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연세대 대학원 신학과·연신원 <종교철학> 신설

“그리스도교와 신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연세대 대학원 신학과와 연합신학대학원에 <종교철학> 전공이 신설된다. 학교측은 2014년도 2학기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고, 기존재학생들 중에도 선택을 통해 <종교철학>에 참여하는 새로운 기획을 진행했다. 
 
신학대 내 <종교철학> 신설의 이유에 대해 학교측은 "종교현황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 개신교의 인구 감소와 사회로부터의 비판 등 많은 과제들이 그리스도교와 신학계에 쏟아지는 상황"이라며 "그 이유로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포함하여 사회로부터 기독교와 교회에게  요구되고 있는 사회적-종교적 과제를 자성적으로 규명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이제는 신학이 그리스도교나 교회 밖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과 언어로 새롭게 접근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학교측은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고 선도하기 위하여 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신학과와 연합신학대학원에 새롭게 설치된 <종교철학> 전공은 그리스도교와 신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와 교육과정을 구성한다"고 했다.  
 
<종교철학> 개설이 자칫 폐쇄적이 되어 게토화될 수 있는 신학과 교회가 철학적 비판의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과학적 분석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마당을 마련해 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학교측은 이어 오늘의 한국교회가 ‘당신들만의 기독교’라는 지탄에도 아랑곳없이 ‘그들만의 천국 잔치’를 계속해서 벌이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더이상 ‘하나만을 아는 것은 그 하나도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무종교인들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종교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인간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적합한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신성의 시대 기독교 아니, 종교만으로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학교측은 "말하자면 사람으로, 그 삶으로, 초점을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 삶에 그렇게 얽혀 있을 문제들을 드러내고 함께 나누며 더불어 풀어낼 길을 더듬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그 정체를 밝히는 길이거니와 오히려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해 줄 수 있다. 이런 길은 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게 제대로 된 길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길을 인류는 오랫동안 더듬어왔다. 인간에 대한 자성적 탐구로서의 인문학이 바로 그것이다"라며 "그런데 기독교, 특히 개신교는 ‘오직 성경으로만’이라는 구호를 빌미로 성경주의로까지 치달아가면서 이를 외면하다가 점차로 가라앉아가고 있다. 여기서 기독교와 교회, 그리고 신학이 그 울타리를 벗고 세상으로 나와야 할 절절한 요청이 대두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학교측은 <종교철학> 전공 신설의 의미에 대해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와 신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신학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고자 한다"며 "종합대학의 학문적 체계에 신학을 연결함으로써 문학적 상상과 역사적 해석, 그리고 철학적 비판의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과학적 분석을 통해 자칫 폐쇄적이 될 수 있는 신학과 교회가 세상을 향해 뜻있게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세종교철학>의 성격에 대해서도 밝혔다. 학교측은 "당연히 ‘신학적 종교철학’이다. 공식적인 전공명칭은 <종교철학>이지만 결국 <그리스도교와 신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로 그 정체성을 자리 매김한다"고 했으며, "아울러 실천적 함의를 추구함으로써 목회현장에서의 설교를 포함한 종교 수행의 질적 향상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세종교철학>은 단순히 교단신학교의 종교철학과는 구분되는 것으로 종합대학 학문적 체계 내 종교철학이라는 것이다.
 
결국 <연세종교철학>은 ‘진리’를 표방하면서 군림해왔던 종교 체제의 폭력과 억압을 고발하고 사람이 ‘자유’하게 사는 세상인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기 위한 ‘정의’를 궁극적 이념으로 삼으면서 우리 시대를 위해 ‘예수의 말씀’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데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종교철학> 전공 신설의 당위에 대해서는 "통합학문적이고 융복합적"인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학교측은 "생물다양성과 생태연계성이라는 대조적 방향을 동시에 엮어야 하는 현실의 과제에 대한 학문의 반응으로 나타난 융복합적 재구성은 개별분야의 세분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인접분야는 물론 경계를 넘는 분야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학문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을 일컫는다"라며 "서구 기독교신학계에서는 이에 발맞추어 다종교상황에서 기독교의 정체성 재구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위해 전통적인 기독교신학의 범위를 넘어서는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미국 유수 신학대학원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세분화와 인접학문과의 연계적인 재구성이 1990년대 이후 최근 25년간 획기적으로 전개된 바 있다. 실례로 <조직신학> 분야에 속해 있던 <종교철학>이 같은 등급의 분야로 격상되고 신학에 철학과 종교학 등 인문학적 성찰을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아래는 미국 유수의 신학대에서 <종교철학> 전공이 설치된 사례.
  
<종교철학> 전공 설치 사례 자료 
 
Harvard University 신학대학원 종교철학
http://www.hds.harvard.edu/academics/courses/by-mts-and-thm-area-of-focus.cfm
 
Yale University 신학대학원 종교철학
http://divinity.yale.edu/admissions/mar-concentrates
 
University of Chicago 신학대학원 종교철학
http://divinity.uchicago.edu/areas-study-and-committees-faculty
 
Harvard University 대학원 종교학부 종교철학
http://www.gsas.harvard.edu/programs_of_study/religion.php
 
Yale University 대학원 종교학부 종교철학  
http://religiousstudies.yale.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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