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사노동3단체, 가사노동자 노동권보호 법제정 촉구 기자회견

"60년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가사노동자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라"

가사노동자 노동권
(Photo : ⓒ 한국YWCA연합회)
▲가사노동3단체는 정부와 20대 국회가 가사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직시하여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는 6월16일(목) 2016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아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등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가사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법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는 가사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적시하며 정부와 20대 국회가 그들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헌법 37조에 보장된 근로의 권리, 안정적 근로조건을 누릴 권리를 확립할 것과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권리를 보장한 ILO 가사노동자협약을 비준할 것을 요청했다.

국제가사노동자연맹(IDWF)는 연대서한을 통해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에 가사노동자가 포함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ILO협약에 명시된 가사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 주휴와 휴일 보장, 사회보장, 직업상의 안전과 건강 등 가사노동자도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IDWF에는 현재 47개국의 59개 가사노동자 회원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가사노동자들의 현장발언에서는 가사관리사, 가정보육사, 산후관리사를 대표하는 회원들이 나서서 의견을 개진하며 정부와 국회가 30만 가사노동자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현장발언>

-이진심 가사관리사(전국가정관리사협회 서울지부 회원)

"대한민국 정부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가사노동자는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가사노동자는 실업급여도, 퇴직금도, 국민연금도 받을 수 없다. 남들 다 쉴 수 있는 연차도, 여름휴가도 없다. 이제 더 이상 망부석처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우리 가사노동자들을 보호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가자."

-백정옥 가정보육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 회원, 행복한돌봄협동조합 이사장)

"베이비시터로 일하고 있는데 아이를 안고, 업고 하다 보니 어깨와 팔이 아파 매일같이 병원에 드나든다. 전국에서 일하는 베이비시터들이 몸이 아파도 병원비 걱정에 병원을 가지 못한다. 우리 가사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 산업재해와 고용보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한다."

-김숙환 산후관리사(한국YWCA연합회 회원, 부천YWCA 돌봄과살림협동조합 이사장)

"산모와 신생아를 돌보는 산모돌보미를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당당하게 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돌보미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사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법률은 1950년대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가사노동자도 노동자이다. 특별법을 준비하겠다고 요란하게 떠들던 정부는 온데간데없고, 여전히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절박한 우리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왔다. 정부와 국회는 가사노동자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고, 법 개정을 조속히 할 것을 촉구한다."

아래는 <2016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성명서>의 전문이다.

20대 국회는 가사노동자 특별법 즉각 제정하라!

정부는 ILO 가사노동자 일자리협약 즉각 비준하라!

우리나라에서 가사노동자 노동권운동이 시작된 지 어언 10년이 되었습니다. 2006년 4월, 해방 이후 최초로 '비공식부문 돌봄노동의 실태와 정책과제'라는 토론회가 열려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사노동자의 현실을 알려냈습니다. 7월에는 돌봄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돌봄노동팀'이 활동을 개시했고, 2010년에는 16개 노동사회시민단체들이 모여 가사노동자 보호입법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는 ILO가 '국제노동계의 마지막 현안'이라고 불렸던 가사노동자를 위한 보호협약을 채택하였습니다. 이후 가사노동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법 적용과 ILO협약 비준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가사노동 특별법안을 만들고 이를 연내 발의를 하겠다는 발표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는 노동개혁 추진을 위해 고용노동부의 역량을 총집중해야 한다며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하였습니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들의 처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로 인해 60여년간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어 왔습니다. 산재보험도 건강보험도 실업급여의 혜택도 받지 못합니다.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임금체불이 발생해도 민사 소송만이 해결방법입니다.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그 흔한 통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체 가사노동자의 숫자조차 추정할 따름입니다.

지금 현장에는 중고령 가사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있는 추세입니다. 5년을 일해도 10년을 일해도 여느 노동자들처럼 퇴직금은커녕 노후를 준비할 국민연금마저 없습니다. 계약서 한 장 없는 일터에서 일하는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정부와 20대 국회에게 묻습니다. 가사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에 우리는 제5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은 오늘, 다시 대열을 추스르고자 합니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역사를 써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헌법 37조에 보장된 근로의 권리, 안정적 근로조건을 누릴 권리를 촉구합니다. 다른 노동자와 똑같은 권리를 보장한 ILO 가사노동자협약을 비준할 것을 촉구합니다. 30만 가사노동자를 직업인으로, 노동자로 인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러한 결의 속에서 우리는 국민의 무거운 기대 속에 출범한 20대 국회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가사노동단체들과 협력하여 가사노동자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둘째, ILO 가사노동자 일자리협약 즉각 비준하라!

셋째, 가사노동자의 사회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즉각 구성하라!

넷째, 돌봄서비스 확충계획 수립하고 비영리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적극 육성하라!

2016. 6. 16.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사)한국가사노동자협회, (사)한국YWCA연합회 회원 일동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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