없다. 무엇보다 국회 경내 시위는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물론 국회사무처가 정당 활동에 한해 행사 개최 자체는 허용하지만 말이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국회 경내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한국당이 주최한 선거법 개정안·검찰개혁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규탄대회 참여란 명분 때문이었다.

이 일은 MBC, JTBC 등 주요 언론은 물론, 현장에 있던 보수(내지 극우) 성향의 유투버가 생중계하면서 전국으로 알려졌다.

후폭풍은 거세다. 이번 태극기 부대 국회 난동 사건은 수많은 언론이 다루고 있기에 말을 더 보태지는 않으려 한다. 다만, 황교안 대표의 행태는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장 화면 속에 비친 황 대표는 흡사 부흥사 같았다. 국회에 난입한 태극기 부대 중엔 보수 개신교인들이 많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추종자가 다수 섞여 있었다는 게 현장 취재기자들의 전언이다. 그랬으니 황 대표가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승리"를 외치고, 그를 둘러싼 이들은 아멘으로 화답한 것이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한국당이 주최한 수차례의 장외집회, 삭발·단식 등에서도 부흥사 이미지를 강하게 풍겼다.

황 대표의 언어가 특히 그렇다. 황 대표에게 문재인 정부는 척결해야 할 거악이다. '좌파독재 정권'이니 '문재인 정부 폭정' 등 황 대표가 즐겨 쓰는 언어가 이를 입증한다. '좌파독재'하는 대목에서는 공안 검사의 면모도 엿보인다.

‘독한' 말 쏟아내는 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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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행태는 정치 보다는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띤다. 사진은 17일 패스트트랙 법안 규탄대회를 지휘하는 황 대표.

황 대표의 언어는 요즘 들어 더욱 독해졌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이 '4+1 협의체'를 꾸리고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려 하자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농성장을 차려 놓았다. 그리곤 이런 구호를 내걸었다.

"나를 밟고 가라."

순교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구호다. 국회 난동 다음 날인 17일엔 표현수위가 한껏 높아졌다. 황 대표는 전날에 이어 다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규탄대회를 열었다.

발언에 나선 황 대표는 소속 의원과 당원을 향해 "상상하고 예상할 수 없었던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이 모든 사태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민주당 중심의 극좌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여당을 좌파라고 하는 데서 수위를 높여 극좌라고 표현한 것이다.

당 안에선 황 대표가 원내 전략보다는 장외집회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국회 안에 태극기 부대를 끌어들인 일을 두고서도 역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황 대표는 장외투쟁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그렇다면 ‘부흥사' 황교안도 계속 볼 수 밖엔 없어 보인다.

이를 두고 여성신학자인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렇게 적었다.

"정당대표에게 부여된 막강한 인력, 재력, 정치력이 클 터인데도, 저 머리 속에서 나오는 발상들은 죄다 기독교가 핍박받았을 때나 나올 법한 '피억압자 코스프레'나 하고 있으니, 저 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사가 혼란과 혼돈을 겪는 게 아니던가?"

아무래도 황 대표는 정치인 보다는 목회의 길로 나가는 게 좋을 듯하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라면 ‘케미'(?)는 이른바 환상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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