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만열, “국정교과서, 민주화 vs 반민주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화 대 반민주화의 투쟁"이라며 기독교계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대열에 서기를 독려했다. 26일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NCCK 신학위원회, 열린 평화포럼 등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교수는 '국정화 시비와 대한민국 건국'이란 주제로 강연하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이 교수는 특히 뉴라이트계의 건국사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2008년을 건국 60주년으로 하고 그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준비했던 적이 있다"고 밝히고, "뉴라이트 계에서는 1948년을 건국년도로, 8.15를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할 것을 주장한다"면서 "건국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안도 등장했는데, 이는 건국세력을 가장한 '반공세력'의 공적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그러나 반발이 일어났고, 타협의 결과로 광복 63주년, 건국 60주년으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건국절 문제는 1948년 8.15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제기로 시작됐다. 이 때를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해' 혹은 '건국의 해' 둘 중 어느 것으로 볼 것이냐는 물음인 것이다. 이 박사는 "그 동안 당연시 해왔던 대한민국 건국 시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대한민국 건국을 독립운동의 관점에서 볼 것이냐, 식민지근대화론의 관점에서 볼 것이냐가 대립하고 있다"면서 "(1948년 8.15 건국절 논란에 대해)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전통을 잊고 일제 잔재의 산물로 보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이만열 박사는 이러한 논란의 반박 가운데 가장 큰 근거로 제헌헌법과 현행 헌법을 들었다. 제헌헌법에서 1919년 건국을 주장했으나, 1962년 이후 군사정권의 헌법에서는 이를 애매하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7년 현행 헌법에서는 1919년 설을 재확인 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한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라며 "1948년의 의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해'라고 했다. 덧붙여 1919년 대한민국 수립(건국)이 이뤄졌고 1948년까지 임시정부 형태로 유지되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이뤄졌다고 했다.
이 박사는 "1948년 대한민국 수립(건국)을 외치는 이들의 주장은 우리 헌법을 군사정권 하의 것으로 되돌리려는 시도와 상통하는 것"이라 지적하고, 특별히 "폐기된 '건국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이 부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법은 1948년 8.15를 건국일로 보고, 그 전 3년간 신탁통치 반대 등에 종사한 이들을 포상해 대한민국 건국 공로자를 예우하자는 법이다. 그는 "여기에 포함되는 인물들은 반공 반통일 세력으로, 이들을 내세워 과거 친일을 감추고 건국공로자로 둔갑시켜 독립유공자와 같은 반열에 놓으려는 의도"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기독자교수협과 NCCK 신학위, 열린평화포럼 등은 공동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반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해당 단체는 "박정희 유신독재의 권력이 독버섯처럼 살아나, 국정교과서를 통해 민주주의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고, 왜곡되고 획일적인 가치를 후손들에게 남기겠다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인 권력의 오만"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항일 운동을 하며 고귀한 생명을 내던졌던 의병들과 백성들 혼들의 한탄과 한숨소리가 들려오며, 친일세력의 후손들이 역사를 쓰겠다고 하니 통탄할 노릇"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기독교의 근거지가 되는 고대 이스라엘도 우리나라처럼 강대국가들에 둘러싸인 환경이 매우 유사했고, 여기서 태동한 성경은 한마디로 '역사의식'이었다"면서 "구약성경의 많은 저자들은 기득권층의 권력을 옹호하고 주변 제국들에 의존하는 내용을 기술하지 않고, 비록 약소국가였지만 부패한 권력과 제국들의 불의함에 당당히 맞선 정의로운 역사를 구약성경의 기조로 삼아 기록했다"고 했다. 덧붙여 "세계 언론들도 한국 국정교과서 시도를 냉소적으로 보는데서 대한민국의 국격이 추락하고 있음을 볼 때 자괴감마저 든다"고 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