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프라하 기행] ‘30년 전쟁’의 진원지 옛 왕궁

    [프라하 기행] ‘30년 전쟁’의 진원지 옛 왕궁

    사회적 변혁기에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런 갈등이 종교적 신념과 결합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번진다. 30년 동안 지속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30년 전쟁’이 바로 그런 경우다.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신교의 영향력은 확대일로에 있었고, 이에 비례해 로마 교황청의 권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
  • [프라하 기행] 성지는 장소가 아니라 관계

    [프라하 기행] 성지는 장소가 아니라 관계

    ‘성지(聖地)’란 낱말의 사전적 정의는 ‘각 종교에서 신성시하는 도시 혹은 지역’이다. 이 같은 정의를 따른다면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프로테스탄트, 즉 개신교의 성지다. 프라하를 이렇게 정의하는 게 비약일수도 있다. 프라하는 특정 종교의 성지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
  • [심광섭의 미술산책] 훌륭한 설교자에 대한 루터의 주장

    루터에게 제사장 직분의 바른 수행은 말씀의 선포에 있다. 말씀 선포의 핵심은 그리스도의 선포이다. 루터는 “그리스도의 업적과 삶과 말씀에 대한 지식을 처세를 위하여 역사적 사실로만 설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훌륭한 설교자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수립되어, 그리스도…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어둔 밤

    어둠이 찾아온다. 어둠이란 ‘공간’은 불안, 회피, 우울, 절망, 혼돈, 무질서 등으로 우리에게 언제나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다. 늘상 찬란하고 완전한 빛이 찾아옴으로 어둠은 범죄자인양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고 마는 것처럼 여겨졌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오늘은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찾아오는 어…
  • [심광섭의 미술산책] 자본과 구원

    “만일 예수께서 돈을 저축하신다면 그분께서는 어디에서 쇼핑하시는지 알고 싶다.”(If Jesus saves, I want to know where he shops.) 이 글은 미국의 어느 화장실 벽에 쓰여 있는 낙서다. 물은 이 글은 동사 “구원하다(to save)”를 의도적으로 오독한 것이다. 그리고 이 동사는 명사 “구원(salvation)”과 관계되어 있…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까사 엘리타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라라소아냐의 까사 엘리타

    라라소아냐 다리 밑 냇가에서 두 시간을 혼자 기다린 세빈이를 만난 마음은 복잡한 감정의 뒤엉킴이었다. “세빈아, 일단 알베르게에 가 보자.” 아르가 강 다리를 건너자 낡은 교회-성 니콜라스 예배당(13C경)-가, 오래된 친구들이 서로 다정하고 반가운 대화를 나누듯이 주변의 건물들과 정겹게 어울리…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수비리에서 멈추어야 했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수비리에서 멈추어야 했다

    에로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골짜기는 바위와 자갈이 뒤섞인 험한 길이다. 까미노 전체 여정에서 만나는 가파른 내리막 경사 중에 단연 으뜸이다. 4킬로미터 정도 구간이고, 정상적인 걸음이라면 한 시간 소요되지 않을 거리이다. 그러나 전날 생장피드포르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왔다면 사정은 다르다. …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걸어보고 힘든 줄 알았다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걸어보고 힘든 줄 알았다

    잠깐 쉬었다가는 걸음걸이가 가벼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어제도 틀렸고 오늘도 틀렸다. 어깨는 다시 무겁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내리 쬐는 태양의 기세는 거침이 없다. 한길사(2008)에서 출판된 책, ‘두 남자의 산티아고 순례일기’의 지은이는 순례여정길에서 참 독특한 표현을 사용한다. 너무 힘들 …
  • [이충범의 물에서(1)] 어설픈 첫 걸음마

    [이충범의 물에서(1)] 어설픈 첫 걸음마

    “긴급상황입니다. 불쌍한 초보를 도와주세요. 20와트짜리 수중펌프를 빵빵 돌려서 보름이상 물잡이를 했고 그동안 물잡이용 물고기가 잘 살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요? 금붕어 기를 때 산소가 부족하면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데 혹시 산소부족은 아니겠죠?”
  • [심광섭의 미술산책] 부활한 자의 십자가

    예수께서는 십자가상에서조차 춤을 추신다. 십자가상에서 무아지경의 춤이라니...??(성경에 충실한 분들이라도 성경에 없는 얘기를 한다고, 그림과 조직신학은 인위적 조작신학이라고 꼬집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 다 아니까요...)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결국은 각자 걷는 길

    날씨는 더욱 신선해지고 청명해졌다. 비온 뒤 갠 하늘은 그지없이 깨끗하다. 목회자로, 목회자의 아내로, 목회자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보이지는 않지만 묵직한 멍에가 주는 부자유함과 무게감을 감당해야 하는 굴레이다. 그것은 주인이 벗겨주지 않으면 결코 벗을 수 없는 무한 구속의 장치이다. ‘내…
  • [심광섭의 미술산책] 성금요일: 피에타(Pieta)

    [심광섭의 미술산책] 성금요일: 피에타(Pieta)

    성모 마리아님, 당신은 아들의 주검을 안고 슬퍼할 수 있어 그래도 행복하십니다. 성모님, 지금 여기는 침몰한 여객선 안에서 실종된 어린 생명들 때문에 온 나라가 초상집이랍니다. 배가 인양되고 나서야 주검이라도 안아볼 수 있게 될 어머니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메어지고 찢어집니다. 그러나…
  • [심광섭의 미술산책] 한 가닥 희망 바다 속으로 침몰

    [심광섭의 미술산책] 한 가닥 희망 바다 속으로 침몰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침몰 후 40여 시간이 지나는데도 구조 소식은 없고 구조를 기다리는 한 가닥 희망의 마음마저 점점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 [심광섭의 미술산책]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

    [심광섭의 미술산책]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

    폴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는 예수께서 골고다의 언덕이 아니라 프랑스 북서 지방인 퐁타방 브르타뉴에서 책형을 당하고 있다. 고갱은 1886년 이곳을 찾은 이후 이곳 농민들의 삶과 이들의 관습에 매료되어 있었다. 십자가의 예수가 역사적 배경과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화가는 골고다의 역사적 …
  •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여유와 긴장이 교차하는 길

    [산티아고 영성순례기] 여유와 긴장이 교차하는 길

    하얀 벽, 초록색 덧창이 눈에 띄는 부르게테Burguete 호스텔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도로 왼쪽에 아치형태의 회랑이 있는 부르게테 관공서 건물이 나타난다. 회랑을 마주한 플라타너스 공원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공원 뒤편 나지막이 자리한 프론톤 바르Fronton Bar는 순례자들의 달콤한 휴식처이다. 몇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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