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개혁주의 신학대회, 위기감 속에 열려

강사진들 천주교 향해 강경발언.... 분위기는 한산

▲서창원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총회개혁주의신학대회>(이하 신학대회)가 8월21일(목) 서울 청파동 삼일교회(담임목사 송태근)에서 열렸다. “21세기 개혁신학이 개혁의 길을 묻는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신학대회에서는 예배 갱신, 그리고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천주교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신앙과 직제일치 운동의 문제점 등을 거론했다.  

처음 발제를 맡은 서창원 총신대신대원 교수는 ‘예배의 본질 회복’을 화두로 꺼냈다. 서 교수는 발제를 통해 “과연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인가? 우리의 정성과 수고가 헛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성경에 따르면] 예배의 형식과 내용이 반드시 사람들이 고안해 낸 무엇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하신 것에 근거한 것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라며 “하나님의 거룩성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으로 행함에서 비롯된다”라고 답했다. 
서 교수는 특히 설교의 회복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예배순서 중 설교만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은혜의 통로이다. 다른 순서들은 다 예배자들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다”라면서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은 ‘성경을 말하고 성경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고 성경을 믿고 성경을 노래하고 성경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그 성경의 내용을 풍성하게 맛보는 것이 설교”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한국 교회 강단 상황에 대해 쓴소리도 했다. 서 교수는 “오늘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아니하는 거짓 교사들이 점령하고 있는 한국의 교회 강단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지 못하는 우매한 자들의 환호에 거짓교사들의 가면이 정당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어떻게 개혁주의 신학과 예배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 감각과 문화에 맞는 예배를 드릴 것인가?”라는 문제를 끄집어냈다. 소 목사는 “오늘날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절대로 개혁주의 예배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 근거로 루터, 칼빈, 쯔빙글리 등 개혁주의자들이 악기사용을 금하고 심지어 성가대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앞서 서 교수 역시 “설교부재 시대를 반증하듯 대부분의 교회 예배는 음악으로 채워지고 있다”며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은 음악은 기독교 예배의 중심적 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 목사는 생동감이 넘치면서도 “시류에 치우친 문화적 예배, 감성적 예배에 치우쳐선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현대적 트렌드가 반영된 생동감 있는 예배를 드리면서 동시에 예배의 본질인 거룩함과 경건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는 예배 갱신의 방안으로 1) 개혁신학적 정수와 정신에의 천착 2) 개혁주의적 예배의 경건성과 의식 고수 3) 현대적 감성과 감각을 살리는 예배 개발 4) 희생과 축제의 요소가 어우러지는 예배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천주교와 개신교, 화합은 불가능?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심창섭 전 총신대신대원 부총장은 신앙과 직제 일치 운동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심 전 부총장은 “천주교와 개신교의 신앙과 직제의 일치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심 전 부총장은 먼저 천주교와 개신교의 직제는 현재로 서로 다른 많은 조직을 갖추고 있고, 둘째, 교황의 직제에 대한 통일된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개신교는 교황의 사도좌의 권위와 우위권을 인정하지 않는데다, 셋째, 천주교와 개신교의 일치를 위해선 성직자(사제와 목사)의 기능을 통일해야 하는데 신부와 목사의 성직의 기능 차이는 신학적이고 신앙적인 것이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직제 일치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심창섭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심 전 부총장의 직제 일치 비판 논거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무엇보다 구원론, 칭의론, 교회론 등 신학과 신앙의 일치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천주교는 전통적으로 성유물 숭배 등 온갖 종류의 미신적인 신앙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중략) 성모 마리아에 대한 숭배는 역사적으로 발전하였고, 예수님께 행하는 모든 기도는 마리아를 통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라면서 “천주교는 이러한 오랜 전통 가운데 정착한 성인 및 마리아 숭배 관행을 개신교와의 일치를 통해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개신교가 이러한 천주교의 신앙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제3의 대안이 나올 것인가?”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신학대회에서 제기된 문제의식과는 별도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개신교의 교세가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특히 발제자로 나선 강사진들은 모두 천주교를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서 교수는 천주교 미사를 ‘바벨론의 창녀’라고까지 지칭하며 “신학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천주교로의 개종은 있을 수 없다”고 했고 소 목사는 “개신교와 가톨릭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가톨릭은 의식중심의 종교다. 가톨릭 교세 성장은 개신교가 잘못하고 있는데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고 발언했다. 특히 소 목사는 “교황 방한 전후로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보수교단이 나서서 이를 차단해야 한다”며 천주교에 대한 집단행동까지 시사했다. 신 전 부총장도 발제에 앞서 “교황 방한 기간 TV뉴스는 줄곧 교황 동정만 보도해 불편했다. 그래서 아예 뉴스를 시청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강사진의 이와 같은 강경발언과는 대조적으로 참가자는 100명 안팎에 불과해 이번 신학대회는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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