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개 교단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가 함께한 한국교회 2021 부활절 연합예배가 4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롬 1:4)!'라는 주제 아래 개최됐다. 박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한 이날 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가 주관했다.
1부 예배는 이철 감독회장(감리회) 사회로 한기채 목사(기성)의 기도, 조강신(예장 대신 총무)·고영기(예장 합동 총무) 목사의 성경봉독 후 지난 2018년 사랑의교회 40주년을 기념해 7천여명의 성도들이 함께 불렀던 '할렐루야' 합창 영상을 상영했다.
이후 신정호 목사(예장통합 총회장)는 '부활 신앙이 희망입니다(에스겔 37:7-10, 로마서 1:2-4)'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신 목사는 "한국교회는 특별한 상황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덮친 후 두 번째 해를 맞이했다"며 "한국사회와 지구촌 모든 주민이 치유와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방역 관계자들을 주님께서 보호하시기를 기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회 지도자들, 동아시아와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하나님 아버지께서 용기와 지혜를 주시기를 축복한다. 특히 생활에 곤란을 겪는 분들에게 은혜와 평안이 임하기를 기도한다"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하여 모인 우리는, 무엇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먼저 첫째로 그는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께 돌아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은 자연을 파괴하고 기후환경을 무시한 인간의 탐욕과 무지가 낳은 결과이다. 우리가 던진 부메랑이 코로나로 돌아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무능과 무지를 고백하며 하나님께로 돌아서야 한다. 그 동안 우리는 성경 말씀에 온전하게 따르지 못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지 못했다. 겸손과 자기 비움의 길을 걷지 못했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기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공교회성을 지키는 일과 사회의 공공선을 세우는 일에 충분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삶을 깊이 성찰하고, 창조주 하나님을 향한 순종을 다시 다짐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십자가 죽음을 넘어서는 은총이다. 여기에 참된 회복의 길이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부활을 믿고,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자"고 권면했다.
이어 둘째로 "만물을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에스겔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마른 뼈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쳤다"며 "우리도 눈치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목청 터져라 '여기 부활 회복의 길이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만이 참된 삶의 길이다', '코로나야 물러가라' 하고 외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 말씀은 인간 삶을 변화시킨다. 교회도, 그리스도인도,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며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십자가 정신을 견지하게 한다. 우리는 말씀의 능력 안에서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됨을 굳게 믿고, 생명의 말씀을 선포하자"고 다짐했다.
셋째로 "우리는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서 만물을 회복하시는 은총을 누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부활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대한 가능성을 열어 제친 사건"이라며 "죄의 형벌인 죽음은 생명의 종말이지만, 하나님 아버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셔서 영생의 길을 여셨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는 질병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실감하게 했다. 이 존재의 질곡을 넘어서는 은혜가 부활 신앙"이라며 "교회가 역사의 도전에 언제나 복음의 말씀으로 응전했듯, 우리도 말씀대로 살며 자신을 깊이 성찰하며 이웃을 사랑하며 섬겨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해와 치유의 길을 열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은 오후 2시부터 군포제일교회(담임 권태진 목사)에서 2021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으며 그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새벽 5시 30분 신내감리교회에서 부활절 새벽예배를 드렸다.
NCCK 이홍정 총무는 부활절 메시지에서 "한국교회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의 악순환 속에서, 자연의 생명을 대상화하고 착취한 결과로 나타난 인류공멸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인류공동체와 함께 연대해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 패권구도 속에서 신냉전 국제질서가 구축되면서, 동맹의 틀에 갇힌 채 분단냉전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며 평화에 목말라하는 한반도의 민(民)의 생명의 안전을 위하여, 평화를 만드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돈과 무질서 속에 맞이하는 2021년 부활절에, 그리스도의 수난 당하시는 사랑과 부활의 영성으로 국적과 인종, 종교와 이념, 성별과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서, 혐오와 차별이 아닌 환대와 연대의 정신으로, 가장 고통당하는 이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했다.
아울러 "자기 의에 충만하여 선과 악을 가르는 심판자의 위치에 서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며 속죄양을 삼는 신앙의 오만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을 부인하고 맡겨진 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세상의 생명을 섬기는 머슴으로 살아가자"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