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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되짚어보기] 정부는 평신도의 목소리를 들으라
종교인과세 시행 앞두고 소통 나선 정부, 명망가 접촉만으론 부족

입력 Jul 03, 2017 06:50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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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 정부가 종교인과세 시행을 앞두고 종교계 의견청취에 나섰다.

정부가 내년 1월 종교인과세 시행에 앞서 올 하반기 종교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연합뉴스>가 2일 보도했다.

일단 정부는 종교인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정부는 동 제도의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승희 국세청장도 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납세절차 안내 등을 통해 종교단체 및 종교인이 신고·납부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정부가 종교인과세 시행에 앞서 종교계와 소통을 시도하려는 건 무척 고무적이다. 정부와 정치권에 당부하고자 하는 점이 있다. 정부는 먼저 종교인과세에 가장 부정적인 개신교계와 적극 소통할 것을 주문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아래 기재부)가 소강석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대표회장 등 종교계 관계자 3명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고 한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몇몇 개신교계 명망 인사들이나 교계 연합체들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소통 노력을 다했다고 판단하지 말기를 바란다.

소강석 목사는 주로 보수 교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기재부와 소 목사의 면담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인 김진표 의원 소개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이 종교인과세 유예 여론을 지핀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소 목사를 소개한 저의가 다분히 읽힌다. 즉 종교인과세에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을 내세워 여론을 왜곡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말이다.

사실 개신교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이미 종교인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합의는 형성돼 있다. 거액의 현금을 쌓아둔 보수 대형교회 목회자들만이 활발하게 반대 목소리를 낼 뿐이다. 소 목사도 그런 ‘부류'의 목회자들 중 한 사람이다. 그러니 정부는 한쪽의 입장만 듣지 말아야 하며, 특히 개신교계 전반엔 종교인과세 찬성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 바란다. 정치적인 이유로 종교인과세를 유예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2018년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보수 교회의 표를 의식해 정치권이 종교인과세를 또 다시 유예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미 시행을 앞둔 종교인과세는 입법 당시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시행시기를 2018년으로 미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또 정치적 이유로 미뤄지면 종교인과세는 계속 미뤄질 수 밖엔 없다. 종교인과세가 47년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권이 종교계, 특히 보수 기독교계를 의식한 탓이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정직하게 노동하고, 그에 따른 수입 중 일부를 떼네 헌금하는 신도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헌금 역시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교회 크기와 무관하게 재정운영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게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특히 대형교회의 재정은 금단의 영역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대형교회는 "(성도들이) 헌금을 내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사후 관리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까지 버젓이 내놓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불투명은 곧잘 비리로 이어졌고, 그때마다 교회는 세상의 지탄을 받아야 했다. 이런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도 종교인과세는 예정대로 시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보수 기독교계의 목소리를 경청하되, 재정이 드러나기 꺼려하는 목회자들이 개신교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정말 경청해야 할 이들은 정직하게 노동하는 수많은 평신도들이다.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접촉점은 발견하기 쉽다.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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