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학교폭력 문제를 다뤘다. Z세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학교 폭력 양상은 X,Y세대에 비해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 특히 Z세대 일상의 터전인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각종 따돌림, 모욕, 언어 폭력, 음담패설 등은 자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청소년 시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학폭 문제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접근하고 대응해야 할까? 성공회대학교 김한나씨는 ''Z세대'에도 끝나지 않는 학교폭력'이란 기고의 글에서 먼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항을 인용해 학교폭력의 정의를 짚고 넘어갔다.
해당 조항에 의하면 학교 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먼저 김씨는 "학교폭력은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 시기에 육체적·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피해자들은 우울증과 자존감 하락, 공동체 부적응, 자살 충동 등의 후유증을 겪을 수 있으며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장애를 겪는다. 또한, 피해를 당한 학생이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2차 3차의 폭력 행위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학교폭력은 사춘기의 육체적·심리적 변화, 정체성 혼란과 낮은 자존감, 가정환경이나 사회적 관계 등의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또래 집단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민한 시기에 친구들의 압력과 모방 심리, 거친 저항성과 배타성은 학교폭력의 심각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원주민'으로 불리는 Z세대가 생성하는 '사이버 세계'와 관련해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정체성 형성에 깊은 영향을 주는 사회적 관계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학교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청소년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미디어 콘텐츠는 청소년의 폭력과 일탈을 부추겨 온·오프라인 세계를 소리 없이 뒤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자살과 폭력을 미화하는 영화나 동영상, 금기시된 물품이나 유해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 SNS 계정과 온라인 커뮤니티는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실질적 위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폭력의 문제에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김씨는 교회를 향해 "학교폭력의 실태와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조사를 통해 그 실체를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힘써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이타심을 갖도록 도울 수 있다. 더불어, 친구들 사이에 갈등과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윤리적 지침과 이를 훈련할 기회를 제공하고, 청소년 상담이 가능한 전문 사역자를 양성하여 청소년들의 내적·외적 갈등을 방관하지 않고 도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목회자와 청소년 사역자, 부모들에게 학교폭력의 징후와 올바른 대처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회와 교단이 연합하여 학교폭력 근절과 관련된 온라인 교육 시스템과 상담 애플리케이션, 동영상 등을 개발·보급한다면 지역교회의 예산과 인력 부족에서 오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