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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완구 후보자는 총리 자격 없다

[편집자 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질이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병역비리, 부동산 투기, 언론 외압, 삼청교육대 전력 등등 이 후보자는 가히 ‘비리 종합백화점’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정부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를 기어코 국무총리에 앉히려는 기세다. 새누리당은 2월12일(목)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어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처리했다.   

과거 삼청교육대에 최장기수로 복역했으며, 지난 9일(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애기봉 민통선 평화교회 이적 목사가 “이완구 후보는 총리 자격 없다”는 칼럼을 보내왔다. 이 목사는 해당 칼럼을 통해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완구 후보는 총리 자격 없다 
▲이적 목사 ⓒ베리타스 DB
1980년 신군부에 의하여 진행된 삼청교육대는 삼청순화교육대와 삼청근로봉사대 그리고 감호소로 나뉜다.    
삼청순화교육대는 4주간 진행되었고 삼청근로봉사대는 순화교육을 마친 후 6개월간 군부대에서 노역생활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1981년 2월부터는 삼청근로봉사대에서 노역생활을 하던 수감자들이 재판도 죄명도 없이 사회보호법 부칙에 의거 1년, 2년, 3년의 장기구금을 통지서로 전달 받고 청송감호소로 이감되었는데, 감호소란 바로 여기서 3년 이하의 징역살이를 한 것을 일컫는다.  
당시 국보위가 이 ‘교육’을 담당했는데 국보위는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는 초법적인 기구로서 삼청교육대를 법령도 없이 설치하여 양민들을 검거했다. 국보위는 검거된 국민들을 ABCD 등급으로 나누어 분류작업을 하도록 명했다. 
D급은 훈방하고 A급은 현행범으로서 교도소로 보내고 B급과 C급은 순화교육대로 보내진다. 그리고 근로봉사대는 순화교육을 마친 B급 수료자들이 입소하여 6개월 이상씩 끔직한 노역생활을 하다가 81년 2월 사회보호법 부칙에 의거 1년에서 3년까지의 가혹한 장기 노역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서 제일 가혹했던 과정은 B급 과정이다.   
B급은 순화교육대에서 일부 출소했지만 그건 소수며 전원이 전방의 근로봉사대에 배치되어  노역생활 중 많은 사람이 아사하거나 폭행, 고문, 구타, 총격 등 때문에 사망했다. 국보위 내무분과위는 죄 없는 국민들을 범죄자로 몰아 군부대로 끌고 가는 최고위 기관으로서 등장했다. 내무분과는 삼청교육대 대상자 검거와 분류, 초법적인 검거작전을 지시한 최고사령탑이다. 물론 검거작전은 경찰서가 담당했지만 전국 경찰을 거느린 수장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다. 이완구 후보는 내무분과에서 삼청교육대를 담당하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만 내무분과의 역할은 대상자 검거와 분류작업, 그리고 군부대까지의 인계과정 일체를 담당했으므로 내무분과에서 근무한 이력 자체가 삼청작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후보자의 경우 당시 경정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면 일반경찰서 과장급이다. 이 직급으로 초법적 기관인 국보위에 근무했다면, 이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력군단에 속한다. 당시 역할 없이 앉아 있었던 장관급보다 더 힘이 강력했다는 것은 정설이다.   
그러면 삼청교육대는 무엇이 문제인가? 애초 삼청교육대는 기반 없는 전두환 정권의 실정을 덮고자 깡패 정화작전으로 출발했다. 그러다가 이 작전이 국민들에게 먹혀든다는 것을 감지한 신군부는 일반백성들 즉, 양민들까지도 무자비하게 잡아들인다. 1988년 국회 5공비리 청문회 때 밝혀진 바로는 전과가 없는 사람이 49%를 차지한다고 법무부가 발표했다. 여기에 벌금 전과인 초범자까지 포함한다면 70% 이상이 양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바로 양민들을 무작위로 끌어들인 내무분과위에서 근무했다. 본인의 주장대로 거기서 문서수발 따위의 잡무를 맡았다 할지라도 내무분과의 범죄행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 후보자는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에게 먼저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 고문과 폭행, 총격 등으로 사망하거나 불구자가 된 피해자들이 상당수인 만큼, 그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자기방어식 행동보다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를 먼저 선행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기초적인 행동을 외면한 이 후보자는 후일 총리가 된다면 삼청교육대식 공안몰이에 열중 하는 총리가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계엄포고령 위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죄목으로 3년간의 장기수로 복역한 내 눈으로 보는 이완구 씨는 우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사람 중 한사람이다.   
피해국민에게 사과할 줄 모르는 총리 후보, 글쎄 그의 총리임명이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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