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만평] "하나님을 돈독 오른 빚쟁이로 만들 셈인가"

한 성직자의 공포 정치를 보며

"어떤 장로님은 십일조를 떼먹다가, 그 부인이 유방암 걸려 수술을 몇 번을 했대요."

K교회 K원로목사가 최근 십일조를 강조하면서 설교 중 내뱉은 말이다. 교계 한 인터넷 언론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2010년 뉴욕의 모 기독교 방송사에서 십일조가 구원의 문제와 직결된다고도 강조한 바 있다.

바야흐로 성직자의 공포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성직자가 신앙의 이름으로 십일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현세에서의 질병, 상해 등의 고통을 넘어 내세에서는 천국행 티켓마저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직자의 공포 정치 이면에는 항상 "조건"이 수반되어 왔다. 율법적인 목회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 같은 성직자는 남도 속이고 자신도 속이는 방식으로 구원과 맞닿아야 할 "무조건적인" 십자가 대신에 슬그머니 "조건적인" 행위[십일조]를 위치시킨다. 하여 구원은 십일조가 되고 십일조는 구원이 되는 효과를 일으켜 공포 정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원에 관한 한 "오직 믿음으로만"의 종교개혁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셈이다. 

kimhongdo
(Photo : ⓒ그림= 베리타스)
▲목회자 대물림(일명 세습) 만평. 교회는 주님의 십자가의 보혈로 세워진 공교회 공동체라는 말씀에는 귀를 닫은 채 아버지-아들 목사가 물신 숭배에 빠져 세습을 통해 교회를 사유화 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십자가 정신은 땅에 떨어지고 손에는 오직 돈만 남았다.

이 같이 K목사가 십일조를 구원의 맥락에서 강요하는 데 대해 네티즌들의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 특히 홍주민 박사(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교회의 십일조 구원 이데올로기는 사기술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진정한 의미의 디아코니아, 이웃사랑실천을 하라. 구원의 길은 거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홍 박사는 앞서 성직자의 이러한 통치 기술이 하나님을 욕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K목사는)사기꾼의 전형을 보여준다"며 "하나님을 돈독이 바짝 오른 머니홀릭으로 설교하는 바알사제의 전형이다.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여 하나님을 언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차 "십일조는 구원과 무관하다"며 "마태 25 최후심판비유를 보라. 하나님은 마지막 날에 십일조를 내었는가가 아니라 약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하였는가로 구원의 당락을 결정한다"고 역설했다.

하나님을 돈독 오른 빚쟁이로 만들지 말고 청지기 정신의 신앙생활로 약자를 돌보는 데 마음을 쓰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흥미롭게도 공포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K목사는 세습 1세대 목사가 되어 교회 사유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청지기 정신의 신앙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김진한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