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신간소개] 21세기 퇴폐문화병인 동성애에 대한 35전문가들의 포괄적인 진단서 (1)

『동성애, 21세기 문화충돌』(킹덤북스, 2016)

동성애 문화충돌
(Photo : ⓒ 킹덤북스)
▲『동성애, 21세기 문화충돌』(킹덤북스, 2016)의 표지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머리말

예수님은 마지막 때의 사회윤리적 혼란에 관하여 다음같이 예언적 말씀을 하셨다: "불법 (anomia)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마24:12). 사도 유다의 서신도 오늘날 마지막 때의 성적 혼란의 시대상을 예언적으로 들려준다: "마지막 때에 자기의 경건하지 않은 정욕대로 행하며 조롱하는 자들이 있으리라 하였나니, 이 사람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자며 육에 속한 자며 성령이 없는 자니라"(유18-19). 무신론과 더불어 동성애와 성해방 풍조는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문화적 질병이다.

1. 21세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오늘날 21세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좌파 페미니즘이 산출한 젠더 이데올로기(Gender Ideologie)로 인해 심각한 문화적 혼돈 속에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신성한 결혼제도와 가정, 남성·여성 각각의 사명과 역할까지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Gender'라는 단어는 원래 영문법 단어였으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면서 생물학적인 성별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회에 의해 교육되고 숙련된 사회적인 역할만을 묘사하고 있다. 젠더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남녀의 정체성, 즉, 사회적, 문화적으로 길들여진 성이며 여성다움, 남성다움을 통칭한다. 대부분의 사회는 특정 성(sex)에 부합되는 특질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 구성원을 그 방향으로 사회화시킨다. 페미니즘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비판하여 생물학적 성(sex)이 사회적 성인 젠더와 무관함을 강조하고 남성성과 여성성이 생물학적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 의해 여성들에게 부과된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미국의 존스 홉킨스(Johns Hopkins)대학교 의과대학의 뉴질랜드 출신 심리학자 존 머니(John Money, 1921-2008)가 1955년에 이 단어를 응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젠더의 의미는 '성별 구분이 매우 애매한 상태로 태어난 사람,' 즉, 출생 시 남녀의 판명이 어려운 상태의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성별 역할을 특정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생물학적인 천성이 아니라, 양육과 교육이라고 주장하였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시몬느 드 보봐르 (Simone de Beauvoir, 1908-1986)도 "여자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2. 네오마르크시즘의 영향

포스트모던 사상의 시대적 분위기에 힘입어 동성애 운동은 소수자 인권운동이란 양의 탈을 쓰고 교묘히 자리 잡았다. 동성애 인권운동은 네오마르크시즘(neo-Marxism)의 '성 정치'(Sexuelle Politik)에서 연유한다. 유럽에서 사회주의 정당이 정권을 잡아도 사회구조를 마르크시즘적으로 변하게 만들지 못하던 걸 고민하던 유럽 공산주의자들은 문화혁명을 통해서 기존의 사회체제를 전복해야 한다는 것을 각성하게 되었다. 이것이 네오마르크시즘이다. 이 신좌익 사상은 1930년대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학파로 불린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 아도르노 (Theodor Adorno), 프롬(Erich Fromm), 벤자민(Walter Benzamin), 마르쿠제 (Herbert Marcuse) 등이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와의 이론적 접촉을 수행하여 형성된 것이다.

성정치 이론에 있어서 중요한 인물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반기독교적 유대인으로서 프로이드로 부터 정신분석학을 배워 활동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가장 급진적인 정신분석가 빌헬름 라이히 (Wilhelm Reich, 1897-1957)이다. 라이히는 1927년과 1930년 사이에 변증법적 유물론이라 는 마르크시즘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정신분석학에 대한 사회학적 비판을 정식화했다. 이러한 그의 사유가 1930년대 『성 정치』(Die sexuelle Politik)라는 저서로 출판되었다. 라이히는 마르크시즘과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을 연결하여 프로이드-마르크시즘 (Freudian Marxism)을 정립하였다. 그는 성적 욕구를 억누르게 하는 문화는 잘못된 것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었고, 일부일처제 폐지, 성윤리 해체 등 무제한적인 성적 욕망의 추구를 정치이론화한 운동가로서 "오르가즘"(Orgasmus, orgasm)이란 용어도 만들었다. 라이히는 마르크스의 혁명사상에 프로이드의 성적 욕망의 개념을 넣어 성 관념이나 도덕 윤리를 억압하는 기존의 질서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개인의 성욕을 억누르는 사회적 제약을 해체하고, 성해방을 실천하는 성 정치 이론이다.

1968년 5월에 소르본느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억압으로부터의 자유, 불합리한 사회구조의 개선을 기치로 일어난 프랑스 68혁명은 문화혁명으로서 네오마르크시즘의 영향을 받아 구세대의 관습과 문화를 해체하고자 하였다. 68혁명의 저항정신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적인 혁명운동으로 연결되면서 사회문화적 변동을 초래했다. 이것이 후기구조주의(poststructuralism) 운동이다. 성윤리도 해체의 대상이 되었고, 동성애자였던 푸코(Michel Foucault)가 대표적인 사상가였기 때문에 네오마르크시즘 을 추종하는 좌파는 동성애를 지지하게 되었다. 네오마르크시즘은 여성을 억압받는 대상으로 규정하여 기존의 가부장제를 해체하는 마르크스 페미니즘(Marx-feminism)을 태동시켰고, 나아가 급진주의 페미니즘(radical feminism)도 나타났다. 이들 급진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남자와의 성관계를 거부하기 위해 레즈비언으로서 살라는 운동을 펼쳤다. 그래서 페미니즘과 동성애운동은 같이 움직인다. 급진주의 페미니즘은 성소수자라는 감성에 호소하고, 남성 위주의 현 사회체제를 변혁시키기 위한 성 정치를 지향하여, 모든 사람들이 성적으로 평등하다 하여 동성결혼을 허락하고, 성소수자를 옹호하며 호주제 폐지, 대리모 출산의 정당화, 남근주의의 타파,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3. 젠더 이데올로기의 영향

1990년 전후하여 미국 버클리대학의 교수요 여성철학자요 레즈비언으로 알려진 쥬디트 버틀러(Judith Butler, 1956- )가 '퀴어' 이론(Queer theory)을 주장한다. 그녀에 의해 1990년대에는 젠더가 섹스를 결정한다는 '언설(言說) 결정론'이 등장하였다. 생물학적인 성 구분은 잘못된 것이며, 후천적 학습에 의해 성[gender]이 결정된다고 주장하여 지금 서구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중이다. 그녀 역시 네오마르크시즘을 추종한다. 그녀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선구자다. 1990년 출간된 저서 『젠더 트러블-패미니즘과 정체성의 도착』(Gender Trouble-Feminism and the Subversion of Identity)에서 그녀는 '성의 불쾌감'(Das Unbehagen der Geschlechter)을 언급하면서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전복과 파괴에 관해 다루고 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 부부와 가족,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본래 생물학적 성별에 따른 천성적인 의무가 없다. 나아가 그녀는 생물학적 성별에 기초한 모든 의무들은 남성 우월주의에 근거했다는 전제 하에, 성에 기초한 모든 구별을 근절시키고자 했다. 그러한 주장의 불합리성과 무모함이 확인된 가운데서도, 그녀는 '중성적 언어'(gender-neutral language) (예컨대, 남학생과 여학생 대신 '학생,' 남성과 여성 대신 '사람')의 도입을 시도했다.

젠더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성차별 철폐운동(Gender Mainstreaming)은 초기에는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동등권을 요구했지만, 1990년 초 이래로 "제3의 물결"인 페미니즘에서는 그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기능적인 모든 삶의 영역에서 여성들의 동등한 위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젠더 이데올로기로서 각각의 성별에 상관없이 심지어 모든 사람의 동일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유사 종교(eine Quasi-Religion)로서 우리 사회의 가정과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연합하는 일부일처제라는 결혼 제도에 대항하여, 게이적, 레스비안적, 성전환적, 혼음적 형태가 "성적 다양성"이라는 표현과 명목을 가지고 동등한 가치를 가진 생활 공동체로 왜곡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독일 튀빙겐대 은퇴교수요 복음주의 선교학자인 페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가 2016년 6월 10일 기독교학술원 제10회 해외석학 초청강연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항하라"(Widersteht gegen Gender-Ideologie!)에서 비판적으로 소개했듯이, 성차별철폐 운동은 1789년 프랑스 혁명, 1917년 볼셰비키 혁명과 더불어 21세기에 일어나고 있는 제3의 세계사적인 혁명으로 간주되고 있다. 프랑스혁명이 봉건적 신분제에 대한 혁명이요, 볼셰비키 혁명이 사회적 경제체제에 대한 혁명이라면, 성차별철폐 운동은 인간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질서, 결혼, 가정이라는 기본 질서를 부정하는 문화인류학적 혁명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이는 인간에게 창조질서로서 주신 하나님의 창조의 명령을 부정하는 반신론적이며 무신론적인 이데올로기로서 하나님의 주권에 대하여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젠더주의(Genderismus, genderism)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의 구별을 주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는 사탄적인 원천을 지니고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지금까지의 유럽 문화 고유의 중심개념들을 무가치하게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진리와 책임의 기능을 동시에 가진 "자유"의 개념을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개념으로 책임과 의무를 파기하거나, 역기능화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서 동성애주의에 대한 가치 평가와 이성애주의(Heterosexualität, heterosexuality)와의 일체감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심지어 사회나 언론으로부터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이나 미움 때문에 차별하는 "호모포비아" (homophobia, 동성애 혐오자)로 지탄받거나, 정신 이상자로 취급 받는 상황이 되었다.

4. 한국의 퀴어축제

해마다 6월이면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축제로 열리는 퀴어 축제(Queer Festival)는 이러한 세기말적인 유사종교 현상이 우리 사회에까지 퍼져 들어온 것을 알리는 표징이다. 2015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밝힌(커밍아웃, coming out) 여학생이 주목을 받으며 당선되었다. 과거에는 역사와 이념투쟁의 장이었던 대학 총학생회가 이제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대표적인 사회 아젠다인 동성애의 표출장이 되었다. 한국교회 차원에서는 이러한 동성애 물결을 차단하기 위하여 한국교회동성애대책 위원회(본부장 소강석 목사), 탈동성애인권포럼(의장 이요나 목사)이 발족되었다. 이에 이론적인 도움이 되기 위하여 샬롬나비(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운동에 직접 간접으로 참여하고 있는 복음주의 개혁주의 신학자들, 일반 학자들,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동성애 운동에 반대하는 인사들의 무게 있는 귀한 글들이 모여서 이번 편집서가 이루어진 것이다. (2부로 이어집니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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