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내가 고백하는 유일신적 삼위일체 하나님은

김경재목사의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종강

“구약성경이 이스라엘의 오랜 종교문화사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었고, 신약성경은 헬라철학적 정신문화와 대결하면서 형성되었습니다. 그 결과, 성경 자체 안에는 다신론적(多神論的), 일신론적(一神論的), 유일신론적(唯一神論的), 삼위일체론적(三位一體論的) 신 이해가 뒤섞여 있어서 깊이 생각하는 교인들은 혼란을 겪기 마련입니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제1회 갈릴리복음 성서학당이 8일 제6강 '유일신 신앙의 참 뜻과 (유일신적) 삼위일체 하나님의 고백의 의미'란 제목의 강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강연에 나선 김경재 교수는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리스도교 교회의 예배와 교의 안에서는 ‘삼위일체 하나님’ 신앙고백의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지만, 교인들은 그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한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깨닫지 못하고 형식적 고백상태에 방치된다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신관·인간관·실재관·세계관은 서로 구별되지만 밀접하게 서로 영향을 받는다”면서 “21세기 새 시대문명은 새로운 하나님이해를 성서 안에서 더 깊고 높게 이해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가 8일 제6강을 끝으로 갈릴리복음 성서학당 제1학기를 종강했다 ⓒ베리타스 DB

김 교수는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의 참 뜻을 살펴봤다. 그에 따르면, 유일신 신앙(Monotheistic Faith, Monotheism/ 唯一神論)은 신이 한 분 뿐이라는 신의 수(數)에 강조점이 있는 신관이라 생각하지만, 더 본질적인 의도는 신적 속성 곧 질(質)에 관한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유일신을 혼동케 하는 신관이 있는데 바로 일신론(Henotheim, 一神論)이다. 김경재 교수는 “경쟁적인 신들 중 권능이 가장 높고 뛰어난 신을 자신들이 섬긴다는 경쟁적 부족국가들이나 문명신들 중에서 일신론은 유행한다”라며 “이런 신은 유일신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기독교 단체들 중에서도 입으로는 유일신을 고백한다면서 사실은 일신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일신론의 진정한 의미를 이스라엘의 종교사에 찾았다.

유일신론(Monotheism)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하나님)은 한 분뿐이라고 믿는 신앙을 말하는데 이스라엘 종교사에서는 대체로 BC 7세기-5세기 경 예언자시대(아모스, 호세아,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등)에 완전하게 확립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신들이라 일컫는 신적 존재자들은 신성능력을 지녔을지라도 경배와 예배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때문에 그들에게 유일신은 시공을 초월하며 전지전능, 무소부재, 유와무, 존재와 비존재, 언어와 개념규정을 모두 초월한다.

김 교수는 이어 이스라엘 종교사 안에서 나타난 유일신론적 신앙의 특성들을 ▲ 절대초월적 창조주 하나님 ▲ 우상제작 및 숭배를 금지시키시는 하나님 ▲ 임마누엘의 하나님 ▲ 인격적 윤리적 응답을 요청하시는 하나님 ▲ 자유 안에서 ‘정의와 사랑’의 실천을 요청하시는 하나님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기독교는 이 유일신 신앙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유일신적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한다. 이 점에서 유대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기타 문명권 종교의 유일신론과 다른 특징을 지니는데 에에 관한 설명도 계속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삼위일체 신관은 신이 셋이라는 숫자개념 문제가 아니라, 초대 그리스도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을 경험하고, 또 성령강림을 경험한 후,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계시사건을 조상부터 믿어왔던 유일신 신앙과의 함수관계에서 이해한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자기 계시 사건을 초대교회 공동체가 이해한 것을 신학적으로 표현한 결과라 볼 수 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은 영원히 인간 이성으로서는 다 포착할 수 없는 신비와 영광 속에 거하시지만, 우리에게 계시된 면만을 체험하면 하나님 자신의 무한 자유와 사랑의 속성 안에서 충만 가운데 거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그리스도 신앙공동체가 삼위일체론적 유일신 신앙을 고백하는 실천적 의미가 거기에 있다”고 했다.
 
이날 좌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김 교수의 강연이 끝나자 뜨거운 박수로 그 동안 김 교수가 보여준 가르침의 노력과 열정에 화답했다. 이들은 김 교수와 함께 다과회 시간을 갖고, 강연 소감 등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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