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사순절은 모든 기독교인들의 절기이다

아론 대미어니(Aaron Dam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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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션 인스타그램)
▲사순절은 십자가 아래서 강요된 행군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서도 즐거운 순례의 과정이다.

사순절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는 그 절기가 가톨릭이나 정교회 등 의식과 전례를 중시하는 교파에서만 준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순절은 몇몇 교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모든 기독교인들은 이 영적 쇄신의 절기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았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 받는다는 것의 의미를 내면화하기 위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혼 속에서 잡목을 제거하고 복음이 뿌리를 내리도록 터를 마련해줄 영적 샘물이 필요하다.

나는 성장기에 사순절을 몰랐다. 나는 성경을 읽고 말씀대로 살도록 교육 받았는데, 성경에는 사순절이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순절의 실행덕목인 금식, 기도, 자선 등이 성경의 기자나 인물들, 특히, 모세, 엘리야, 예수 등에 의해서 매우 중시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구주 예수님조차도 이 세 가지의 사순절 덕행을 산상수훈(마태복음6:1-18)에서 강조하셨고 자신의 제자들이 자신의 부활 이후에 금식하기를 기대하셨다(마태복음9:15).

예수님 자신도 금식과 기도와 자선의 온유한 멍에를 매셨다. 그 멍에는 그분을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에 붙들어 맸다. 그분을 따르던 제자들도 똑 같이 했다.

로마의 박해를 당하던 기독교인들도 마찬가지의 온유한 멍에를 매고 그들의 구세주 곁에 머물렀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기도와 금식과 자선으로 그분께 가까이 다가가는 자들에게 부여하시는 영적 양식이 필요했다. 게다가 그것은 이교로부터 개종한 많은 사람들에게 제자가 되는 실질적인 방법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이 도시 뒷골목에 죽도록 내버려진 유아들과 과부들을 돌볼 때 그들의 긍휼사역에 뒷받침이 되어주었다.

이 모든 이유 등등으로 해서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 모였던 사제, 신학자들은 부활절이 오기 전 40일 동안에 금식과 기도와 자선을 행하도록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권유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니케아 신앙고백과 귀중한 교리, 즉,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 및 하나님 아버지와의 영원한 합일 등의 교리를 제시했던 바로 그 지도자들이다.

우리는 왜 니케아의 신학적 선물을 전승하려고 하는가? 신앙고백과 교리들은 모두 전체 교회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특정" 교파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순절 동안 우리는 실질적으로 전 세계의 고통 받는 교회들과 연계될 수 있다. 사순절은 풍부한 서구의 교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때문에 박해받는 형제자매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오픈도어즈>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신앙 때문에 박해를 당하고 있다. 우리가 사순절 동안 우리의 몇 가지 오락과 잉여적 이익을 절제하기만 하면, 우리는 우리의 기도와 자금으로 고통 받는 가족들과 믿음의 형제자매들을 도울 수가 있다. 모든 다른 사순절 덕목들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사랑의 연대는 부활절 이후로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목사로서 나는 어느 누구도 강요당하거나 수치심 때문에 영적인 훈련을 받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도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것을 강요된 행진이 아니라 즐거운 순례로의 초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나는 사순절이 성지로의 여행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의 말씀을 우리의 삶 속에 살아있게 만드는 영적인 여행과도 같은 것이다. 40일간의 분투와 회개를 통해서 우리는 구원의 역사가 구경꾼이 조망하는 경기가 아니라 우리가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생생한 드라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느 기독교인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사순절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부활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방정교회는 부활로 이어지는 어둠을 인내하게 될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밝은 슬픔"의 표지를 붙이기를 좋아한다.

사순절이 있는 봄의 기간에 겨울은 여름에 길을 내준다. 생명과 일출과 커다란 연회가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매일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순절은 기독교인들의 신앙여정에서 심오한 의미를 지니는 시간이다. 우리의 구원과 우리의 본향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인 것이다.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희망과 기대의 시간인 것이다.

사순절의 덕행을 실천하는 것은 일부 기독교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초대장이다. 성경에 나온 대로 초대교회의 관습을 따라 실천하면 된다. 그 가운데 우리는 고통 받는 교회와 연대하게 되고 부활절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순절이 당신에게도 영적 샘물이 되기를 축원한다!

기사출처: http://www.christianpost.com/news/lent-for-all-christians-173469/#G3G4aq2qiRw8ldMk.99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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