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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정 투명성 확보는 교회됨의 기본이다
서울교회 난맥상, 개교회만의 일인가?....'PD수첩' 한국교회에 경종 울려

입력 Feb 28, 2019 05:40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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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서울교회 분쟁을 통해 한국교회에 만연한 재정 운영 불투명성을 꼬집었다.

MBC 간판 탐사 보도 프로그램 이 26일 '갈라진 교회' 편을 통해 서울교회 분쟁 내막을 파헤쳤다. 2015년 즈음 불거진 서울교회 갈등은 이 교회가 속한 예장통합(총회장 림형석) 총회가 안고 있는 또 다른 시한폭탄이다.

TV화면을 통해 비친 서울교회 갈등 양상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현장에서 보면 더 하다. 기자 역시 현장에서 볼 기회가 있었다. 한때 함께 하나님 안에서 교제를 나눴던 성도들이 박노철 담임목사 지지쪽과 반대쪽으로 갈라져 서로를 원수처럼 대하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에는 교단의 책임도 크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갈등 상황에서 그때그때 정치적 판단을 내렸고, 이 판단에 따라 지지쪽과 반대쪽은 요동쳤다. 그래서 총회재판국이 열릴때마다 성도들이 난입해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문제는 이 갈등의 근본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다. 'PD수첩' 제작진은 근본원인이 재정비리라고 진단했다. 제작진이 교회 재정장부 원본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서울교회가 개설한 계좌만 413개다.

이들 계좌엔 보통예금 외에 자산관리통장, 적금, 수익증권, 채권, 어음 등 투자상품 계좌가 뒤섞여 있다. 그리고 교회 돈은 발이 달렸는지 계좌를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2004년 4월 H은행 서울교회 계좌에서 20억 원 출금되어 8억 원, 7억 원, 5억 원으로 나눠져 C은행 계좌에 입금됐다.

이어 2005년 10월과 12월 같은 계좌에서 20억 원, 10억 원이 각각 C은행 계좌에 입금됐다. 재정을 담당했던 오정수 은퇴 장로는 교회 명의의 계좌 중 하나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자신 역시 돈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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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서울교회 분쟁을 통해 한국교회에 만연한 재정 운영 불투명성을

그런데 서울교회 재정 상황은 한국교회 전반이 안고 있는 병폐다. 다른 대형교회의 경우를 살펴보자. 5년 전 서울 서초동 대형교회인 S 교회 재정 감사에서 재정장부에 잡히지 않은 통장이 발견됐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다. 이 통장엔 담임목사의 새벽기도 CD수익금과 교회가 자체 운영 중인 북카페 수익금이 흘러 들어갔다. 6년간 흘러 들어간 돈만 2억 3,000만원이다. 그런데 2억은 증빙 없이 지출됐다.

S 교회의 재정규모는 중견기업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이런 교회의 재정운영 상황이 이 정도면, 만약 일반 기업이라면 세무당국의 세무조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S 교회 역시 담임목사 지지측과 반대측으로 갈려 갈등 중인데, 한 번은 반대측이 재정장부 열람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교회 측은 입장자료를 내고 "자신의 기대와 다른 방법으로 헌금이 사용되었다고 해서 교인이 이에 분노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필요도 없다"라면서 "기독교 교리상 헌금이란 하나님에게 하는 것이지 교회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사용되더라도 자신이 헌금한 사실을 하나님이 부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헌금의 용처는 묻지 말라는 말이다.

수만 신도 규모의 대형교회 재정이 극소수의 손에 운영되고 있고, 이로 인해 분쟁이 일고 있는 건 참으로 안타깝지만 한국교회에 만연한 현상임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나서서 교회재정 감독하라

더 말이 필요없다. 우선 교회는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금 크기를 막론하고 교회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건 돈이 어느 정도 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과세제도를 정비해 교회에 대한 감독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종교인 소득에도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종교단체가 종교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돈 이외의 비용(종교활동비)을 과세 항목에서 제외했다. 또 세무조사 시 "종교단체가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한 금품 외의 종교 활동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을 구분하여 기록·관리한 장부 등은 조사대상이 아님"을 명시했다.

이런 규정대로라면 재정투명성 확보는 어렵다. 교회 등 종교기관이이 종교인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돈에 과세할 수도 없고, 종교활동비만 따로 관리할 장부를 만들어도 과세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인 과세 관련 규정이 이렇게 느슨해 진데에는 정부가 보수 개신교의 반발에 한 발 물러선 결과다. 당시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기총 등은 '순교적 저항' 운운하며 종교인 과세에 반대했었다. 이래저래 교회는 반사회 집단인 셈이다.

교회는 이 사회 속에 존재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자신을 따르는 제자를 향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쳤다. 세상의 규범도 따르지 않으면서, 세상의 빛 구실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상 규범도 지키지 않으면서 세상 규범을 초월한, 신비 가득한 하나님의 율법을 어찌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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