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샬롬나비 설날 논평, “이기적 분파성을 버리자”

▲복음주의 신학자 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은 2월15일(일) 설날의 의미와 관련된 논평 “이기적 분파성을 떨쳐 버리고 진정한 소속감을 확인하는 명절로 발전시키자”를 발표했다. 

논평은 “설날(음력설)은 민속의 고유한 명절이므로 ... 일제의 잔재인 구정이라는 용어보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설날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이 합당”하다고 전제하면서 “음력설을 새해로 쇠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우리 민족의 고유 세시풍속으로 지키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이어 설날은 “당파적 의식 아닌 진정한 소속감의 ‘우리’ 의식을 확인하는 명절로 삼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우리’ 의식이 갖는 폐쇄적인 구조를 경계하고 다문화가족까지 포용하는, 상호 소속감과 상호 협력과 상호 나눔과 상호 섬김의 관습을 발전시키자고 권유한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설날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이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한민족의 일원으로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갖고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아름답게 세워가는데 앞장서야”할 것을 주문하며, 교회는 설날의 사회통합적인 의미를 되새겨 “하나됨과 나눔과 섬김을 힘써 실천하여 사회통합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고 요청한다. 이는 “‘교회가 세상의 유일한 소망입니다’는 문구가 교회 안에서 구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세상 사람들로부터 들려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논평의 전문이다. 
이기적 분파성을 떨쳐 버리고 진정한 소속감을 확인하는 명절로 발전시키자
오는 19일 설날은 한국의 세시풍속 가운데 한가위와 더불어 가장 큰 명절이다. 이러한 명절을 지키는 세시풍속은 연간 생활 과정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리듬을 주며, 활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린이들은 세뱃돈을 받는 즐거움에 기대감에 부풀고, 어르신들은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과 친척들과의 만남에 많은 기대를 하고, 집안 곳곳을 청소하며 가족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고 손자손녀들을 위해 새 돈을 준비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설 연휴 기간 중 전국 예상이동인원은 3,354만 명으로 지난해 설보다 15.7% 늘어나 1일 평균 559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설날이 우리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알게 해준다. 이에 샬롬 나비는 민속 최대의 명절을 맞이하여 설날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천명하는 바이다.   
1. 설날(음력설)은 민속의 고유한 명절이다.  
설날의 역사는 고려시대에는 이미 9대 명절 중의 하나로 정착되었고, 더 나아가 신라시대까지 추정해볼 수 있다. 설날은 한자로 원일(元日), 원단(元旦), 세수(歲首), 혹은 정초(正初)라고 쓰며, 그것은 일 년의 첫째 되는 날, 출발일이라는 뜻이다. 즉 묵은해를 떨쳐 버리고 새로 맞이하는 한 해의 첫 날이며 첫머리라는 의미이다. 설날에는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친척이나 이웃 어른들께 세배를 하는 것이 고유의 풍습이다. 음력설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는 방식은 일제 강점기에 도입된 것으로  새로운 설이 아닌 오래된 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시간관념의 새해는 음력에 근거하여 시작되었다. 일제는 자신들의 시간 체계에 맞는 양력설을 새롭고 진취적이라는 의미에서 신정으로 부르고, 피식민지인인 한국인들이 쇠는 음력설은 오래되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구정으로 불렀다. 구정이라는 명칭은 일제의 양력설 정책을 답습한 한국 정부에 의해서도 사용되었고, 한 때 그 사용이 장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1985년에서야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음력설을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였다가 1989년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음력설을 설날로 개칭하고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이로써 전통 설은 구정이라는 낙후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었고 우리의 고유명절로 복권되었다. 따라서 일제의 잔재인 구정이라는 용어보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설날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이 합당하다.   
2. 음력설을 새해로 쇠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우리 민족의 고유 세시풍속으로 지키는 것이 좋다.  
설날(음력설)은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로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여 지난날을 돌아보며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겠는 각오와 함께 새해의 새로운 결심을 하는 날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설날은 가족 간의 유대를 공고하게 하는 민족고유의 전통으로서 세시풍속의 의미를 지닐 뿐이지, 더 이상 새해 첫날의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새해 첫날을 맞아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해에 대한 새로운 결심을 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어, 음력설을 다시 새해 첫날로 쇤다면 이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이중과세(二重過歲)가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단군 월력을 쓰지 않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연결된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으며 서양 월력(A.D. Anno Domini)을 사용하고 있다. 양력설(신정, 新正)을 쇤 후에 또 다시 음력설을 쇤다는 것은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다.  
3. 당파적 의식 아닌 진정한 소속감의 ‘우리’ 의식을 확인하는 명절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여 면면히 흘러내려왔다. 설날과 연관된 세시풍속은 단순히 전통을 지키는데 국한되지 않고 ‘우리’ 의식의 아름다운 전통을 형성하였다. 어른에 대한 공경, 가족 간의 화합과 협동, 온 동네의 잔치 분위기 등은 우리 민족의 높은 동질성 회복을 위한 신앙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런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두레나 품앗이 제도도 생겨 마을마다 화합의 장을 이루는 독특한 정신문화를 형성했다. 서양 문화가 너와 나의 한계를 분명히 하여 개인주의를 발전시켰다면 우리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위하여 자기희생을 전제로 ‘우리’ 의식을 발전시켜왔다. 극단의 개인주의화로 가정이 해체되어 가고, 사회가 파편화되어가는 작금의 시대상황에서 이번 설날을 계기로 ‘우리’ 의식의 공동체성이 개인과 사회와 정치 전반에 회복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공동체 의식으로서 ‘우리나라,’ ‘우리 겨레,’ ‘우리 한국인,’ ‘우리 이웃,’ ‘우리 가족’ 등이 회복되길 바란다. 그러나 이런 한국인의 ‘우리’ 의식의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우리’ 의식이 갖는 폐쇄적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 한국인의 폐쇄적 가족주의는 집단이기주의적인 ‘우리’ 의식을 정당화하고 있고, 이 잘못된 집단이기주의가 정치적 당파의식과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지금, 폐쇄적 가족주의를 넘어서 다문화가족을 포용하는 진정한 ‘우리’ 의식을 확인하는 설 명절이 되어야 한다. ‘우리’ 의식의 분파 성을 떨쳐 버리고 상호 소속감과 상호 협력과 상호 나눔과 상호 섬김의 관습을 발전시키자.  
4. 설날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이다
설날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민족고유의 전통문화로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가족과 친척들과의 만남을 통해 공동체적 유대를 공고히 하는 하나님의 일반은총이다. 서구의 현대문화가 전통문화를 폐기하고 우리의 민족적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한민족의 일원으로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갖고 민족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아름답게 세워 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5. 교회는 하나됨과 나눔과 섬김을 힘써 실천하여 사회통합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우리 민족 고유의 ‘우리’ 정신에 기초한 ‘우리 교회’ 의식을 가지고 남다른 헌신과 충성을 통하여 세계 교회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부흥과 성장을 이루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큰 자랑이요 자산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안타깝게도 개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지향하면서 당파적 분열의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교회가 사분오열되어 교회가 하나됨과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이지 못하여 사회로부터 많은 우려와 비판을 받게 되었고, 교회는 계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현실에 봉착해있다. 설날을 계기로 우리 민족 고유의 ‘우리’ 정신을 가지고 초창기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인정받음과 함께 모든 것의 구심점이 되어 빛의 역할을 감당한 것처럼 교회를 세워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의 말씀이 교회와 신자들의 가정과 직장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사회 통합이란 소외와 따돌림이 없는 정의로운 인간관계에서 생긴다. 사회 통합을 위한 교회의 책무는 정부와 사회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안전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섬김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유일한 소망입니다’는 문구가 교회 안에서 구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세상 사람들로부터 들려와야 할 것이다.   
2015년 2월 15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www.shalomna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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