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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서중석 교수 “욥기 주제, 의인의 고난 아냐”
연세대 신학생 대상 에큐메니컬 세미나서 특강

입력 May 02, 2011 01:05 AM KST

연세대 서중석 교수(신약학, 연세대 전 부총장)이 욥기와 로마서의 비교 분석을 통해 욥기의 원 주제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연세대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2011학년도 1학기 학위과정 에큐메니컬 세미나에서 특강을 한 서 교수는 그동안 책의 표면적 내용에 따라 의인의 고난으로만 비춰진 욥기를 욥의 항거를 통해 소급해 가는 식으로 새롭게 읽어야 함을 역설했다.

서 교수는 욥의 항거의 단서를 욥기 마지막 장 마지막절에서 찾았다. ‘욥이 늙어 나이가 차서 죽었더라’(욥42:17)에서 서 교수는 "나이가 차서 죽었다는 말을 어원적으로 풀이하면 세월에 흠뻑 젖어 살았다는 말이 된다"라며 "이 말인 즉슨 욥이 말년에 이렇다 할, 기록할 만한 사건이 없이 그럭저럭 살다 갔다는 말"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서 교수는 욥의 소극적 항거라고 표현했다.

고난 뒤 소유의 축복을, 가정의 축복을 받은 그였으나 욥기 앞 부분에 나온 의인으로서의 욥의 경건한 행동은 욥기 후반부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된다. 행복하게 살았다는 간단한 언급조차 없다는 것이었다.

권능의 하나님 앞에 굴복이 아닌 항거를 하고 싶었던 욥은 그렇게 자신의 세월에 흠뻑 젖어 사는 것으로 소극적 항거를 대신했다고 서 교수는 강조했다. 그렇다면 욥기가 주는 교훈은 뭘까?

로마서 전체에 하나님과 인간의 질적 차이에 대한 전적 수용이 짙게 깔려 있음을 전제한 서 교수는 로마서의 말씀(9장 13-22)을 통해 욥기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하려 했디.

서 교수는 "욥기에서 욥의 항거를 읽어내지 못하면 그 책의 표면적인 내용이 알리듯 의인의 고난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라며 "그러나 욥기의 근본적 주제는 하나님이 자유하시다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서양에 근거를 둔 인과율적 사고방식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 준 욥기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의식의 범위를 넘어계시는 하나님"이라며 "욥기가 제시하는 인과율을 넘어서는 자유로운 하나님 상은 일면 독자를 절망케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저자가 만일 인과율에 갇힌 하나님 상을 제시했다면 독자의 절망감을 더욱 깊어졌을 것"이라며 "하나님이 인과율에 따라서 심판하신다면 개인이건 그룹이건 그 어느 누구도 그 아래 남아있을 자가 없다. 인과율에선 은혜라는 개념이 와해된다"고 지적했다.

시인 괴테의 ‘손 안에 잡힌 것은 무엇이든 다 썪는다’는 표현을 인용한 서 교수는 이어 "하나님이 어떻게 인간의 손에 포착될 수 있겠는가"라며 "인간의 손에 들어온 하나님은 다만 썩어질 뿐이다. 하나님을 잡은 줄 착각하지 말라"고 했다.

지평선 이야기도 덧붙였다. 서 교수는 "지평선은 우리가 아무리 그곳으로 다가가도 여전히 뒤로 밀린다"라며 "그래서 지평선이 되는 것이다. 뒤로 밀리니까 잡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지평선이 지평선 답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서 교수는 끝으로 강해를 마무리 하며 "하나님과 인간 질적 차이를 절망하면 할 수록 더 나아가서 하나님에 대한 인간 인식의 한계를 심각하게 자각하는 것으로 그 사람의 절망과 침묵은 더 깊어질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열망과 삶의 경건성 역시 그만큼 더 깊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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