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논평]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분단체제 극복 위해 다시 고민하자

입력 Jun 27, 2015 08:23 AM KST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는 해다. 전면전은 1953년 멈췄다. 그러나 남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5,0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함께 살아온 한민족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한국전쟁의 원인은 분단이다. 분단은 사실상 외세에 의해 강요됐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소련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와 한반도 북부에 군대를 보냈다. 미국은 소련의 영향력이 일본에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38도선을 기준으로 한반도를 두 동강 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해 볼 때, 미-소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으면서 한반도의 정치적 장래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분단 해소를 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들어선 남북의 정치세력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물론, 미국과 소련 두 초강대국의 입김을 물리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족의 자주와 자결을 지키려 노력하기보다 초강대국의 힘에 기대려 했던 남북 정치세력들의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이런 정치적 계산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잉태했기에 비판의 날을 더욱 매섭게 세워야 한다.  
전쟁 이후 남북 정권은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또한 분단 상황을 이용해 내부의 반대자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다. 외부로부터 강요된 분단체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남북의 정치세력이 분단체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건 전쟁을 능가하는 더 큰 비극일 것이다.  
이제 65년의 시간이 흘렀다. 현재 남북은 모든 분야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남한의 완승이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남한의 보수정치 세력들은 이를 숨기려고 하는 것 같다. 보수 세력은 정권을 잃었던 10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시절의 대북 화해정책을 ‘퍼주기’라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어 2008년 정권교체에 성공하자 아예 시간을 냉전 시절로 되돌렸다. 이런 가운데 벌어진 천안함 사건은 보수에겐 하늘이 준 기회였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은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폭침’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5주기인 올해 3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발표를 불신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47.2%를 기록했다. 그만큼 정부발표에 논란이 분분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끝내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갔고, 이를 빌미로 대북 협력을 중단시켰다. 현 정권 역시 이 같은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꽉 막힌 대북 협력 재개는 요원하기만 하다.   
보수 세력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보수 세력은 6.25를 기억하자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이 사건이 우리 현대사에 얼마나 큰 아픔을 안겼는지는 무시한다. 한민족이 분단된 기간은 70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분단 70년이 지난 5,000년의 시간보다 더 심각한 이질감을 불어 넣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는 세계를 바라보는 각자 ‘다른’ 시선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서로의 세계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민족끼리 적대시하고 비인도적인 범죄마저 거리낌 없이 자행된다. 사실 이런 식의 적대행위가 벌어지는 사례는 세계에서 한반도가 거의 유일하다. 이런 상황임에도 분단체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불온한 것으로 치부되고 있으니 한반도의 불행은 끝을 모른다.  
더구나 현 박근혜 정권은 핵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그 어떤 대화에도 나서려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남한은 승자다. 이에 보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해 나가야 한다. 미국은 일본을 축으로 동북아 전략의 새판을 짜려 한다. 이 와중에 대결구도를 고집하다간 한국은 미-일 동맹체제의 하위 연결고리에 불과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한다. 또 이 경우 북한은 체제 존립을 명분으로 핵 야욕을 정당화시킬 것이다. 끝내 끊임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고야 마는 것이다. 
6.25는 분명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다. 그러나 한 쪽에 치우친 해석과 평가는 금물이다. 그보다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극한의 폭력을 행사한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이 무색하게 북한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을 조장해 왔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두 동강이 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기는커녕 분단체제를 부채질한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2015년이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는 한 해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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