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힙합계 욕망을 횡단하고 초월한 비와이의 무대

#지저스웨거 비와이 힙합 대중

by_01
(Photo : ⓒ비와이 페이스북)
▲‘지저스웨거’ 비와이의 공연 모습.

'지저스웨거' 비와이(BewhY·본명 이병윤)가 일반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뭘까? 쇼미더머니 5에서 <자화상>으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비와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돈과 쾌락, 욕설이 난무하는 어둠의 힙합계에서 그의 랩핑은 일종의 힐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힐링의 이야기가 기독교적 신앙고백으로 점철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비와이의 신앙고백적 랩핑은 일반 대중 문화에 비해 한참 뒤쳐진다는 평을 받고 있는 CCM 등 통속적인 기독교 문화에 대한 편견을 적어도 무대 위에서 만큼은 한 순간에 깨트렸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이 말하는 오늘의 '헬조선' 시대에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꿈을 포기한지 오래인 젊은이들에게 비와이는 "불가능한 꿈"을 말했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말했다. 때문에 비와이의 랩핑 한 소절 한 소절에 젊은이들은 숨죽였고, 공연이 끝날 때쯤에는 환호로 응답했다.

by_04
(Photo : ⓒ힙합엘이)
▲‘지저스웨거' 비와이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헬조선' 시대를 살고 있는 일반 대중에게 희망 가득한 비와이의 랩핑은 어둠의 현실에서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대중은 무대 위의 비와이와 함께 노래했고, 비와이가 선사하는 홀리한 칭찬과 격려 속에서 과거 잊고 살았던 꿈과 희망을 되찾았다. 때문에 비와의의 무대는 성스러운 의식이었고, 대중은 주저하지 않고 그 의식에 참여했다.

특히 비와이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랩핑으로 힙합계의 핵심 코드인 욕망의 개념을 새롭게 의미화 했다. 욕망의 재해석이다. 기존 힙합계에서는 대체로 욕망을 육체의 쾌락으로 연결해 시종일관 돈 자랑, 여자 자랑으로 이어지는 자아 도취적 랩핑에 빠져 있었던 것이 일면 사실이다. 그러나 비와이는 자신만의 특유의 랩핑에서 몸과 함께 이상을 말함으로써 욕망을 횡단하고 초월했다. 트랜스 랩핑인 셈이다.

비와이의 랩핑은 나의 소중함, 즉 몸의 소중함을 말하면서도 동전의 양면처럼 꿈을 꾸며 사는 나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빠뜨리지 않았다. 나아가 비와이는 욕망이 향하는 곳이 몸이 아니라, 감히 신에게로, 주님에게로 향할 것을 요구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대중에게 비와이의 무대는 현실과 이상의 변주곡이자 유한(인간)과 무한(신)이 맞딱드리는 장소가 되어주었다.

by_05
(Photo : ⓒ비와이 페이스북)
▲‘지저스웨거’ 비와이의 공연 모습. 비와이는 기존 힙합계의 핵심 코드인 욕망에 대해 자신의 기독교 신앙관을 바탕으로 대범하게 재해석을 시도했다.

하여 비와이의 기독교 신앙고백적 랩핑은 대중들에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크리스천이든 넌 크리스천이든 일반 대중들은 그들의 마음에서 비와이의 신앙고백을 진짜로 받아들였고, 그의 고백에 참여했다. 한 파워 블로거는 비와이에 대해 "저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짜들의 고백'은 거북스럽거나 불쾌함이 먼저겠지만 '진짜의 고백'은 자이언티의 표현처럼 "되게 holy(거룩) 해진다". 여태껏, 대중이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한 사람의 소중한 신앙심'은 낯선 만큼 인상적으로 작용했다. 대중이 느끼는 뜻밖의 거룩한 호감인 게다. 그는 '한 번쯤은 교회를 가보았음직한' 우리들 맘속에 저 아련한 '지저스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비와이의 삶과 음악이 녹아있는 그의 힙합과 신앙고백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대중들은 알았고 후자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비와이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누군가에겐 돈이나 여자 자랑이 멋일 수 있고 그게 힙합일 수 있다. 나에게는 신앙이 힙합이다. 나만의 멋, 나만의 자랑인 거다." 향후 힙합계에서 '비와이 신드롬'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한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