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아시아 선교 중복투자 그만…패러다임 전환해야”

아시아신학자협의회(CATS) 김흡영 공동의장 인터뷰

2011년 아시아 신학자들이 한국으로 결집한다. 얼마 전 필리핀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신학자협의회(Congress of Asian Theologians, CATS)에서 한국이 다음 개최국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이 제7차 CATS 개최국으로 선정되자 몸도 마음도 바빠진 사람이 있다. 제6차 CATS에서 공동의장에 재선임된 김흡영 교수(강남대 신학부). 그는 19일 아침에 열린 에큐메니컬 리더들의 모임 ‘에큐메니컬 아침예배’에도 참석했다. 에큐메니컬 전·현직 리더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제7차 CATS의 유치에 도움을 구하고자 함이었다.

19일 오전 제7차 CATS 유치 준비로 분주한 김흡영 교수를 만났다. 본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흡영 교수는 아시아의 한 신학자로서 그의 고충을 숨김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야기의 주제는 아시아교회. 특히 한국교회의 선교 효율성 그리고 아시아 신학의 새로운 정립 등이었다.

김흡영 교수는 “아시아 선교가 그 효율성을 고려해서라도 전면 재편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고, “서구 일변도의 정통신학이 아닌. 아시아의 상황에 걸맞는 신학 등 기독교를 믿는 아시아인들의 새로운 신학을 창안하고,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 교회들이 선교 효율성을 고려하고, 신학을 재정립해야 할 정도로 세계교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것이었다.

 

▲ 김흡영 교수는 19일 본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시아 교회들이 선교 중복투자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진한 기자

- 아시아신학자협의회(CATS)를 소개해 달라.

“1997년 한국 수원에서 발족식을 갖은 CATS는 아시아의 각종 신학적 현안에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장(場)으로 교단이나 연합기관에 얽메이지 않고, 아시아 전역의 뜻 있는 신학자들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이 자유롭게 모여 아시아 신학의 발전을 꾀하는 모임입니다. 현재 아시아 기독교를 대표하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와 아시아가톨릭주교협의회(FABC) 등에서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 제7차 CATS의 개최국이 한국으로 선정됐다. 공동의장으로서 소감은.

“12년 전 아시아 여러곳에서 CATS를 개최해 왔습니다. 다시 본래 시작한 것으로 돌아왔는데 그동안 CATS가 활동했던 것을 평가하고, 아시아 신학 운동을 재조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흡영 교수가 말한 CATS의 평가 중에 하나는 ‘아시아 선교’였다. 그는 한국교회를 포함한 아시아 교회들이 갖고 있는 막강한 재원을 활용하기 위해 아시아 선교에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교의 중복투자를 최소화해 선교의 효율성을 높여 자원을 아끼자는 것이다.

- 아시아 선교의 새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이 질문을 받은 김흡영 교수는 열변을 토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주먹구구식으로 선교 활동을 해 온 것에 대한 답답함의 표현이었다. 그는 현지 문화나 신학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은 현지에서 선교사로서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를테면 한국교회에서 아시아의 어느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이 선교사는 그 나라의 문화나 그 나라의 신학의 흐름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신학적 베이스가 전부인 냥 그 나라의 문화와 신학을 도외시 한 채 선교활동을 펼칩니다. 이럴 경우 그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회들과 필요없는 마찰이 생길 뿐더러 선교 효과 또한 급감하는 게 부지기수죠.

이제는 아시아 교회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선교를 바라볼 수 있는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예를들면 그 나라의 문화와 신학에 정통한 목회자나 신학자를 한국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그들이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게 오히려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좀 과격한 주장일지 모르겠지만, 아시아 교회가 하나의 공동체성을 가지고 움직여야 선교 효율이 극대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이죠. 아시아 교회의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 제7차 모임에서 이 내용이 논의되는가.

“실은 이번 모임에서 오순절, 복음주의, 에큐메니컬 등의 신학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해 아시아 선교의 큰 그림을 새로 그려볼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선교에 관심있는 한국교회 지도자들 그리고 아시아 전역의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 아시아 선교의 새 패러다임을 구축해 보고자 합니다. 선교라는 공동의 과제에 아시아 교회들이 이제 머리를 맞대고 대응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재원을 아낄 수 있지 않겠어요?”

아시아 교회들 간 단순 신학을 논의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선교 등 보다 구체적이면서 실질적인 현안을 놓고, 대화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밖에도 이번 모임에서 주목되고 있는 개신교와 가톨릭 간 대화에 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 이번 모임에는 가톨릭 신부들도 많이 참여하는가.

“제6차 모임에선 총 100여 명이 모였는데 개신교가 90명, 천주교가 10명이었습니다. 계속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기에 가톨릭의 적극적인 참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교와 신교가 아시아 신학의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고민하고 머리를 맞댄다면 아시아 선교를 넘어 세계 선교에도 크게 이바지 하게 될 것입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모임에선 1910년에 있었던 에큐메니컬 운동의 시초인 에든버러 대회를 회고하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조명하는 시간도 가져보고 싶습니다. 제7차 모임을 통해 CATS가 다양한 면에서 아시아 교회의 싱크 탱크(Think Tank)의 역할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협의회는 아시아 선교와 신학활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선교 협의체 및 각 교단들과의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지지 못한 감이 있지만, 제 7차 대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7차 대회는 시발점인 한국에서 다시 열린다는 점에서 교파를 떠나 한국교회의 각별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합니다”


* 김흡영 교수


- 학력

1992, 박사, Graduate Theological Union, 철학/신학(Ph.D) 
1987, 석사,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신학(Th.M) 
1986, 석사,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교역학(M.Div) 
1971, 학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항공공학(BSE)
1967, 경기고등학교


- 현재 
  
철학박사 
강남대학교 제 1대학 신학부 교수 (전공 : 조직신학) 
한국과학생명포럼 대표 
한국종교과학연구소 소장 
세계과학종교학회(ISSR) 창립정회원 
아시아신학자협의회(CATS)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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