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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되짚어 보기] 상황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
박근혜 씨의 비뚤어진 심성, 온 나라 불행하게 해

입력 Jan 12, 2017 09:28 PM KST

"그날 박근혜 대통령은 점심을 먹으면서 TV로 처음 봤다. TV로는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다."

박근혜 씨 측 관계자의 입을 통해 전해진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다.[대통령 호칭은 쓰지 않도록 한다.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정지됐기에 대통령 칭호는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으로 놀랍다.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아침 일찍부터 TV, 라디오, 인터넷, SNS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오는 세월호 침몰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처음엔 승객 모두가 무사히 세월호를 빠져 나온 줄만 알았다. 그래서 안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안도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급기야 큼지막한 유람선이 서서히 침몰하는 광경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이 글을 쓰는 기자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대통령은 바로 이런 국가재난 상황에 그 어느 누구보다 민첩하게 반응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 대통령이 한가하게 점심이나 먹으면서 TV로 현장 상황을 처음 봤다? 그런데 그때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줄로만 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은 정상적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어처구니없고, 공분을 살 말이 대통령이란 자의 입에서 나왔다.

인간이 다른 짐승과 다른 점 가운데 으뜸은 공감 능력이다. 즉, 인간만이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맹자는 이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측은지심)'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마음은 부단히 학습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메마르기 쉽다. 이에 맹자도 ‘측은지심은 어짐(仁)의 단초'라며 적극적인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리 보아도 박근혜 씨는 공감 능력이 없어 보인다.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가 정지 되기 전 까지 박근혜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불편한 존재로만 여겼다. 그가 세월호 참사 발생 6개월 뒤 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근혜 씨는 유가족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저 불편해서 눈길을 돌린 것이라면 차라리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공권력을 동원해 유가족들을 찍어 누르다시피 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비망록은 박근혜 씨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음을 말없이 증거하고 있다.

지도자의 공감능력 결여, 파국으로 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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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JTBC뉴스룸 화면 갈무리 )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씨가 TV를 통해 세월호 상황을 파악했고, 당시엔 심각성을 몰랐다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공감능력 결여는 이미 그가 2012년 대통령 후보에 출마했을 때 드러났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한겨레신문>엔 익명의 여성보좌관 이름으로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기고문엔 박근혜 씨의 인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대목을 인용한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제보가 들어왔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후보? 웃기지 말라'는 유치원 교사의 제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이던 시절 어린이회관 유치원 교사 채용 조건에는 ‘결혼을 하면 퇴사한다'는 서약서가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회관 관장과 유치원 원장까지 군인 출신이어서 교사들은 제식 훈련 걸음걸이와 복장까지 통일. 밤에는 예비역 장성들이 교사들을 불러내 술시중까지 들게 했다는 것이다. 유치원 교사들이 수업 거부에 농성까지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가 넘어져 울면 부모는 방바닥을 때리면서 ‘떽' 한다. 방바닥이 무슨 죄랴만,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은 여성의 최대 강점인 공감능력이 애초부터 상실된 분이었던 것이다. (중략) 대통령으로서 보여준 무능과 부패는 오래전 육영재단 운영에서부터 이미 드러났던 것이다."

2017년 1월3일 한겨레신문 ‘정치BAR_보좌관 Z의 여의도 일기_박근혜에 상처입은 ‘여성 리더십' 중에서 인용

앞서 언급했지만, 공감 능력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성정(性情)이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씨는 예외다. 참으로 불행한 인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행이 박근혜 한 사람에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근혜 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찍어 누른 것만으로도 모자라 12.28한일 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또 ‘2년 안에 통일이 이뤄진다'는 최순실의 예지몽을 ‘받들어' 개성공단을 폐쇄해 기업인들을 울렸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해 평화롭게 참외 농사를 짓던 성주군민들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

다시 맹자의 말씀을 인용하고자 한다. 맹자는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맹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박근혜 씨는 인간이 아닌 셈이다. 사실 그가 비뚤어진 심성의 소유자라는 점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고 최태민 목사의 의붓아들 조순제와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와 최순실과의 유착관계를 눈치 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를 대비해 이를 숨겼다. 언론 역시 눈을 감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침묵은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을 불러온 먼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대의 어둠이 깊고도 깊다. 그래서 국민들은 엄동설한에 거리로 나와 촛불을 밝힌다. 이 어둠이 속히 걷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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