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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NCCK 총무후보 인선 논란과 신앙의 교훈

입력 Nov 06, 2014 10:13 AM KST
지난 10월27일(월) 대한예수교장로회 NCCK 실행위원 일동(이하, 통합측 실행위원)이 발표한 “NCCK 총무인선 과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의도와 결의를 표명하고 있다. 이 입장문은 10월23일(목) 차기 총무 후보를 결정한 NCCK 제62회기 4차 정기실행위원회의 선거 과정과 절차를 문제시한다. 실행위원들은 총무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과 도덕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원칙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들”이라고 규정하고 실제 선거 과정도 “위법적”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참고: 예장통합총회 홈페이지, “NCCK 총무인선 과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 http://www.pck.or.kr/PckCommunity/NoticeView.asp?TC_Board=34306&ArticleId=54&page=1) 
하지만, 통합측 실행위원이 표명한 취지와는 달리 이 입장문 자체가 “원칙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교계정치의 한 단면을 폭로하고 있다. 입장문은 선거의 승자가 교계의 선거를 세속적인 세몰이의 재현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결의를 선포함으로써 “진영논리에 입각한 편협한 오해와 제 살을 도려내는 공동체적 아픔”을 그들 스스로 유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합측 실행위원들은 “[선거] 과정의 투명성과 합법성을 통해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적절하게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정기실행위원회에 앞서 열린 총무후보인선위원회에서 22%의 득표로 낙선한 데서 증명된다. 그들이 공공성 훼손과 관련하여 지적하는 문제점들은 선거 전에 이미 공론화되어 있었는데도 총무후보인선위원회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NCCK 사유화를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호도에 해당한다.  
입장문의 내용과 관련하여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한참 지난 이 시점에 다시 이 논란의 내용을 거론하는 것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태도가 교계에 고질화된 듯한 풍토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향후 이와 같은 불협화음이 교계에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입장문에는 교계 지도자, 특히 교계 정치와 관련하여 활동하는 지도자들의 의식 속에 여전히 권력지상주의적인 심리와 편협한 자기확신, 그리고 자기확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거창한 단어들을 무차별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역력히 드러나 있다. 이러한 심리와 자세가 아무런 의식 없이 답습되는 한, 선거 때마다 유사한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첫째, 입장문은 정의가 무시되는 교계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권력지상주의적인 심리를 노정하고 있다. 권력지상주의적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는 권력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모순도 낯설게 여기지 못하는 점이 입장문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입장문에서는 정년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자의 후보 자격에 관해서는 “교회법과 관례”를 따를 것을 주장하면서, “실행위원회에서 실행위원 교체를 관례적으로 해왔다는 것을 근거로” 실행위원을 교체한 것은 위법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관례가 법을 앞설 수 없습니다”라고 언명한다. 입장문은 ‘관례’라는 단어가 모순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안에 따라 ‘관례’의 내용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입장문이 관례를 주장하면서 관례를 따르지 않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입장을 강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권좌 앞에서 자기모순을 의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자기확신의 사례는 실행위원 교체와 관련된 언급에서 발견할 수 있다. 통합측 실행위원들은 “실행위원 교체에 대한 법해석을 요청하는 예민한 토론 도중에 한 실행위원이 직원이 가져온 헌장세칙을 인용하며 실행위원회가 위원을 교체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발언을 하자, 토론의 분위기는 극적으로 반전되었고 가부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놀랍게도 해당 실행위원이 읽은 세칙은 NCCK의 헌장세칙이 아니라, NCCK 유관기관인 ‘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새가정사)의 회칙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 거의 모든 실행위원들이 해당 위원이 다른 기관의 헌장세칙을 읽었을 것이라는 상상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근거 없는 그의 주장은 실행위원 교체를 위한 투표로 이어졌고, 총무 인선 표결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사실적인 오류의 결과를 주관적으로 확대해석하고 있다. 선거 결과를 이미 위법적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서술하는 어구들이 “극적으로,” “결정적인 영향,” “심대한 영향” 등의 주관적인 과장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확신에 사로잡히면 그 확신을 정당화하는 해석만을 강화하게 된다. 
셋째, 거창한 단어를 남발하는 사례는 해당 상황의 사실적인 차원을 확대해석하는 데서 드러난다. 선거의 절차상 하자를 거론하면서 “생명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정의와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요, NCCK라는 유기적 생명력을 지닌 협의회적 공동체는 여전히 교권주의의 포로상태에서 스스로를 자정시킬 수 있는 신앙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 이번 사태를 계기로 NCCK 회원 모두가 반 에큐메니칼적인 진영논리를 넘어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원칙과 윤리에 기초한 공공성을 회복하고, 다시 한 번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로 돌아가는 회심의 역사를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원[한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덧붙여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4a,16)라고 성경 말씀을 결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입장문에서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질,’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등의 거룩하고 품위 있는 어구들이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의중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됨으로써 그 어구들은 도금된 언어인양 생명력을 잃어버린 듯한 인상을 준다.  
이와 같은 태도가 함축되어 있는 입장문에는 선거 당일에 현직 총무가 차기 총무후보로 선출되어 인사말을 하는 도중에 실행위원석에서 옷을 챙겨 나갔던 한 실행위원의 뒷모습이 중첩되어 보인다.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향후 교계 지도자들은 승부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질서를 세우는 일에 협력하며, 편협한 자기확신이 자기 의로움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무엇보다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로서 말의 진중한 사용에 유념해야 할 과제들을 그 한쪽 팔에 둘둘 감겨 들려있던 외투 속에 구겨서 방치하지 않기를 바란다. 위에 지적된 세 가지의 행동 양태는 설교강단에서도 분명히 선포될 법한 내용들인데, 선포하는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는다면 바울은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롬2:21)라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끝난 선거와 관련되어 논란이 계속될 때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롬2:24) 상황이 초래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음을 위의 입장문과 관련된 사람들은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 입장문은 신앙생활의 도정에 지금 현재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 초조해하는 일반 성도들에게 아무런 교훈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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