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사이버예배 불가 이유는 성육신 신학적 문제 때문”

주승중 교수 "트위터 예배, 원칙적으로 불가능!"

▲장신대 주승중 교수. ⓒ베리타스
‘트위터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란 흥미로운 질문에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신학자의 견해가 있었다. 29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문화목회’를 주제로 2011년 기독교 문화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문화영성위원회·문화선교연구원이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트위터로 예배를 드릴 수 있나요?’를 제목으로 발제를 한 주승중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설교학)는 "예배 중에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배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토록 할 수는 있으나 트위터 예배는 신학적으로 예배라고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트위터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주장이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예배학적으로 트위터 예배가 성립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성육신 신학에 대한 심각한 문제 때문이었다. 그는 "성육신은 말씀이신 하나님께서 살고, 호흡하고, 듣고, 보고, 만질 수 있는 육신이 되신 것이다"라며 "예배는 성육신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PC나 스마트폰 화면에서 중계되는 예배 실황을 보며, 트위터로 예배에 참여한다는 생각이나 주장에 "사람들은 각자 집안의 침실에서, 거실에서 선포된 말씀을 듣고, 찬양을 따라 부르고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헌금도 한다"며 "그런데 이런 사이버 예배에서 존재하는 것은 오직 마음 혹은 정신뿐이다. 그리고 육체는 예배 공동체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라며 사이버 공간의 탈육체성을 우려했다.

트위터 예배의 이 같은 탈육체성이 초대교회의 최대 이단이었던 영지주의자들의 포스트모던적 재등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곁들인 주 교수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도들은 반드시 한 공동체로 함께 모여 하나님께 응답의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예배 불가의 두 번째 이유로는 ‘예배의 경축적’ 성격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주 교수예 따르면,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에 대한 경축이며, 또한 천국을 이 땅에서 미리 맛보는 종말론적인 잔치이다.

그는 "트위터 예배를 비롯한 사이버 예배는 근본적으로 이런 점을 충족할 수가 없다"라며 "사람들이 함께 모이지 않는데 어떻게 잔치를 할 수 있겠느냐. 더군다나 ‘보이는 말씀’(Visible Word)인 성찬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트위터 예배가 "하나님의 백성이 함께 모여 교제하며 기쁨과 감사로 하나님께 응답하고 말씀과 성찬을 통해 천국의 풍성함을 맛보는 예배, 즉 ‘공동의 예배’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났다"는 지적이었다.

트위터 예배가 개인주의적 신앙을 조장해 예배 회중들을 또 다시 앉아서 듣기만 하는 수동적인 ‘청중’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을 싸안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주 교수는 "한국 개신교회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신앙형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은 사람들이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모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많은 신자들이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되어 군중 속에서 조용히 예배만 드리고 돌아오기를 원한다. 그들은 더 이상의 희생과 헌신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트위트 예배가 앉아서 듣기만 하는 예배, 결과적으로 회중을 ‘청중’으로 전락시키는 예배, 개인적인 은혜만을 강조하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 형태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주 교수는 그러나 포스트모던 사회의 문화이며 포스트모던인들의 주거환경 그 자체가 되어 버린 이 시대에 예배와 목회를 위해 트위터 예배가 갖는 가능성과 긍정적인 면도 함께 살펴봤다.

주 교수는 △트위터를 이용한 사이버 예배는 환자나 혹은 어떤 피하지 못할 상황(해외 출장 등)에 있는 이들을 예배에 접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 △목회자들은 트위터를 사용해 신도들이 예배에 더욱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 △트위터를 통한 예배는 선교를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 △트위터를 통한 목회는 기독교 교육과 목회상담을 위해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한편, 주 교수 외에 임성빈 목사(문화선교연구원장, 문화영성위원회 부위원장)가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문화선교’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으며 김효숙 목사(장신대 교수학습개발원 책임연구원), 박응진 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 연구팀), 조제호 처장(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 한국저작권위원회입문강사) 등이 각각 ▲성경책을 가지고 다녀야 하나요? 스마트폰으로 다되는데 ▲교회 안에서 미디어 교육, 어떻게 할까요? ▲뉴미디어 시대 저작권 매뉴얼 등을 주제로 종합 발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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