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강동교회]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가족”

2015년 9월 27일 주일예배 설교자 한성수 목사

▲강동교회 한성수 목사 ⓒ베리타스 DB
성경본문

창세기 50:15-21
설교문
야곱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시신을 가나안 땅 막벨라에 있는 굴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그곳은 일찍이 선조 아브라함이 헷 사람 에브론으로부터 산 땅으로 아브라함과 이삭이 안장되어 있었습니다. 야곱이 147세에 죽자 요셉은 정성을 다해 장례를 치르게 되는데, 40일 동안 향으로 염을 하고 70일간을 애굽사람들과 함께 곡을 합니다. 그리고 가나안땅으로 향하는 상여에는 야곱의 자손뿐 아니라 애굽의 고관대작들도 함께 하였고 기마병거들이 호위를 하였으니 그 떼가 심히 컸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창 50:1-9).     
오늘은 한가위 명절을 맞이하여 성경이 말하는 조상을 향한 효와 공경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요셉이가 아버지 야곱의 장례를 위해 40일 동안 염을 하고 70일 동안 곡을 하였다는 기록은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지극한 정성을 다해 조상을 모셨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기독교를 전해준 서구의 근본주의 선교사들은 조상의 제례를 모두 부정함으로써 기독교는 조상을 섬기지 않는 막된 종교로 낙인찍히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요셉의 경우를 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모에 대한 장사나 조상을 향한 제례를 절대로 경홀히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욱더 조상의 유지를 받들어 순종하였습니다.   
야곱의 장례를 다 마치고 가족들이 모였을 때, 형들은 지난날 어린 요셉을 애굽의 노예로 팔아넘겼던 그 일로 인하여 두려움에 빠집니다. 생전에 아버지 야곱이 형들을 용서하라고 했던 그 말씀대로 우리를 용서해 달라고 합니다. 형들은 요셉을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 애굽의 총리대신으로 보았고, 그 권세로 자신들에게 보복을 할까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이에 요셉은 눈물을 흘리며 형들에게 말합니다. 이미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하였고, 하나님께서 죽음의 가뭄에서 우리가족을 구하기 위해 나를 먼저 이곳으로 보냈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형들의 자녀들까지도 내가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합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당신들은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하고 그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더라.” (창 50:19-21) 
진정한 장례와 추모와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의 뜻을 받들어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뜻과 아버지 야곱의 유지를 받들어 그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지난 날 형들의 허물을 묻지 아니하고 이제 참된 가족으로 살아보자고 하였습니다. 
보십시오. 각처에 부고를 띄우고 세상사람들 앞에서는 호사스러운 장례를 치렀으나, 장례가 끝나자마자 자식들이 더 많은 유산을 가지려고 싸우고 법정다툼을 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있습니까? 하나님은 제사를 지낼 때에, 흠없는 소와 양과 염소를 잡아서 바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형편이 되지 못한 자에게는 비둘기를 바치도록 했습니다. 참된 제사는 바치는 자의 정성에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기름지고 살진 제물로 드리는 제사를 외면했습니다. 겉만 화려한 제물을 바치고 거룩한 성회로 모인다할지라도 세상으로 돌아가서는 악을 행하고 있으니, 너희들의 제사는 그저 보이기 위한 것이요, 너희들은 성전의 마당만 밟고 지나가는 자에 불과한 것이니 너희들이 바치는 제물을 가증히 여길 뿐이라고 말씀합니다(이사야 1:11-13).     
성경에서 제사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예배입니다. 우리에게 제사는 조상을 추모하는 예배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나, 조상을 추모하는 것이나 모두가 예배드리는 자의 마음가짐과 삶의 모습이 중요한 것입니다. 제사나 예배의 행위가 형식에만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한 삶의 모습으로 나타날 때, 그것이 참된 제사가 되고 예배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기독교의 참 제사를 회복해야 합니다. 어떤 음식을 어디에 놓고 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식 앞에 앉아서 차례예배를 드리는 형제자매들이 얼마나 화목하게 살아가느냐가 제사의 본질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화목의 삶으로 제사를 드릴 때, 냉수 한 그릇을 올린다할지라도 그것은 먼저 가신 조상을 기쁘게 하는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갑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참된 형제애로 살아가자고 했습니다. 야곱의 열두 아들이 이스라엘의 열두지파의 시조가 되었던 것을 생각할 때, 형제가 화해와 사랑으로 서로를 위하는 삶은 하나님께서 택한 나라 이스라엘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요셉은 형들을 용서하고 기근에서 가족을 구하였지만 열두지파에서 그 이름이 빠졌습니다. 이를 두고 요셉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미리 살고 간 예표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요셉과 같지 않았습니다.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은 세상나라와 다를 바 없이 다툼과 시기와 분열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요셉이가 받들었던 용서와 화해와 구원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신 것입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누구든지 하나님의 택한 백성으로 인침을 받는 오늘날, 이스라엘과 아브라함의 후손은 교회와 성도들로 존재합니다. 교회 역시 믿음의 형제자매가 모인 곳이기에 요셉이 원했던 용서하고 위로하고 서로를 살리는 생명과 구원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영적 가족인 우리는 용서와 위로와 생명을 살리는 구원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조상을 추모하는 예배가 화목의 예배가 되고, 형제들을 서로 위하고 살리는 구원의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매번 맞이하는 명절마다 참된 추모예배를 드림으로써 살아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를 행하고,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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