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신학자들,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방문

▲세월호 유족 농성장을 방문한 신학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심광섭 교수 페이스북

지난 14일(목) 세월호 유족 농성장을 방문한 신학자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입장을 밝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유족과 함께 하는 땅의 신학자들이 드리는 글’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돈이 생명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고 했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무엇보다 먼저 이 사건의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한국교회는 이 절망과 분노의 시대에 위로와 희망이 되지 못했다. 저희 신학자들 역시 시대의 아픔을 몸으로 살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일에 힘을 내지 못했다"며 "이제 우리는 낮은 자리에서 고통당하는 희생자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뼈아픈 맘으로 되새긴다"고 했다. 
덧붙여, "이 작은 참여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진실을 외쳤던 ‘한국 신학’의 함성이 회복되길 원한다"며 "세월호 특별법은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들 신학자들의 글 전문. 
[세월호 유족과 함께 하는 땅의 신학자들이 드리는 글]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만 합니다!"
우리 국민은 모두 지난 4월16일 오전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로 인한 큰 슬픔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세월호에는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한 총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침몰 직전에 탈출한 172명을 제외한 그 어느 누구도 구조되지 못했습니다. 121일이 지난 현재까지 왜 이 배가 침몰하게 되었는지, 왜 아무도 구조되지 못했는지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누적된 관행이 빚어낸 비극이요, 이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이 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과 4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진상규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적 참사의 진실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무엇보다 먼저 이 사건의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이 불행한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정직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고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유가족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부둥켜안고, 이 사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생명을 건 단식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유가족의 고통에 함께 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돈이 생명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 절망과 분노의 시대에 위로와 희망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희 신학자들 역시 시대의 아픔을 몸으로 살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일에 힘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낮은 자리에서 고통당하는 희생자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뼈아픈 맘으로 되새깁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우리에게 고통의 자리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합니다. 이 작은 참여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진실을 외쳤던 ‘한국 신학’의 함성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32일 간의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표명합니다.
세월호 사태의 진정한 해결은 그 진실을 밝히는 데 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서는 그 무엇으로도 이 아픔을 해결할 수 없으며, 우리의 미래도 없을 것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반드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바로 진실을 원하는 세력과 진실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갈라지는 지점이라고 믿습니다.
참석자 : 김상근(연세대), 김영철(생명평화마당), 김정숙(감신대), 김희헌(성공회대), 류장현(한신대), 박일준(감신대), 박재형(한신대), 박창현(감신대), 손성현(감신대), 송순재(감신대), 신익상(성공회대), 심광섭(감신대), 유경동(감신대), 이상철(한신대), 이정배(감신대), 임진수(감신대), 정경일(새길기독교사회문화원), 조경철(감신대)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만인·만유구원론 보다는 천국, 지옥 복음 선포해야"

칼뱅의 이중예정론의 결과인 이중심판론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되는 몰트만의 만유구원론은 성서 신학적으로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