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교회 한성수 담임목사 ⓒ베리타스 DB |
성경본문
마가복음 5:25-29
설교문
12년 동안 혈루증을 앓아 온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간 많은 의사를 만났지만 병은 점점 더 깊어졌고 가진 재산도 치료비로 다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진 그 여인은 어느 날,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예수에 대한 소문이었습니다. 예수라는 자가 갈릴리 마을을 다니면서 온갖 병든 자, 귀신 들린 자들을 값없이 고쳐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예수가 오늘 자신의 마을을 지나간다고 하니 여인은 예수를 만나기로 작정을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마을로 나가 보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혈루병은 피가 모자라는 병입니다. 그런데 12년이라는 완전수가 말해주듯이 그 여인은 더 이상을 버틸 수 없는 육체적 한계에 놓여있었기에 무리들을 헤치고 들어갈 힘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죽을힘을 다해 사람들을 뚫고 들어가 예수님의 뒤에서 겨우 옷에만 손을 대었습니다. 왜 그 여인은 예수님의 뒤에서 주님의 옷이라도 만지려 했던 것입니까? 본문 28절을 봅시다.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그저 뒤에서 예수님의 옷자락만 만질 수 있다면 내 병이 낫지 않겠느냐는 실낱같은 믿음으로, 주님의 옷자락을 뒤에서 만졌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습니까? 주님의 옷을 만지는 그 순간 자신의 몸을 괴롭힌 혈루의 근원이 마르고 병이 낫게 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와 동시에 예수님은 당신의 몸에서 치유의 능력이 빠져 나간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고 말씀하시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제자들이 한마디 합니다.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마가 5:31). 제자들의 눈에는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옷을 만진 것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이 때 혈루증 앓던 여인이 두려워 떨면서 예수님 앞에 나아와 엎드렸습니다. 12년간 나를 괴롭혔던 혈루병이 주님의 옷을 만지는 순간 씻은 듯이 다 나았다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두려워 떨고 있는 연약한 여인에게 무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마가 5:34).
하나님은 어떤 인생을 주목한다고 하셨습니까? 시편 34편 18절 말씀입니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오늘 혈루증을 앓았던 여인은 마음이 상한 자요, 충심으로 통회는 자였습니다. 보십시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옷을 만졌지만, 정작 주님의 옷자락을 만진 자는 오직 한 명의 여인뿐이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예수님은 믿음의 중심을 보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얻으리라는 간절한 믿음을 보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곧 상한 심령이요 충심으로 통회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믿음에는 중간지대가 없습니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는 믿음은 없습니다. 혈루증을 앓았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난 동기를 봅시다. 12년이라는 세월동안, 자기 주변에 의사가 있고 병 고칠 재산이 있을 때에는, 예수의 소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예수의 소문이 귀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인간의 잘난 자존심, 하나님 없이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교만, 물질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배금주의 사상, 인간의 두뇌로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다는 지적 허영심, 이러한 세상 것들을 다 내려놓을 때, 비로소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간 주일예배를 지키기 위해서 여러분들은 강동교회 예배당에 모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냥 습관적으로 단순히 이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주일성수 역시, 세상의 시간과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간 주의 전에서 하나님께 거룩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혈루증을 앓았던 여인의 믿음을 보기로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병을 고쳐 주셨음에도 그 여인의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그저 뒤에서 주님의 옷에 손을 대었을 뿐이었습니다. 예수님 앞에 당당하게 서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 여인의 손길만을 찾았습니다. 그 연약한 손길이 참된 믿음이라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믿음의 형식과 겉모양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중심을 보았던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내 믿음의 겉모습이 작고 보잘 것 없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다 보고 계십니다. 뒤에서 옷자락만을 만져도 다 알고 계십니다.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으로 주님을 만나고자 한다면 예수님은 바로 그에게 당신의 능력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는 간절한 믿음으로 예수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예수의 능력으로 험한 세상을 이기며, 고단한 삶이 기쁨과 소망의 삶으로 변화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