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동성애는 질병" vs. "기질적 동성애자 고통에 주목해야"

NCCK인권센터,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 다양한 시선"

인권센터 동성애
(Photo : ⓒ 이인기 기자)
▲NCCK인권센터가 주최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 다양한 시선” 토론회에서 이승열 목사와 유시경 신부가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소장 정진우)는 9월8일(목) 오후2시 기독교회관 701호NCCK 예배실에서 성소수자 관련 토론회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마당: 다양한 시선"을 개최했다. 토론자로는 이승열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와 유시경 신부(대한성공회)가 참여했다.

인권센터 소장 정진우 목사는 "한국교회가 낯선 주제인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지 못하고 날선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바라보는 성소수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통해서 한국교회와 우리 앞에 낯선 존재인 성소수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지혜를 모으자"며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사회를 맡은 황필규 목사는 토론자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각자 및 소속 교단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 질문은 1)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교단별 입장은? 2) 교회 내의 동성애자들과 교회는 함께가기가 가능한가? 3) 교회공동체에서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된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 등이다.

이승열 목사는 예장통합이 총회 차원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을 선언했지만 극단적인 정죄의 태도보다는 동성애가 질병적 증후이므로 정죄할 것이 아니라 "안고 상담하고 교육하며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동성애는 통계청에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고 의료보험 수혜대상으로도 명시되어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불가항력적인 성향으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목회적 돌봄을 통해 치료해야 할 영적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성애적 성향을 천부의 기질로 절대화할 것이 아니며 동성애자들에 대한 충고, 지도, 상담의 노력을 차별로 매도하는 것도 옳지 않다.

유시경 신부는 대한성공회가 동성애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예수님 당시에 만일 동성애자라는 소수집단이 있었다면 예수께서는 그들을 한센인, 창녀, 노예들을 대했던 것처럼 함께하셨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동성애를 질병이 아니라고 선언했으며 동성애 성향이 태어날 때부터의 '장애'라고 한다면 그것에 대해 동료 인간이 배제하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서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들에 대해 권고하는 것은 부당한 압박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된 동성애 성향이 촉발한 고통에 주목할 필요를 요청하는 것이다.

토론회 전반에서 이 목사는 동성애가 성경적 죄이므로 치료와 회개의 대상이라고 전제하는 태도를 보였고, 유 신부는 규격화된 관점으로 동성애자들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그들에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서 상호간 관점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교회가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며 그들에게 목회적 돌봄을 베풀어야 한다는 사실에서는 공통의 입장을 보였다. 이는 지난 4월말 인권센터가 동성애자인 김조광수 감독을 초청해 대담행사를 진행하려다 분란이 벌어진 상황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날 토론회의 의의는 서로 다른 입장을 넘어설 방안을 함께 모색할 공동의 기반을 확인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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