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현장스케치] 전병욱 목사, ‘또 한 번의 숨바꼭질’

이번에도 성도들 뒤에 숨어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면직재판 제3차 모임에 앞서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가 동행한 장로, 부교역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또 한 번의 숨바꼭질이었다.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면직을 다룰 예장합동 평양노회(노회장 강재식 목사, 이하 노회) 재판국 제3차 모임이 11월19일(수)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번 모임에서도 전 목사는 20여 명의 성도를 방패막이 삼아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모임은 개회 직전부터 분위기가 굳어 있었다. 특히 이번 모임에서는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가정폭력상담소장과 CBS 조혜진 기자가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한편, 원고 측인 삼일교회와 피고인 전 목사 간 대질신문도 예정돼 있었기에 현장 분위기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삼일교회측은 한국여성의전화에 피해자 치료와 회복을 의뢰했으며, 조 기자는 시사 프로그램 <크리스천 NOW> 취재 과정에서 피해자와 접촉한 바 있었다. 고 소장과 조 기자의 참고인 선정은 재판국이 피해자를 직접 증인으로 소환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이뤄졌다. 
삼일교회 송태근 담임목사는 말을 아꼈다. 동행한 장로, 부교역자 등에겐 “이번 모임이 분수령이 될 것 같다”며 “재판국에서 증언할 두 장로님들에게 하나님께서 지혜와 담대한 마음을 주셔서 할 말을 일러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삼일교회 측에선 송 목사, 이 모 장로, 나 모 장로가 원고 자격으로 출석했으며 부교역자 대 여섯 명이 이들을 보좌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온라인 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를 개설해 전 목사의 성범죄를 꾸준히 고발해 온 이진오 더함공동체 담임목사와 『숨바꼭질』 편집자인 권대원 씨가 현장을 찾아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전 목사 면직재판 제3차 모임이 있던 예장합동 평양노회 사무실에서는 더함공동체 이진오 목사와 <숨바꼭질> 편집자인 권대원 씨가 게릴라 시위를 했다. 이러자 새교회 측 성도 한 명이 다가와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 피켓을 내릴 지어다!"라고 외쳤다. 이 목사는 어이없어 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이에 맞서 홍대새교회 측은 재판국 모임 시작 전인 오전 6시50분 경 현장에 나와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10일(월) 진행됐던 재판국 제2차 모임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지난 2차 모임 때엔 여성도가 간간히 눈에 띠었던 반면, 이번 모임에서는 건장한 체구의 젊은 남성이 4~5명이 속속 현장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새교회 측 성도들은 게릴라 시위를 벌이는 이 목사와 권 씨에게 다가와 “왜 4년 전 이야기를 지금 와서 문제 삼느냐?”, “재판국 구성 절차가 문제가 많다”, “당신이 당사자라도 되냐?”, “전 목사의 성추행은 루머다”라면서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몇몇 성도들은 이 목사와 권 씨가 들고 있던 피켓 탈취를 시도했고, 이 목사와 권 씨가 이에 반발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결국 피켓은 찢겨 나갔다. 
그러나 이 목사는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이 목사는 태블릿 PC화면에 시위 문구를 띠워 시위를 이어 나갔다. 이러자 새교회 측 성도 한 사람이 다가와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피켓을 내릴 지어다!”고 소리쳤다. 이 목사와 권 씨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이 때 다른 성도 한 명은 이 목사에게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외쳤다. 
인의장막 뒤에 숨은 전병욱 목사 
오전 9시 20분 경 노회 사무실 앞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건장한 체구의 새교회 측 성도 두 명이 사무실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앞에 버티고 섰다. 전 목사의 도착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징후였다. 약 10여분을 기다리자 드디어 전 목사가 도착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상계단을 이용해 현장에 진입했다. 전 목사는 우선 별실에서 대기했다. 약 10여 분 뒤 재판국이 열리는 노회 사무실로 입장했다. 전 목사가 비상계단을 이용해 별실로 들어가는 순간, 그리고 별실에서 빠져나와 재판국으로 들어가는 순간, 새교회 측 교인 30여 명은 일제히 몸을 던져 취재진들을 막아섰다. 이 목사에겐 전담 마크맨을 붙여 접근을 차단했다. 
▲전 목사가 성도들 뒤에 숨자 이진오 목사가 “목사는 성도들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있다. 새교회 측은 전담 마크맨을 붙여 이 목사를 가로 막았다. ⓒ사진=지유석 기자

이 목사는 “목사는 성도들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은 진실을 알아야 한다. 만약 원한다면 내게 오라. 그동안 확보한 자료를 다 공개하겠다. 언젠가 여러분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걸 부끄럽게 여길 날이 올 것”이라고 외쳤다. 그럼에도 새교회 교인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목사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다. 
이 목사와 함께 게릴라 시위를 벌인 권대원 씨는 “새교회 측 교인들은 하나님을 믿는 게 아니라 전 목사를 믿는 목사교 교인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씨는 그러면서 “새교회 신도들의 무례하고 폭력적인 언행과 전 목사에 대한 취재를 막으려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움도, 상식도, 신앙도 모두 잃어버린 한국 기독교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지난 번 모임에서 전 목사는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전 목사는 이번에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노회 측 소식통이 전했다. 전 목사는 재판국 모임 이후에도 성도들 뒤에 숨어 현장을 빠져 나갔다. 
아직 차후 모임 일정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일정 확인을 위해 노회 측에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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