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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MB는 어떤 하나님을 믿는가?
[시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반기독교적 행위에 따른 사필귀정

입력 Mar 23, 2018 06:31 AM KST

JTBC
(Photo : ⓒ JTBC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구속됐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네 번째 구속이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2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에 앞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남긴 입장문 맨 마지막 문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끝줄에 이 같은 심경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이 기독교(개신교) 장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문장에서 그의 신앙심(?)이 엿보인다. 그러나 그의 기도가 감동스럽지는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먼저 회개했어야 했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수뢰 후 부정처사, 정치자금 부정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개가 넘는다. 이것도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 적시한 혐의만이다. 그와 그의 후임인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끊이지 않고 제기됐던 군 사이버사령부·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의혹이나 자원외교 등 드러나지 않는 혐의점도 많다.

이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들을 보면, 도대체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무슨 생각으로 권력을 휘둘렀는지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혐의점들은 예외 없이 ‘돈'으로 통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향후 재판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제 잇속만 챙긴 셈이다.

사법 당국이 이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점들을 낱낱이 밝혀, 다시는 권력을 이용한 잇속 챙기기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포기의 마음을 심은 죄, 결코 작지 않아

난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점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또 하나의 혐의를 더하고 싶다. 그 혐의란 바로 국민들에게 포기의 마음을 심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현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진행하던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었다.

손석희 : 현대 건설 재직 당시 불도저란 별명을 가지고 계셨던 걸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 컴도저.
손석희 : 네??
이명박 :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손석희 : 아, 그렇게 바뀌었습니까?
이명박 : 원래 그 당시에도....

지금 돌이켜 보면 무시무시한 발언이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컴도저' 답게 자신의 정책의제를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강정 해군기지 건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과정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아니, 무척 높았다. 그럼에도 이 전 대통령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주저 없이 ‘종북' 딱지를 붙였다.

사람이 다 생각이 같지 않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을 한데 끌어안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 또 때론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들을 가나안으로 이끌었듯이 말이다.(이런 이유로 모세는 그리스도교 리더십의 모범으로 꼽힌다)

불행하게도 이 전 대통령은 이런 역할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권력으로 잇속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다. 이 와중에 국민들은 하나씩, 둘씩 포기하기 시작했다. 물론 우리 국민들이 2016년 10월부터 광장에서 촛불을 밝혀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기는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심어 놓은 포기의 마음을 떨쳐 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단언컨데, 이 전 대통령의 리더십은 최악이었다. 가톨릭과 개신교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는 더욱 심각하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지도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 검찰이 수사망을 좁히다가 마침내 14일 그를 소환조사 했을 땐 책임회피와 부인으로 일관했다.

사실 이 같은 태도는 낯설지 않다. 그가 2015년 낸 자신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은 온통 자기변명과 자기합리화로 범벅이 돼 있으니 말이다. 이뿐만 아니다. 재임 중 벌어졌던 비리 혐의가 불거질 때 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여론의 비난을 피해갔으며, 검찰 수사가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입에 올리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서문에서도 국정의 고비마다 이렇게 기도했다고 적었다.

"제가 성심으로 국민을 섬기고 열심히 일하게 하소서."

본인 스스로는 하나님께 국민을 섬기고 열심히 일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상은 정확히 정반대였다. 그는 불통으로 일관하며 국민들에게 포기의 마음을 심었고, 그 와중에 자신은 돈 챙기기에 바빴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 오고, 측근들이 모두 등 돌리는 상황이라면 마음을 돌이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뉘우쳐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르침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약성서 <누가복음>은 8장 17절에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져서 세상에 드러나게 마련이다"고 경고한다.

또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디모데전서)를 통해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된다"며 탐욕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행태는 이 같은 가르침을 무색하게 한다. 재임 중 자신을 둘러싼 비리 혐의들이 불거져 나올 때 마다 은폐하기 급급했고, 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나라곳간을 거덜내다시피 했다.

이런 이 전 대통령이 구속을 눈앞에 두고 사뭇 비장한 어조로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도대체 이 전 대통령이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난 이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보면서 이 사람에게 회개를 기대하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하다시피한 한국 개신교에게도 마찬가지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가 한창이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다. 찬성하고 환영한다. 그런데 여기에 개신교 장로의 대통령·국회의원 출마 금지, 그리고 한국 개신교 교회의 정치 참여 금지를 명문화 했으면 좋겠다.

피선거권 및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이승만·김영삼·이명박 등 세 명의 장로가 대통령을 지냈고, 공교롭게도 장로 대통령 재임 중 국가적으로 큰 위기가 닥쳤었다.

헌법은 역사적 경험이 반영돼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두 번 다시 이명박 같은 위인이 대형교회 장로 타이틀을 미끼로 교회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오르는 일을 막아야 한다. 여기에 이명박 개인에게나 한국교회 전반에게 회개를 기대하기는 난망한 만큼, 장로 대통령의 출현을 제도적으로 막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개헌 논의 과정에서 제2의 이명박 장로 출현을 저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명박 장로에게 당부한다. 수감 기간 동안 아래 말씀을 묵상하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본인의 죄를 뉘우치기 바란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 - 디모데전서 6:9 (공동번역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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