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경재] 한류(韓流)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완결)

김경재·한신대 명예교수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TV 드라마와 아이돌팝으로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류’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을 시도했다. 본지는 그의 동의를 얻어 강연문 ' 한류(韓流)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 인간다운 삶의 통전적 관계성, 창조적 역동성, 초월적 영성을 중심으로'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4. 에필로그

   
(1) 문화산업주의와 문화내셔널리즘을 넘어 ‘새로운 문명, 하나의 세계’를 촉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지구촌이 나날이 가속화 되어가면서 문화들은 상호교류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문화혼종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류’ 중에서도 K-Pop  장르는 그 변화속도가 다른 문화콘탠츠에 비하여 빠른 것을 볼 수 있다. 예술 비평가 이동연의 말을 들어보자.

한국의 아이돌 팝은 탈국적화(de-nationalization)를 넘어서 초국적화(trans-nationalization) 하고 있다. 아이돌 팝의 음악 스타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국적, 한국 아이돌 팝에 열광하는 다국적 팬덤, 그리고 아이돌 팝을 제작하는 시스템의 그로벌화가 초국적성의 주요한 요소들이다.

‘한류’의 탈국적화와 초국적화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지닌다. 긍정적 측면을 본다면, ‘한류’ 초기에 부딪힌 장벽으로서 한국과 다른 나라에 엄존하는 문화내셜널리즘을 허물어뜨릴수 있다. 정부는 ‘한류’를 국가이미지 제고에 수단방법으로서 사용하려는 조급한 애국심으로 ‘한류’를 후원하면서 ‘한류’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억압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한류’의 탈국적화는  아이돌 그룹멤버들의 국적이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더우 가속화된다. 아이돌 팝의 탈국적화와 초국적화는 한국 청소년들의 대중음악 활동을 온세계에 알리고 문화산업시장에서 그 영역을 다면화한다는 장점을 가져다준다.
 
그러나 동시에 틸국적화나 초국적화는 ‘한류’에 위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음악스타일이 혼종적인 음악형태로 갈수록 변화하고 그룹멤버들도 국적이나 인종이 다양해질 수록, ‘한류’의 독특한 매력은 살아져버릴 위기를 맞는 것이다. 아이돌 팝의 문화콘텐츠 영역을 두고서만 말하더라도, 음악스타일이 미국대중음악적, 흑인음악적, 유럽적 음악스타일이 어울러지고 혼종적으로 연출되면서도 K-Pop 그룹만이 가지는 한민족의 독특한 예술의 맛이 바탕에깔려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제3장에서 살펴본 한민족의 독특한 예술적 ‘맛’이 어떻게 음악적으로, 드라마적으로 형상화되어 표현될수 있는가 문제는 온전히 여러 문화장르에 종사하는 예술인 전문가들의 창조적 역량에 달려있다.
 
음악분야만이 아니라, TV드라마 분야에서도 소나기처럼 한번 지나가고 만 <겨울연가>나 <대장금> 못지 않게 아시아 대중과 세계인들의 예술적 감정을 움직 일수 있는 문화적 소재는 많다고 여겨진다. 예들면, <원효대사>· <명의 허준> · <등신불과 무녀도> · < 문둥이의 아버지 성자의 지팡이> · <토지> · <명성황후> 등의 소재는 어떻게 창조적 각본을 쓰고 연출해 내느냐에 따라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풍부한 예술문학적 소재들을 깆춘 것이라고 본다.
 
여하튼 ‘한류’가 제작기획사들의 문화산업주의와  정부의 문화내셜널리즘에 속박당하지 않고 한민족의 문화운동으로서 그 창조적 역동성을 어떻게 지속해 갈 것인가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류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문명, 하나의 세계’ 실현을 촉매하는 창조적 문화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2) 한류와 한국 기독교: 맘몬주의와 교리적 종파주의를 넘어 ‘생명 평화 정의’공동체 촉매

마지막으로, ‘한류’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을 마감하면서 그 문화적 운동의 빛과 그림자 아래서 한국 기독교의 현황을 잠시나마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맘몬주의와 교리적 종파주의 동굴에 갇혀있는 한국 기독교는 한국사회에서 ‘문화퇴행적 집단’으로 비춰진지 오래이다.
 
개화기 초에, 한국사회의 개화및 근대화에 적지않은 공헌을 한 기독교회가, 교회사 120년만에 변화하는 문화상황에 가장 둔감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종교단체가 되고 말았다. 현재 개신교 교회예배에 앞서 연출되는 소위 ‘음악 선교단’의 곡과 가사들은 19세기 미국 부흥회에서 부르던 타계지향적 복음성가 가사들, 감상적 멜로디, 무절제한 전자확성기와 타악기의 남용등으로 영성의 정화나 승화는 커녕 ‘소음’ 단계로 전락하고 있다.
  
‘한류’의 문화현상을 바라보는 목회자들의 일반적 감정은 매우 부정적이어서 타락한 세속문화의 범람이라고 단정해버리고 그 창조적 의미를 보지 못한다. 다른 한편 기독교 가정 아이들도 가정과 교회 밖에서는 ‘한류’의 바람에 휩쓸리거나 선호한다. 이러한 이중적 괴리의 극복이 시급하다. ‘한류’는 잘못발전하면 현대 자본권력에 포로가되고 정치권력에 이용당하면서 결국태풍이  ‘열대성 고기압’으로 변질되는 것처럼  살아지고 말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깊은 관심과 격려와 참여적 비판을 통해서 그리스도교 교회가 꿈꾸는 ‘생명 평화 정의 공동체’ 실현에 촉매역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렇게되기 위해서는 한국 개신교가 먼저 만몬주의와 교리적 종파주의 동굴에서 벗어나서 ‘생명 평화 정의’를 실현하는 하나님의 나라 전진기지로서 다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맛잃은 소금처럼 밖에 버리워 사람들에게 밟히는 문화퇴행집단, 문화테러집단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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