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박영식 교수 징계의결 요구는 부당한 탄압"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성명에 총 746명 참여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징계의결 요구에 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이하 과신대) 성명서에 참여한 서명자가 25일자 기준 총 746명에 이르렀다고 과신대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서명 참여자는 과학자 35명, 교수 및 전문인 118명, 신학자 및 목회자 245명, 직장인 및 사업가 282명, 주부, 학생 및 기타 66명 등이었다. 아래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가 발표한 성명 전문.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에 대한
"과학과 신학의 대화" 성명서

"과학과 신학의 대화(이하 과신대)"에 소속된 과학, 철학, 신학 등 다양한 전공의 전문인, 목회자, 신학자는 2024년 3월 8일 박영식 교수에게 전달된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의 징계의결 요구를 부당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징계 절차 중단과 정중한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 대책 마련을 요구합니다.

1. "징계 의결 요구"는 신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2022 년 1월 <신학검증위원회 보고서 송부 및 의견 제출 요청>에 따라 제출된 박영식 교수의 의견서, 『창조의 신학』(동연, 2018) 저서, 「성결교회의 창조신학 구성을 위한 기초 작업」(신학사상, 2023) 논문 등을 통해 밝혀진 대로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적 이해는 성결교단의 존경 받는 목회자인 이명직 목사, 신학자 조종남 교수, 전성용 교수 등의 신학적 입장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의 창조신학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의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 17세기 프로테스탄트 정통주의의 창조교리, 현대 주요 신학자들의 창조이해에 기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는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교단의 창조론과 배치된다고 주장하며 징계 의결을 요구하였습니다. 과신대에 소속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은 그렇다면 성결교단의 창조론이 앞서 언급한 기독교전통에서 정립돼 온 창조신학과 배치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성결교단의 창조론이 기독교전통과 배치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이 교단의 창조론에 위배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법인 이사회와 신학검증위원회의 판단이 정당한 신학적 근거 위에 내려졌는지 반문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징계 의결 요구"는 합리적 근거가 없습니다.

과신대에 소속된 과학자, 공학자, 철학자 등 다양한 전공의 전문인들은 자연과학을 통해 드러난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신학적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박영식 교수의 의견에 찬성하며 이 의견을 거부하는 듯한 서울신학대학교와 법인 이사회의 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기독교는 바실레이오스, 아우구스티누스 등과 같은 교부들이 천명했듯이 당대의 자연철학, 자연과학과 대화하며 교리를 구성하고, 이해해 왔습니다. 이는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것이며, 자연철학과 자연과학을 통해 드러난 진리도 하나님의 것이요, 성경과 교회의 전통, 신학을 통해 드러난 진리 또한 하나님의 것이라는 깊은 통찰에 기인합니다.

진리정합설의 맥락에서 기독교는 "두 가지 책" 전통에 기반해 자연과학과 철학 등 타 학문과 대화하며 교리를 구성하고 이해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박영식 교수에게 내려진 징계 사유 이면에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반지성적인 태도가 보여 통탄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서울신학대학교와 법인 이사회가 주장하는 창조신학이 만약 현대과학을 통해 드러난 과학적 결과들을 거부하는 태도에 기반한다면, 그 자체로 기독교전통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기독교를 반지성적인 종교로 오인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징계 의결 요구가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기조 위에 이뤄진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혹여 반지성적 태도가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에 대한 정죄를 추동하고 있다면 이는 합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규탄 받을 일입니다.

3. "징계 의결 요구"는 법적, 윤리적 근거가 없습니다.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의 박영식 교수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는 박영식 교수 개인에게 보장되어야 할 학문의 자유, 신앙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법적 권리를 명백히 침해합니다. 또한 서울신학대학교 당국은 소속 교원을 보호하고 변호할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의 부당함을 공개적으로 발언해 온 기독교 관련 학회와 단체, 언론기관을 대상으로 서울신학대학교 소속 교수들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과신대는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4. 과신대는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박영식 교수에 대한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의 부당한 징계 의결 요구와 학교 당국의 징계 관련 절차를 예의주시하면서 그가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처우를 당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사항을 이사회와 학교 당국, 교육부, 그리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요청합니다.

첫째,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이 교단의 창조론과 배치된다는 주장은 신학적 근거가 빈약하며, 기독교의 창조론이 현대과학과 대화해야 한다는 박영식 교수의 주장을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를 반지성적인 종교로 오인할 여지를 제공하는 바,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와 학교 당국은 박영식 교수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와 검토를 즉각 철회하고, 그간 박영식 교수에게 입힌 정신적 피해에 대해 정중히 사과해야 합니다.

둘째,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사회와 학교 당국은 구조적인 차원에서 소속 대학 교수들의 학문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대한민국 교육부는 서울신학대학교 박영식 교수에게 가해진 부당한 사태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이사회와 학교 당국의 징계 의결 과정과 절차가 공정했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특별감사를 마련해야 합니다.

넷째, 기독교신앙을 가진 모든 이들, 기독교 관련 학회 및 단체들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해 온 기독교 신학 전통 안에서 박영식 교수의 신학적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연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4년 4월 17일
과학과 신학의 대화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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