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YMCA: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평화의 사도들

서광선 목사 (이화여대 명예교수, 본지 회장)

편집자 주] 한국YMCA전국연맹은 6월 29일(금)-30일(토)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제44차 전국대회 및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에서 김흥수 목원대학 명예교수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이를 기념하여 본지 서광선 회장이 격려설교를 했다. 설교문을 전재한다.

성경 말씀: 마태복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8복에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딸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로마의 평화, 힘과 칼과 창으로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고 정복하고, 양민들을 학살하고, 착취하고 약탈하는 ... 그렇게 해서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무릎을 꿇게 해서 만든 평화를 배척하셨습니다. 평화가 목적이면, 평화를 이룩하는 수단 역시 평화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으로, 폭력으로 이룩하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 굴종이고 항복이라는 것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평화를 위해 일하시다가, "로마의 평화"(PAX ROMANA)와 충돌하여 그 권력에 의하여 폭력의 상징인 십자가에 처형당했습니다.

한국의 YMCA는 1919년 3.1 운동을 주도한 역사가 있습니다. 서울 YMCA의 회원이었던 연희전문학교 학생들이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움직여 독립만세운동을 일으켰다는 것은 오늘 우리 전국연맹 이사장으로 취임하시는 한국교회사가 김흥수 교수님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3.1 운동은 비폭력 평화운동이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아시아 전체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것이고 나아가서 세계평화를 위한 만세 운동이라는 것을 "독립선언서"는 천명하고 있습니다.

"... 오늘날 우리 조선 독립은 조선 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삶의 번영을 이루게 하는 동시에 ... 또 동양 평화로 그 중요한 일부를 삼는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필요한 계단이 되게 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하고 있었습니다.

"아아, 새 천지가 눈앞에 전개하는 도다.

힘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는 도다.

새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 도다.

(중략)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은 오늘의 형세니,

하늘과 땅에 새 기운이 돼 돌아오는 때를 맞고 세계 평화의 물결을 탄 우리는 아무 머뭇거릴 것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 없도다."

한국 YMCA 가족 여러분,

3.1 독립선언문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선언문으로서 오늘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지난 겨울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면서 남과 북의 정상들이 치욕의 땅 판문점에서 서로 손잡고 분단선을 넘나들며 전쟁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약속하면서부터,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북조선의 김정은 위원장과 붉은 성조기와 붉은 인공기가 나란히 키재기를 하고 있는 평화의 무대에서 악수를 하고 웃음을 나누고 평화체제를 논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1919년 3월 1일 우리 조상들이 외친 평화 자주 독립의 새로운 천지개벽이 일어나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우리 한국 YMCA는 오늘과 같은 날, 새로운 날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YMCA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우리 목적문을 개정하면서, 평화라는 개념을 새로 넣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통일"이라는 희망을 새로 넣었던 것입니다.

새로 취임하시는 김흥수 이사장님과 이사진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우리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개정한 목적문을 낭독하고 싶습니다.

한국 기독교청년회는

젊은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삶을 따라

함께 배우고 훈련하며

역사적 책임의식과 생명에 대한 감성을 일구어,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일하며,

민중의 복지향상과 민족의 통일, 그리고 새 문화 창조에

이바지함으로써,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4년 6월 21일 제42차 한국 YMCA 연맹 100주년 기념 전국대회 및 총회에서 개정)

새로 취임하시는 김흥수 이사장님, 어깨가 무거우십니다. 역사학자 김흥수 이사장님은 지난 역사를 말씀하시는 걸로 하실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새 역사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평양에 YMCA를 재건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음, 한.중.일 YMCA 국제회의는 평양에서 개최되기를 바랍니다. 북조선의 YMCA 회원들이 서울에 우리 Y 깃발을 들고 와서 함께 예배드리고 북조선의 YMCA 재건을 위하여 회의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YMCA 개발단이 북으로 기차를 타고 가서 산과 들에 나무를 심고 가꾸게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전국대회는 평양에서 남북 YMCA가 공동으로 전국대회를 하게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아아, 새 천지가 눈앞에 전개하는 도다.

전쟁과 폭력의 시대는 가고 평화와 정의의 시대가 오는 도다.

새봄이 온 누리에 찾아들어 만물이 소생을 재촉하는 도다.

얼어붙은 얼음과 찬 눈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휴전선에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산과 들이 제 모습을 되찾아

철책이 끊어지고 분단의 높은 벽이 허물어지는 것이

눈앞에 펼쳐지는 도다."

"우리는 이에 한국이 자주 통일, 독립국가임과 동시에 자유와 평등, 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자유민임을 온 천하에 선언하노라"라고 선언하는 통일 선언문을 선포하는 그날을 위해서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YMCA,"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YMCA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아멘.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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