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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21일 오후 7시 한신대 신학대학원 채플에서 새역사 60주년을 맞이해 ‘문익환, 장준하 추모예배’를 가졌다. ⓒ기장 총회 제공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가 21일 오후 7시 한신대 신학대학원 채플실에서 새역사 60주년을 맞이해 ‘문익환, 장준하 추모예배’를 가졌다.
‘뿌리, 그 깊음에 대하여. 친구, 그 따스함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모예배는 늦봄 문익환 목사와 장준하 선생을 추모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추모예배에는 문익환 목사의 유족과 장준하 선생의 유족, 그리고 한신대학교 13학번 신학과 새내기 학생들을 비롯해 관계자들 3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예배는 ‘초대와 응답’ ‘말씀과 고백’ ‘파송과 다짐’의 순서로 진행됐다. 예배의 처음인 <초대와 응답>에서는 연주찬양과 더불어 기장 부총회장 박동일 목사와 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 그리고 신학과 신입생의 입례로 그 문을 열었다. 이어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 선생이 ‘아버지 문익환’ 모노드라마를 통해 자녀로서 그리고 늦봄을 추모하는 한 인간으로서 가진 그리움을 전했다. 무대에서 부친의 묘소를 찾은 그는 가깝고도 먼 ‘아버지’ 문익환 목사의 이름을 되내이며, 민족의 평화 통일의 장래가 어둡기만 한 현실을 지탄했다.
장준하 선생의 유족 장호권 선생은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독재정권으로부터 미운털 박혀 살아왔지만, 미운털 박히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민주와 자유의 사회가 될 것으로, 여기 모인 이들과 신학과 신입생들이 그 일을 함께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채수일 총장은 "한신대학교에서의 배움으로 통해 문익환 목사님과 장준하 선생님의 정신과 뜻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장 총회 총무 배태진 목사는 "기장은 인권, 민주, 통일을 향한 몸부림을 통해 교회다움을 실천한 교단으로, 새 역사 6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의 추억과 회고가 아니라 두 분이 기장과 한신에서 예수님의 정신으로 살았다는 것을 보고, 우리도 그 정신으로 살고자 다짐하고 시작하는 새 출발을 위한 것이다"라며 추모예배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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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근 목사(기장 전 총무) ⓒ베리타스 |
‘말씀과 고백’에서 첫 번째 증언자로 나선 김상근 목사(기장 전 총무)는 ‘뿌리, 그 깊음에 대하여’란 주제로 문익환 목사·장준하 선생에 대한 증언의 서막을 열었다. 그는 먼저 "장준하 선생님은 6,000리 길을 걸어 임시정부에 갔지만 그곳에 안주하지 않았고, 해방 후 이승만 정권의 부정, 박정희 정권의 독재 앞에서 실망했었다. 그러면서 언제나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며 불의에 저항하였고 그러다가 돌아가셨다"고 회고했다.
또 문익환 목사에 대해서는 "문익환 목사님은 친구 장준하의 장례식에서 아무도 하지 못했던 서슬퍼런 비판을 독재정권에 했고, 친구 장준하가 땅에 묻히게 하지 않고 그가 다하지 못한 일을 하겠다고 다짐하며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시작했다"면서 "이제 우리가 그 두 사람의 뿌리를 찾아서 우리 정신의 뿌리를 잇대어서 우리의 스승으로 모시고 그 길을 가도록 하자"라고 증언했다.
두 번째 증언자인 문동환 목사는 즉설로 ‘친구, 장준하’를 향한 편지를 전했다. "날이 갈수록 장 형이 더 보고 싶군"이란 말로 서문을 시작한 그는 장준하와의 첫 만남과 열정과 소신, 복음동지회와 형 문익환과의 우정, 그리고 독재정권의 타살에 이르기까지 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편지글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목사는 다음의 말로 편지를 마쳤다. “장 형의 죽음은 그냥 죽음으로 끝나지 않아. 우리와 영원히 함께하며 민족의 등불이 되어 앞날을 밝혀줄거야.”라며 “결의에 찬 늠름한 얼굴로 우리 앞에 나타나 줘. 믿겠어.”
세 번째 증언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장준하 선생의 자녀인 장호준 목사의 영상편지. 그는 아버지 장준하 선생을 향한 영상을 통해 "온 생애와 생명, 그리고 유골까지도 다 내어준 대한민국이 또 다시 독재정권의 후손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섭섭하지 않으신가요?"라며 "그래도 아버지는 섭섭해하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도 1,400만 명이 반독재, 반유신을 지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의인 7,000명을 예비해주셨다는데 더 큰 힘이며 축복입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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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추모예배에서 두 번째 증언을 한 문동환 목사는 ‘친구, 장준하 선생’이란 제목의 편지글을 읽었다. ⓒ베리타스 |
예배의 마지막 순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눈 참석자들은 끝으로 ‘파송과 다짐’을 통해 추모예배를 마무리했다. 문동환 목사는 축도를 통해 "갈릴리 민중의 마음을 지니고, 형 문익환 목사와 친구 장준하 목사의 뜻으로 살아가는 이들과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를 기도한다"라고 축원했다.
이날 저녁 7시에 시작한 예배는 약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예배 찬양과 음악에 갈릴리밴드와 한신대학교 신학과 신입생들을 비롯한 여러 단체가 함께하며 찬송가와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임을 위한 행진곡’ 등으로 참석자들과 함께 합창했다. 예배를 마친 후,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교제와 인사, 그리고 13학번 새내기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의 마당으로 모든 행사가 끝났다.
한편, 이날 추모예배를 진행한 장빈 목사(새역사 60주년 기념행사 총감독)는 "문익환 목사님과 장준하 선생님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교단의 뿌리를 확인하고 기장인 모두가 친구의 동지애적 사랑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시간"으로 준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장 총회 본부 실무자는 "60주년 기념 추모예배는 예전적 예배의 틀 안에서 생명운동의 의미를 따라 일회용 순서지와 별도의 장비 없이 드리도록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어지는 기장 총회 새역사 기념사업은 ‘전야제’는 6월 9일 주일 저녁 7시부터 신학대학원 채플실에서 있을 예정이며, ‘새역사 60주년 기념예배’는 6월 10일(월) 오후 2시부터 한신대학교(오산캠퍼스)에서 있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