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친미·반공 우상화하는 정치 목사들에 대한 비판 고조돼

“교회가 ‘정치적 메시야‘ 내세우는 욕망에 빠져”

친미, 반공을 종교적 신념으로 간주하고는 이를 노골적으로 우상화하여 정치 참여의 길을 내려는 정치 목사들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몇몇 교계 신문의 보도와 달리 이러한 정치 목사들의 정당 활동이 현직 목회자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보수, 진보 교계 어느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한 교계 언론은 이들 정치 목사들이 삼일절을 맞아 주최한 궐기대회 성격의 집회를 상세히 전하며 당시 참석한 보수 교계 원로들의 면면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는 특히 이들 보수 교계 원로들이 마치 국내 보수 교계를 대표하는 것 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현직 목회자들은 정치 목사들의 기독교 정당 활동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보수의 현직 목회자들이 중심이 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전병금)는 이달 열린대화마당에서 총선, 대선 등 양대 선거 문제를 다룰 예정인데 당일 포럼에서는 정치 목사들의 기독당 활동에 대해 시종일관 비판적 입장이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에서 개최될 예정인 포럼의 주제 발표문을 미리 입수해 분석해 본 결과, 발제자들은 모두 보수 교계 원로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당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 정치 목사들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고수했다.

발제자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는 ‘선거와 한국교회’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교회는 정치철학과 제도나 교회의 정치적 태도에 대한 자기 성찰 없이 교회가 직접 ’정치적 메시야‘를 내세우고 싶은 욕망에 빠지기도 했고, 사실 오늘도 소위 말하는 ’기독교정당‘을 통해서 ’정치적 메시야‘가 되려는 꿈을 버리지 않고 달리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김 목사는 이어 기독교적 가치관과 철학이 생활에 녹아있는 서구사회에서 조차 기독교 정당의 활동이 부진한 점을 짚으며, "한국에서 말하는 '기독교 정당'이 교회와 기독교만을 위한 정당이 되어서는 그 존재 이유가 없다"라며 "이는 결국에 가서는 교회가 정치권력으로 타락하고 다른 종교를 기초로 하는 정당들을 대두하게 만들어서 한국사회와 국민 전체에 분열과 갈등, 그리고 자칫하면 ‘정치적 폭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교회가 선거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뛰어들어 정치현실에서 자기 목소리을 내어서 교회의 궁극적인 목표인 하나님나라의 진리와 정의를 구현한다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고 그로 인하여 하나님나라의 진리와 정의를 구현하는 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다른 발제자 김선욱 교수(숭실대 철학과)는 ‘기독교와 우리의 현실 정치’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정치 목사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보다 확고히 했다. 먼저 정치 목사들의 기독교 정당 활동을 정교분리 개념의 오용과 남용의 관점에서 비판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정교분리 개념을 들어 어떠한 정치적 행동도 삼가며 교회 몸집 키우기에만 열을 올렸던 보수적 목회자들이 이제는 이를 뒤집어 정교분리 이념을 자신들의 정당 활동의 근거로 삼고 있기까지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 교수는 "정교분리 이념이 오용에서 이제 남용되기에 이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목회자는 신도들이 선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하며, 신도들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여 자신이 사회 안에서 권력적 지위를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목회자는 신앙과 정치 사이의 먼 거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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