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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예장합동의 이단성을 심사하자
임보라 목사 이단성 심사에 성소수자 추방까지

입력 Jul 27, 2017 04:12 PM KST

hapdong
(Photo : ⓒ 출처 = 예장합동 총회 홈페이지 )
예장합동 총회 마크

연령은 만 30세 이상자인 남자로 한다.

제4장 2조 목사의 자격

본 교단 교리에 위반된 동성애자의 세례와 주례와 또 다른 직무를 거절할 수 있고, 목사의 권위로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다.(이단에 속한 자도 이에 준한다)

제4장 3조 목사의 직무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서울·수도권지역 예장합동 헌법개정안 공청회에서 발표된 신규 조항이다. 이대로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면 예장합동 교단은 일단 30세 이상 남성만이 목회자가 될 자격을 얻게 된다. 그리고 담임목사는 성소수자를 ‘합법적으로' 교회 밖으로 내보낼 권한을 갖는다.

사회 전 영역에서 여성의 공직 진출은 대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초기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 30% 공약을 내세웠고, 이 약속을 지켰다. 원내 주요 다섯 정당 중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바른정당, 정의당 등 3당 대표가 여성이다. 여성을 목회자로 세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예수 그리스도가 숨을 거둘 때, 그의 곁을 지킨 이들도 여성들이었다.

성소수자 관련 조항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동성애를 두고 순리가 아니라 역리라는 주장이 보수 기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명백히 성서의 오독이다. 무엇보다 성서는 성윤리를 다룬 책이 아니다. ‘성'(Sexuality) 관련 담론은 최근에 와서야 형성된 것이다. 성서가 쓰여지던 시대엔 현대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성이란 개념이 아예 없었다. 성서를 근거로 들먹이며 동성애가 역리라고 하는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성 담론과 별개로 성적 지향을 문제 삼아 교회에서 추방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반그리스도적이다. 개신교와 가톨릭, 정교회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 전통은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고, 그가 이 땅에서 행한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종교다. 예수께서 성소수자를 만났는지 여부는 신약성서 사복음서에 기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알 수는 없다. 다만 예수께서는 당시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로부터 죄인으로 낙인 찍혔던 가난한 사람들과 병든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먹고 마셨다. 예수의 행적에 비추어 볼 때 성소수자를 배제하지는 않았으리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성소수자를 추방하려는 예장합동의 행태는 오히려 바리사이에 가깝다.

헌법개정위 정치소위원장 유장춘 목사는 한 기독교계 인터넷 신문과의 접촉에서 성소수자 추방 관련 조항에 대해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맞서고 교회와 목회자를 보호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아직 차별금지법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새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도 차별금지법은 빠졌다.

예장합동은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의 이단성 심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예장합동은 임 목사가 발간 ‘예정인' 퀴어성서주석 번역본에 참여했다는 걸 문제삼았다. 즉, 발간도 안된 퀴어성서주석 번역본에 참여한 걸 문제삼아 다른 교단 목회자의 이단성을 심사했고, 제정되지도 않은 차별금지법에 맞서 교회와 목회자를 보호하려 성소수자 추방을 합법화하려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예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뭘까? 사회적으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만 장자교단인 예장합동 만큼은 여성을 목회자로 세우지 않겠으며, 성소수자만은 예수의 이름으로 축복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 아닐까?

막힌 담 허무신 예수 vs 담 높이려는 예장합동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에서 하신 일 가운데 하나는 경계 허물기다. 예수는 유대인에게만 한정됐던 성스러운 언약을 이방인에게 확장했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의 전유물이었던 정결함을 죄인에게도 허락하셨다. 이 같은 예수의 가르침이 무색하게 예장합동은 담 쌓기에 열심이다.

사실 예장합동은 종교의 모범을 보이는 교단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교단 총무를 지냈던 황규철 목사가 한 때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박 아무개 목사를 찾아가 흉기난동을 벌이는가 하면, 다수의 여성도를 성추행한 전병욱씨의 혐의를 무마했다. 마침 헌법개정안 공청회가 열린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역시 논문표절, 재정횡령, 예배당 신축과정에서의 불법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교단은 모르쇠다. 그런 교단이 여성의 목사안수를 원천 봉쇄하고 성소수자를 교회 울타리 밖으로 내보낼 자격이 있을까?

아무래도 예장합동이 이단은 아닐까? 이참에 예장합동이 이단인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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