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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되짚어보기] 이영훈 목사의 아무말 대잔치
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만나 사실오인 발언

입력 Jul 08, 2017 02:45 PM KST

적어도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은 말과 행동에 유의해야 한다. 자신이 내뱉는 말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예사롭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불행하게도 이 원칙은 종종 무시되기 일쑤다.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약자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갑질'이 횡행한 게 현실이다.

종교인으로서 수많은 신도들을 담임하는 위치에 있는 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딱 그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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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뉴스1>은 이 목사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일식당에서 열린 바른정당 지도부-기독교 지도자 조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아래는 발언내용을 추려본다.

"지금 정부도 40% 받고 된 정부이고 60% (국민은) 지지하지 않는다. 현 정부가 40% (지지를) 받고 된 정부인데 80%라고 착각하고 있다. (현 정부는) 물론 국민들이 여론적으로는 지지를 많이 (대선에서는) 40%가 지지했기 때문에 정권 잡은 분도 겸손하게 다가가야 한다."

이 목사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지난 5월9일 열린 제19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1.08%의 득표율을 얻었다. 얼핏 60%의 국민들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19대 대통령 보궐선거는 다자구도로 치러졌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복수의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는 국면으로 치러졌다는 말이다. 역대 대선이 두 세명의 유력후보간 대결로 치러진 것과는 사뭇 달랐다.

한 꺼풀 더 벗겨보자. 지난 대통령 선거는 여당이 없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그리고 바른정당이 사실상의 여권이었다. 두 당이 내세운 후보의 득표율은 홍준표 후보 24.03%, 유승민 후보 6.76%였다. 반면 문 대통령의 득표율에다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을 모두 합치면 68.6%에 이른다. 즉 국민들 가운데 70%는 야당을 지지했고,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는 말이다.

더구나 한국 갤럽이 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83%의 국민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긍정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사실은 여러 언론에 자세히 보도됐다. 따라서 '60%의 국민이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 목사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동성혼·종교인과세 속내 드러낸 이영훈 목사

이 목사의 발언은 동성혼, 그리고 종교인과세 등 보수 개신교계가 민감하게 여기는 의제들을 두고 정부에 경고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목사의 관련 발언을 들어보자.

"동성혼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가 다 반대하는데 온갖 정치인 로비를 해서 세뇌시켰는지 몰라도 보수, 기독교인 입장은 거기에 대해 예민해 있는데 (보수가) 이런 부분을 잘 지켜야 한다. 동성혼은 (동성애자) 15만표 때문에 한국 몇천만을 무시하는 결과"

"세수가 충분하고 그 것(종교인 과세)을 추진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은데 사전에 대화 없이 가면 그것은 권력 오만."

이 목사의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동성혼부터 따져보자. 우선 외국의 사례부터 봐야겠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 동성혼이 합법화됐다. 그리고 독일은 지난 달 30일 동성결혼 법제화를 통과시켰다. 미국과 독일은 기독교의 영향이 강한 나라다. 그런데 미국의 주요교단인 미연합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in U.S.A·PCUSA), 미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UMC) 등은 동성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톨릭의 경우 프란치스코 교종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해 4월 신도들의 결혼과 성에 대한 권고문인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동성애자의 결합을 일반 결혼과 마찬가지로 보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가정과 결혼에 대한 신의 계획을 볼 때 일반 결혼과 어떤 유사점도 없어 받아들일 근거가 없다."

그러나 교종은 세계 성직자들에게 성소수자들의 차별에 대해서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동성애자처럼 교리에 합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도 더 받아 들여야 하며 부당하게 차별해선 안 된다."

가톨릭의 입장은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며 차별하고 배제하는데 앞장서는 한국의 보수 개신교계와는 확연하게 결을 달리한다.

한편 불교계의 경우 오는 1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제18회 퀴어문화축제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참여한다. 사회노동위는 불교 부스를 마련하고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부처님', '불교는 성소수자와 함께 합니다' 등의 구호가 적힌 부채를 배포할 방침이다. 또 성소수자 차별 철폐를 호소하는 의미로 시가행진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요약하면 '개신교, 가톨릭, 불교 모두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이 목사의 주장보다 보수 기독교계만이 성소수자 차별에 앞장서고 있다는 게 더 사실에 가깝다.

종교인과세하면 실이 더 많다? 사실일까?

종교인과세와 관련한 이 목사의 발언은 무척 심각하다. '세수가 충분하고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이 목사의 말은 해석하기에 따라선 다분히 정치적이다. 세수가 충분하든 충분하지 않든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소득에 따른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부유층이든, 저소득층이든,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예외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유독 종교인만 납세의 성역에 머물렀는데, 지난 박근혜 전 정권에서 처음 법제화 필요성이 제기된 지 47년 만에 종교인과세 관련 법령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2018년 시행 예정인 관련 법안을 유예하겠다고 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저간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사전에 대화 없이 가면 그것은 권력 오만'이라는 이 목사의 말은 보수 기독교계의 속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종교인과세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은 심각한 오류다. 일단 종교인과세를 시행한다고 해서 세부담이 가중되지 않는다. 고용부에 따르면 승려의 연평균 소득은 2051만원, 목사는 2855만원, 신부는 1702만원, 수녀는 1224만원 수준이다. 소득만 따지면 면 과세 대상이 많지 않다. 기획재정부 역시 과세대상이 전체 종교인의 20%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교인과세를 시행할 경우 장점이 더 많다. 개신교로 시야를 한정해 보자. 종교인과세는 교회 재정의 불투명 관행을 타파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한국교회 대다수가 교회 크기와 무관하게 재정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회 재정은 담임목사와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재정담당 장로만이 알기 일쑤다. 이런 이유로 담임목사가 교회 돈을 제 돈 쓰듯 쓰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순복음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뿐만 아니다. 목회자 가운데 상당수가 소규모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꾸려나가는 실정이다. 저소득층 목회자의 경우 세무당국에 소득신고를 하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대출이 가능하고, 정부로부터 복지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이 목사의 주장은 보수 대형교회 목회자들을 대변하는 논리일 뿐이다.

이 목사는 단일규모로 세계 최대인 순복음교회의 담임목회자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바 있는 '어른'이다. 따라서 그는 어느 자리에 있는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그런 분이 몇 번의 검증을 거치면 금방 거짓으로 드러날 주장을 원내 정당의 대표와 만난 석상에서 거리낌 없이 제기했다.

비단 이 목사뿐만 아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보수 대형교회의 목회자들과 장로들이 자신의 언행심사를 되돌아볼 줄 모른다. 그러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니 '하나님이 이 나라에 기회를 주기 위해 아이들을 물에 빠뜨렸다'느니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보수대형교회 장로가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망발을 서슴치 않는 것이다.

한국교회, 특히 보수 대형교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적폐세력을 지원했다. 민족 정기가 서린 3.1절에 보수 대형교회 신도들이 대거 거리로 쏟아져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적폐세력을 적극 옹호한 건 한국교회의 수치이자 비극이다. 지금 보수 대형교회는 국가와 민족 앞에 할 말이 없다. 더구나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짊어지고 있는 현 정부에게는 더더욱 자숙하고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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